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수송 작전
UN평화기념관 도슨트에게서 전해들은 전쟁의 숨은 영웅들
- 내용
"6.25전쟁 항공전의 영웅이자 전쟁고아의 아버지였던 딘 헤스(Dean E. Hess) 예비역 미 공군 대령이 향년 98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6.25전쟁 발발 직후부터 1년간 250여 차례 출격해 북한군과 직접 맞섰던 전투기 조종사였고, F-51 무스탕 전투기 조종 교육을 통해 항공 작전의 불모지였던 초창기 한국 공군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이렇듯, 수송기로 전쟁고아 1000명을 피란시킨 '전쟁고아의 아버지'에 대한 뉴스가 3월3일 향년 98세로 별세한 소식으로 전해졌다. 헤스 예비역 대령은 1950년 말 중공군이 남하할 때 미 공군 군종목사였던 '러셀 브레이즈델 대령'과 함께 1000여명의 전쟁 고아를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수송했다. 두 사람은 당시 미 공군 지휘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무려 15대의 C-54 수송기를 전쟁고아 후송 작전에 투입시켰다.
딘 헤스와 함께 전해지는 러셀 브레이즈델의 '유모차 수송작전'. 그 이야기를 유엔평화기념관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부산시 대연동 당곡공원에 위치한 유엔평화기념관. 작년 11월 11일에 개관하여, 현재 활성화 되어 있다. 한국전쟁기념관을 들어서니 도슨트 역사해설가 선생님께서 맞아 주신다. 유엔공원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를 하다가 기념관의 개원으로 이곳에서 봉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슨트선생님의 설명으로 한국전쟁의 이면에 있었던 여러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 감명깊게 들었던 사건이 바로 러셀 브레이즈델의 '유모차 수송 작전'이다.
1950년 9월 서울에서 매일 아침마다 서울 시내를 돌며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기 시작했던 공군중령. 3개월이 지난 1950년 12월 중공군을 피해 후퇴를 시작한 연합군. 하지만, 그는 "이 아이들을 내버려 둔 채 혼자만 후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들을 피난시킬 방법을 찾지 못한 중령. 때마침 사령부에서 만난 공군책임자는 아침 8시까지 김포공항으로 오면 비행기로 대피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남은 시간 15시간. 돌보는 아이들 1,069명. 하지만, 트럭은 단 1대뿐이었다.
마을들을 뒤적 14대의 해병대 트럭을 발견했다. 계급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명령을 내렸다. "상부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이 아이들을 즉각 이송하라."
이렇게 해병대 14대 트럭으로 김포공항으로 이송. 아이들 전원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명령 불복종죄로 감찰관의 조사를 받은 러셀 브레이델 주어진 심문 "당신은 왜 명령을 어겼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해가며 '아름다운(?) 불복종'을 한 숨은 영웅이 있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유엔평화기념관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에서 보았던, 국군유해발굴단이 전쟁의 포화 속에 이름 없이 숨져간 국군들의 유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작은 조각 흔적이라도 사소히 여기지 않고, 그 희생을 숭고히 기념하려한 노고가 엿보인다.
3월 꽃샘추위다. 이 봄에 꽃이 빼곡히 얼굴을 내밀기에 거친 냉기와 한파가 몰아친다. 그래도 봄의 꽃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 봄에 유엔평화공원과 유엔묘지 그리고 유엔평화기념관을 방문하며 이 땅에 평화를 만개하기 위해 거친 바람을 이겨냈었던 고귀한 님들의 희생을 생각하고 그 숨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03-1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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