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해남부선 철길에 봄이 성큼!
- 내용
폐선 된 옛 동해남부선 철길이 안전시설을 갖추고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지난 3월 1일 미포에서 송정까지 연결된 철길을 따라 걷는 해운대 삼포걷기 행사가 열렸다.
다소 흐리고 빗방울도 돋았지만 걷기에 좋을 만큼 날씨가 포근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등 뒤에는 참가번호표를 달고 가슴에는 바람개비 태극기를 꽂은 시민들은 철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길게 뻗은 철길을 따라 이어져 있는 울긋불긋한 시민들의 행렬을 보니 봄기운이 한껏 느껴지기도 했다.
위험해 보이는 구간에는 새로운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 펜스에는 걸으면서 생각해 보라고 명사들의 좋은 글귀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대형 오색 바람개비들도 걸려 있었다.
청사포를 지나니 제법 큰 바위 하나가 해변 가에 우뚝 솟아있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바다구경도 하고 간식을 먹기도 했다. 검은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포말이 이제는 상쾌하고 싱그러워 보인다. 짭짤한 바다 내음이 더욱 진하게 코끝에 와 닿는 것을 보니 바다도 봄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철로 변 민가에서도 봄이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 텃밭에 심어놓은 쪽파들이 파릇파릇 생기를 머금고 있고, 매화꽃도 솜처럼 하얗게 피어있다. 아직 빈가지의 나무 들이 많았지만 가지마다 물기가 촉촉히 배어 있어 금방이라도 푸른 잎새들이 돋아 날 것 같았다. 다리가 아프다고 투정을 하던 아이들도 대지의 봄기운을 받았는지 잘 걸어간다.
침목 하나하나를 밟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송정해수욕장이 보인다. 송정역에 도착하니 폐선구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또 송정역사는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가 행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곳을 대한민국에서 최고가는 힐링공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마디 했다.
폐쇄되었던 송정역사도 오늘은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봄맞이 하듯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시민들도 문을 연 송정역사가 반가운지 대합실 의자에 앉아 한동안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긴 철길을 따라 살랑살랑 아지랑이와 함께 봄이 오고 있는 옛 동해남부선 철길. 올봄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걸어보아야 할 길이 아닌가 싶다.
- 작성자
- 정헌숙/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4-03-0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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