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소
민족과 여성 역사관
- 내용
“...위안소 가까이를 지나는 기차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 기차를 타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17세의 나이에 중국 남경의 위안소로 끌려간 한 할머니의 한 맺힌 이야기다.
요즘 위안부 문제가 여성인권차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나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전쟁의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는데, 전쟁의 가해자인 일본은 사죄나 배상은 커녕 말도 안되는 망언만 늘어놓고 있으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수영에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찾아가 보았다.
경기도 광주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 이 있다면, 부산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여러가지 자료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이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수영 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빠져나와 수영사적 공원쪽으로 3분정도 걸어가다 보면 2층으로 된 작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많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끌려가는 위안부들, 위안소의 표지판, 위안소의 내부모습 등을 담고 있는 빛바랜 사진들과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못다핀 꽃', '빼앗긴 순정' 과 같은 마음 아픈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 전시실로 들어서니 입구와는 달리 꽤 넓었다. 그런 만큼 위안부와 관련된 사진들과 자료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용기있게 위안부 증언을 해준 할머니들의 사진, 신문에 기재된 내용들을 빠지지 않고 스크랩 해둔 많은 자료철,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의 위안부 실태에 관한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 자료들을 살펴보니 정말 위안부의 문제는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아시아 여성들의 분노를 살만한 문제인 것 같았다.
또 그 옆의 작은 공간에는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억 속에 남아 았는 위안소의 모습을 그린 그림, 일본 군인이 봉선화 꽃을 꺾는 모습을 그린 그림, 배를 타고 위안소로 끌려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 등을 바라보니 할머니들의 처절한 모습이 상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눈이 큰 황소와 흰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은 소녀, 그리고 파릇파릇 보리가 패기 시작하는 초록의 들판과
푸른 강물이 그려진 김순덕 할머니의 '소' 라는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그 무시무시한 곳을 벗어나 부모가 있는 고향으로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 짐작을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위안부 할머니의 문제는 바로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의 문제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 많은 생의 이야기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것이 바로 후손들의 책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 청소년들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이곳 수영에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한번 방문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4-03-0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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