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도의 열기 속에서 삶의 꿈을 품다
‘천마도예의 숲’ 참관기
- 내용
부산의 암남동, 아래로는 부산의 100년 역사가 넘는 송도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고, 영도를 잇는 남항대교가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자태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뻗어있다.
이곳에 도자기와 그릇을 구워내는 장인정신이 엿보이는 장애우들을 위한 재활합숙소가 자리하고 있다.
처음 방문한 곳이었는데, 회색빛 건물의 첫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적장애인들의 정원이 약 100명에 이르는 장애우들의 보금자리다. 가이드분의 말씀을 들으니 갈 곳 없는 장애우 고아들이 이곳에 많이 머문다 하신다. 또한, 이분들이 도예교실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세상을 향해 날개 칠 수 있도록 자리하고 있다.
작은 도예박물관도 있어, 도예의 역사를 짚어보며 또 새로운 도예의 역사를 쓰는 현장을 만나게 된다.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는 기념품을 만드는 곳’ 장애인 스스로 가꾸어 나가는 숲, 천마도예의 숲.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직업생활참여의 기회와 각종 직업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30여명의 장애우들과 5명의 도예가 선생님들이 함께 이 무더위에도 호흡하며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현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장애우들이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생활력을 가져 가정도 일구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그 현장이 아름답다.
1200도의 열기에서 마지막 재벌구이를 마친 그릇과 찻잔이 구워져 나오듯 도예실을 통해 대기만성(大器晩成)의 꿈들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기념품점에 들러 고귀한 그들의 땀방울이 담긴 다기(茶器)도 하나 구입했다.
무더운 여름 삶의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삶의 아름다운 꿈들을 이루는 장애우들을 만난다면 삶의 활력을 전염 받아 올 수 있을 것이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3-08-1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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