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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마중물 한 바가지의 소중함을 배우는 곳

시민공원 우물 체험장 방문

내용

요즘처럼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흔하지 않던 시절, 어릴 적 시골에서 여름이면, 친구들과 냇가에 멱을 감으러 자주 놀러갔었다. 학교만 마치면, 가방을 등에 맨 채 친구들과 냇가에서 첨벙거리며 하루 종일 놀아도 지겹지 않았던 유년시절이었다. 집에서는 온 가족이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길어 등목을 한다. 등에서 목까지 싸늘한 물줄기가 타고내리노라면 온 몸이 바캉스를 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여름을 이겼다. 우물물과 함께 추억되는 또 하나의 기억은 펌프질하는 것이었다. 깊디깊은 곳에서 시원한 물이 올라오고, 그 물은 여름의 최고 피서였다.

하지만, 메마른 펌프에 물을 끌어 올리는 쉽지 않다. 여기에 비밀은 바로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붓는 것이다. 이 물을 부어 펌프질하면 저 아래 고여 있는 샘물이 솟아오릅니다. 이때 붓는 '첫 물'을 '마중물'이라 하는데, '마중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맞이하는 것', '마중물'은 이렇듯 샘물을 마중하는 물인 것이다.

부산의 새로운 명물 부산시민공원, 이 생태공원은 한국전쟁이후 주한 미군 기지였던 캠프 하야리아 부지 약 53만여㎡를 반환받아 조성하여 5월 1일 개장이 된 역사성이 있는 곳이다. 부산시민공원에 발길이 가 닿아, 드넓은 공원의 푸른 공기에 취했다가, 우물물과 펌프가 있는 팔각정을 발견했다.

돌출마을(범점동 본점) 지장물을 조사하던 중, 약 120여년 전 이 마을의 식수원 역할을 했던 것으로 유추되는 지름 1.5m, 깊이 20m인 옛 우물터를 발견했는데, 시민공원 안에 이 우물터를 복원해 '우물 체험장'을 마련한 것이었다. 물 긷는 아낙의 조형물과, 수동 펌프가 있었다. 아무리 힘을 써서 펌프질해도 나오지 않는 물이, 단 한번 바가지의 물 '마중물'로 가벼운 펌프질로도 콸~콸~콸 쏟아지는 시원함을 경험했다.

'아말고사 사막'의 한복판 우물에는 펌프가 하나 있다고 한다.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휴식을 취한다. 특이한 것은 우물가에는 이런 글씨가 적혀있다.

"이 펌프는 정상입니다. 왼쪽 바위 밑에 물병이 있습니다. 이 물병의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하십시오. 그러면 시원한 생수가 솟구칠 것입니다. 사용 후에는 다음 나그네를 위해 물병에 물을 채워 바위 밑에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생수를 취하기 위해서는 포기가 필요하다. 한 병의 물 그 물을 고스란히 마중물로 부어야 한다. 목마르다 해서 한 병 물로 목을 적시면 사막에서 어렵사리 만난 우물에서 생수를 길어 올릴 수 없을 것이다.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또 한 병을 남겨놓는 배려, 그리고 삶에 절제와 인내 믿음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마중물은 가르쳐 주는 이야기이다.

작성자
김광영/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4-07-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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