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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여기는 초등학교 도서관입니다

나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

내용

시작종이 치자 마자 아이들이 숨에 턱에 닿도록 도서관으로 뛰어온다. 여기는 대연동 평화공원옆에 있는 대천초등학교다. 

이번 시간은 도서관에서 하는 4학년1반의 책소개 수업 시간이다. 사서가 학생들에게  책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부분은 직접 읽어주면서 그 책의 저자와 특징을 이야기해준다.

아침에 출근해서 도서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책들이 나를 쳐다보는 같아  가슴이 두근거리고 신간이 들어와서 바코드작업을 할 때는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만 같다.

나는 이렇게 책이 까무러치게 좋은데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맘껏 읽을 수 있는 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아이들은 만화를 주로 읽으려고 하고 책을 옆에 두고 휴대폰을 꺼내 게임을 하고 있거나 책을 봐도 항상 보던 책의 종류만 본다. 

도서관수업을 오는 아이들에게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담임선생님에게 말씀드려서 책이야기 수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담임선생님들 중에 그냥 책만 보고 가겠다고 거절을 하는 분도 있었지만 호응하는 반에게 책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자 반응이 뜨거워졌다. 내가 권해주고 싶은 책을 쌓아놓고 줄거리를 들려주고 감동적인 구절들은 읽어준다. 일단 내가 읽어서 재미있는 책은 아이들도 재미있어하고 내가 관심가지는 책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이 수업을 몇 번 들은 반 아이들은 수업시작 종이 치기가 무섭게 뛰어와서 내가 서서 강의하는 장소 주변의 의자에 앉는다. 그 경쟁이 치열해서 싸우다가 결국 두 명 이 한 의자에 불편하게 앉은 적도 있었다.

어떨 때는 빌려줄 수 있는 책은 한 권인데 빌리려는 애들은 한반 전체라서

나와 반애들 전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애가 가져갔다. 이런 경우는 바로 옆에 앉아도 소용이 없다.

이렇게 어렵게 빌려간 애는 반납할 때  혼자 오지 않는다. 반친구 한명을 꼭 데리고 와서 반납과 동시에 데리고 온 애가 바로 대출한다.

내가 소개할 책을 따로 빼놓은 것을 알고 그 책을 빌려달라고 하는 애가 있다. 그럴 때는 방과 후에 오라고 하고 나와 손가락 걸고 약속을 한 후 빌려준다. 그 약속은 내일 첫째 시간 전에 가져오는 약속이다.

그 약속을 한 애가 잊어버리고 안가지고 온 적이 있었다. 잠시 후 그 애의 어머니가 도서관으로 가지고 왔다. 집으로 전화를 한 것이다.

책 소개수업의 효과는 그 뿐이 아니다. 미처 반납 못한 책들을 어디선가 찾아서 반납한다. 연체나 미반납자들은 책을 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학생이 수업시간에 책을 읽은 이야기를 하라고 하니 꼭 나처럼 책을 쌓아놓고 나와 비슷한 자세로 말을 해서 담임선생님이 많이 웃었다고 한다.

내가 권해주는 책을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면 엔도르핀이 팍팍 나온다.

이 수업을 하면서 책에서 읽은 외국의 어느 유명한 안과의사가 이해가 된다.

대통령의 눈을 치료할 만큼 명성이 있는 안과의사가 오지에서 무료진료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돈과 명예를 버리고 왜 이런 곳에서 무료진료를 하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나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다.

사진 속에서 소개하는 책은 톨스토이 단편중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그냥 도서관에 꽃아 두면 아이들은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보는 책 인줄 안다.

톨스토이의 작품에는 천사이야기가 잘 나온다. 스토리도 상당히 재미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도 천사가 주인공이다 톨스토이는 귀족출신이지만 서민들의 생활에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다.

가난한 구두장이가 구두재료인 가죽을 사러가다가 돌아오던 길에 교회담벼락에서 벌거벗은 사람을 만난다. 처음에는 지나치다가 너무 불쌍해보여서 다시 돌아온다. 벌거벗은 사람에게 자기 옷을 벗어주고 갈 곳이 없다고 하자 자기 집으로 데리고 온다 처음에는 부인이 반대하였지만 부인도 불쌍하게 여겨 저녁밥을 준다.

다음날부터 구두장이는 그 나그네에게 구두기술을 가르쳐준다. 나그네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우친다.  나그네 미하일의 기술로 구두장이의 사업은 날로 번창해지고 많은 돈을 번다. 어느 날 한 귀족이 가죽을 들고 와 장화를 주문한다.

장화를 잘 만들면 많은 돈을 주고 그렇지 못하면 감옥에 가둔다고 한다. 그런데 미하일은 장화를 만들지 않고 슬리퍼를 만든다. 슬리퍼가 완성이 될 무렵 귀족의 하인이 와서 귀족이 죽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풍습에는 시체에 슬리퍼를 신겼다고 한다.

구두장이는 너무 놀란다. 알고 보니 미하일은 천사였다. 미하일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사랑에 의해서입니다.”

작성자
박영주/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1-11-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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