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재래시장에 나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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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이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동네 곳곳에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팔았었는데 요즘은 그런 풍경을 전혀 볼 수가 없다. 아마 그때는 김장을 백포기씩 하던 시절이라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열포기만 해도 많이 한다고 아우성이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부전시장에 나가보니 부산에서 가장 큰 시장답게 아직 김장철 분위기가 살아있다. 시장 입구에는 '김장 대축제'라 적혀있는 플랜카드가 내걸려있다. 자세히 보니 벌써 5회째다.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농수산 새벽시장 특설무대에서 이미 열렸던 모양이다. 조그만 더 일찍 장보러 올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아직 풀지 않는 배추와 무를 잔뜩 실은 트럭들이 보인다. 김장철임이 실감난다. 배추가게에서는 배추를 낱개로 팔기도 하지만 세포기씩 망에 넣어 만원정도에 팔고 있다. 싱싱한 무청이 매달린 무는 너무 싼 것 같다.
생새우와 굴을 파는 가게는 제법 사람들로 붐빈다. 부산에서는 기본적으로 멸치액젓과 새우젓을 넣지만 생새우와 굴도 함께 넣는다. 김치맛이 한결 시원하고 감칠맛이 나기 때문이다. 생새우는 1kg에 만원, 굴은 1kg에 만이천원 정도이다.
원산지가 강경, 강화도라고 적혀있는 새우젓 가게도 사람들이 많다. 한모금 집어 먹어보니 맛있다. 부산시에서 김장철을 맞이해서 불량 젓갈 단속을 했다고 하니 믿고 사도되지 않을까 싶다. 새우젓도 1kg에 만원 정도이다.
그밖에도 김장 부재료로 사용되는 야채들도 둘러보았는데 너무 신선해 보였다. 여수 돌산갓, 쪽파. 미나리 등은 마치 산지에서 금방 도착한 것처럼 싱싱하게 살아있는 것 같다. 근처 마늘가게에도 손님들이 제법 몰려있다.
늘 집근처의 마트만 이용하다가 이렇게 큰 시장인 부전시장에 나와보니 먹거리의 물량도 너무 풍부하고 신선도도 뛰어나서 소비자로서는 만족스럽다. 거기다가 시설도 개선되어 시장안이 깨끗하고 장보기도 편리해서 기존의 재래시장에 대한 이미지가 깨어지는 것 같다. 지하의 형광등 불빛아래 진열되어 있는 한정된 마트 식품들을 사다먹는 것도 이제는 좀 지치는데 앞으로는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좀 돌려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2-12-0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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