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계단 문화관을 밟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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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나는 가을, 40계단 문화관을 들러보았다. 문화관을 보기 전 지날 수밖에 없는 길이 있는데 바로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이다. 국민은행 중앙동 지점에서부터 팔성관광에 이르는 거리로 50~60년대 어려웠던 시절의 애환이 짙게 서려있다.
힘든 노동에 지쳐 잠시 편안하게 휴식을 갖는 ‘아버지의 휴식’이라는 조형물, 부산역을 주제로 한 기찻길 모형도 있다. 물동이를 지고 가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다. 지난날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게 하는 영화포스터와 가로등 목전주에 까치집까지 실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현장이다. 메마르기 쉬운 회색 도심 속에 잠시의 휴식을 주며 옛 추억도 회상케 된다.
소라모양의 길을 따라 올라가니 1950년 한국전쟁당시 역사와 삶의 애환이 담겨 있는 40계단문화관이 나온다.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전해주고, 한참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산교육의 현장이 되는 곳이다. 안내 데스크를 보시는 분이 이곳에 와서 눈물을 터뜨리고 가시는 분이 많다고 이야기 해준다.
과연, 어릴 적 보았던 물건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어 빠르게 변하는 시간 속에 잃었던 추억들을 상기시켜 준다. 가슴이 저며 오는 듯한 추억의 물건들은 우리가 빨리 가느라 잊어버린 삶의 향수와 잃어가는 그 무엇을 잠시나마 생각하게 해 준다. 2003년 개관된 40계단 문화관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발길이 다녀갔고, 또 특색있는 기념품들도 잘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10월1일부터 연말까지 전시되는 '부산의 극장 발상지 중구의 역사와 흔적을 찾아서’전이 열리고 있어 들어가 보았다. 지금 BIFF의 중심무대가 해운대 센텀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갔지만, 우리나라 극장문화의 중심지였던 부산 중구의 역사를 지도와 사진으로 재현해 놓았다. 담당자 분은 그 때의 사진들이 귀한데 주로 선교사들이나 미군들 중에 당시 사진을 찍은 것을 기증해 주셨다고 한다.
부산최초 상설영화관은 창선동 소재 욱관으로 1914년 영화관으로 구조를 변경하여 일본활동사진(주) 영화를 공급받아 연중무휴 영화상영시대를 열어나간 상설영화관 제 1호이다.
부산의 중구 영화의 거리의 소박한 이야기들이 현재의 국제영화제의 위상으로 부산을 키워온 것을 보며, 우리에게 작은 출발이 미미해 보이지만 얼마나 의미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한다. 겨울이 오기 전 40계단을 한번 올라 보심이 어떠하실는지.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1-11-1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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