부산에서 찾은 여유…
부산의 갈맷길 해운대 장산마을 억새풀길
- 내용
맑고 푸른 가을날이다.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는 무엇일까? 단풍, 낙엽 ... 하지만 억새풀은 어떤가? 도심 속에서 억새풀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해운대의 갈맷길에 그 억새풀길이 있다. 이렇게 가을로 접어들면서 장산의 정상에 군집한 억새풀이 동해바다와 함께 은빛물결을 수놓으며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푸른 하늘아래 밝은 태양빛을 받은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뭔지 모를 신비감과 함께 마음에 잔잔한 평온을 가져다준다. 수줍은 여인의 마음인양 억새는 군락을 이루어 그렇게 한없이 하늘거린다.
갈맷길에는 억새군락만 있는 것도 아니다. 길가의 꽃들도 예사롭지 않다. 찔레나무 붉은 열매도 등산객의 발길을 반기고, 망개 잎사귀도 초록빛으로 방긋 웃는듯하다. 산초도 그 향기가 코끝을 지른다. 풀밭에 뛰어드니 메뚜기와 여치 방아깨비가 함께 춤추듯 뛰어오른다. 일행들과 산행 길을 오르며 모두 심호흡 한 번하며 풍경에 사람을 담아 카메라의 셔터도 연신 눌러댄다.
장산마을 억새풀길을 함께한 일행과 기념 사진입니다.길가에 산불예방을 위해 물을 모아둔 작은 인공연못이 있는데 가을하늘을 거울처럼 살며시 담아내 주고 있다.
우리 가는 길 가운데에는 행정구역으로 해운대 기장 내리인 이곳에 2002년에 화재로 인해 산불이 있었음을 알리고 등산객의 산불조심을 당부하는 푯말도 서있다. 이제 화마의 흔적은 지워지고 벚꽃나무들이 심겨졌고 생명의 푸른 기운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해운대 신시가지방향을 알리는 안내표가 있고 억새농원 아래로 저 멀리 해운대 마린시티의 마천루가 하늘과 맞닿아 있다.
‘장산’의 유래에 대한 푯말을 읽어 보니 부산 해운대구 북부에 위치한 장산은 해발 634m로 부산에서 3번째 높은 산이다. 동국여지승람(1418년)과 동래부지(1970년)에 의하면 부산의 전신이 동래의 옛날은 ‘장산국’이었으며, 신라가 이를 취해 거칠산국을 두었다고 한다.
‘장산’은 부산의 모태가 되는 곳이었음을 상기시켜준다.
요즘 걷기열풍이 한창이다. 부산의 숨은 갈맷길도 많은데, 해운대 장산마을방면의 억새능선을 한번 따라 걸어오며 여유를 찾아보는 것도 어떠할까?
도종환 시인의 시 한편 ‘억새’를 떠올려 본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10-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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