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생각하는 ‘안전’
- 내용
아이들은 주로 어디에서 위험을 느끼고 있을까?
집 근처의 어느 초등학교 건물 게시판에 몇 장의 그림들이 붙어있었다. 무슨 그림일까 자세히 살펴보니 안전교육에 관한 행사의 일환으로 초등학생들이 그린 포스트 중 우수작품만 골라 붙여 놓았다.
그림 중에는 횡단보도에 관한 그림들이 가장 많았다. ‘당신의 선택 목숨이 걸려 있습니다’, ‘한눈팔면 황천길’ 등 초등학생들이 사용하기에는 좀 과격하게 느껴지는 글귀들도 보인다. 또 ‘운전중 DMB 보면 안돼’ 라는 그림은 아예 길바닥에 사람이 누워있다. 아이들에게도 교통사고는 생명과 직결되는 이미지로 다가와 있는 것 같았다. 저학년들은 횡단보도에 경찰 아저씨와 녹색어머니를 그려 넣기도 하고, 손을 치켜들고 길을 지나는 모습을 그려 넣기도 했다.
두번째로 많은 그림은 학교내에서의 사고현장 이었다. ‘계단에선 천천히’, ‘학교에선 모서리 조심’ ,’방심하다 보면 꽝,쿵, 으악’ 같은 그림은 교탁 모서리에 찍히거나 계단을 내려온다든지 운동장에서 논다든지 하다가 다치는 경험을 그려놓은 것 같았다. 좀 의외란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은 사소한 학교 시설물에도 많은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세번째는 요즘 많이 이야기 되는 학교폭력에 관한 그림이었다. 몇장의 그림 중에서 3학년 여자 아이의 그림에 눈길이 많이 갔다. 이 그림에는 회초리를 든 여교사의 모습, 두 친구들이 서로 화를 내며 싸우는 모습, 빗자루를 들고 장난을 치는 모습들도 폭력으로 표시되어 있다. 특히 회초리를 든 교사의 모습이 여자아이에게 폭력으로 보여지고 있는 것을 보고 ‘사랑의 매’ 라는 표현에 대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번째는 화재위험이었다. 플러그를 문어발식으로 꽃는 모습, 화재가 나서 소방차가 출동하는 모습, 가스레인지 등을 그려놓고 있었다.
많은 그림은 아니었지만 그 그림들을 보고 있으니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장 위험을 느끼는 곳이 횡단보도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실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는 차들이 좀처럼 멈춰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심약한 아이들은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길을 건너는 경우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로 횡단보도에서 일단 멈춤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 저 길에 내 아이가 건너고 있다는 작은 배려만 있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06-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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