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마을, 부산의 산토리니
- 내용
단순한 벽화마을 쯤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뭔가 다르긴 달랐다.
그렇다고 화려하고 번잡하고 요란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냥 조용하고 아담하면서도 정겹고 특이했다. 어떻게들 알고 찾아오는지 마을길과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다.
'부산의 마추픽추 혹은 산토리니'라고 불리우는 감천문화마을 이야기다. 한번 가 보아야지 하면서도 미루다 보니 이제서야 가보았다.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토성동에서 부산대병원 옆길로 올라가다 보면 자동차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마을에 들어서니 입구는 꽃으로 단장되어 있고 안내판 앞에는 젊은이들 몇이 지도를 들여다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몇걸음 걸어가다 보니 솟대모양의 특이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연이어서 예사롭지 않는 정자모양의 쉼터, 심상치 않아 보이는 주차장 벽면 물고기 모양의 작품들도 보인다. 좁은 계단 아래로는 감천문화마을 아트샵이란 가게도 보인다. 들어가 보니 머플러, 찻잔, 액자 등 직접 작가들이 만든 작품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길건너 좁은 계단위로 젊은이들이 무리지어 올라가고 있길래 나도 한번 따라가 보았다. 작은 '사진 갤러리' 였다. 감천마을에 관한 사진들이었다. 그 뒤로 '어둠의 집' 이란 팻말이 보인다. 뭔가 해서 들어가 보니 비엔날레에 출품될 만한 예술적 공간(?)이었다. 예쁘게 벽화가 그려진 '감내카페' 안에는 자리마다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관광안내소가 있는 '하늘마루'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뭘하는지 살펴보니 감천문화마을 지도에 방문스템프를 찍어오면 사진 한장을 무료로 찍어준다고 한다. 옆의 젊은 커플은 서울에서 왔다고 한다. 어떻게 알고 왔느냐고 물으니 인터넷을 통해서라고 한다. 온라인에서 감천문화마을의 인기는 부산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한층 더 대단한 모양이다.
마을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담벼락에 사이좋게 앉아있다. 그 옆에 서 보니 감천마을의 오밀조밀한 작은 집들과 감천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은 조용하고 소박했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많았지만 거리는 지저분하지 않고 정갈했다. 가게라고 해봐야 몇개의 분식집과 작은 마트, 부식가게 정도였다.
볼거리라고는 예술적 성향이 느껴지는 몇군데의 카페와 조형물, 혹은 장식물 정도인데 왜 전국의 젊은이들이 소리없이 이곳을 찾아오는 것일까....꿈꾸는 마을? 아니면 소박함? 재미스러움? 예술적? 마추픽추? 산토리니?.....
답은 나도 잘 모르겠다. 누군가의 말처럼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와봐야 알 것 같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11-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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