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중장년층 재취업, 쉽지 않다

내용

해운대구에 사는 A 모씨는 작년 4월 20여년간 일하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나름대로 대기업이라 불리는 회사여서 젊은 시절 자부심을 가지며 열심히 일을 했었지만 회사 내의 구조조정으로 명예롭지 않는 명예퇴직을 했다고 한다.

퇴직을 하면 무엇보다도 아내의 눈치와 잔소리가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아내는 그동안 수고했으니 푹 쉬라며 스스로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다. 여성들의 일자리도 쉽지 않을 텐데 아내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사설학원에 취직을 했다. 운이 좋다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매달 국가에서 지급해주는 실업급여와 아내의 수입만으로도 다행히 퇴직금에 손을 안대고도 그럭저럭 생활은 할 수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도 출근을 하지 않으니 처음 얼마동안은 삶의 리듬이 깨지는 듯 공연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하기만 했다. 그러다 아침 출근대신 등산을 했다. 그 동안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의사는 혈압, 콜레스테롤, 체중관리를 해야 한다고 늘 권고를 했었는데 몇달 등산을 다니고 나니 체중도 줄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많이 떨어졌다. 스스로 생각해도 몸이 많이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직 50대 초중반의 나이인데 마냥 놀면서 세월을 보낼 수도 없다는 생각, 몇 달 뒤에 끊어질 실업급여,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생활을 하는 둘째아들, 서두르며 집안일을 마치고 오후에 출근하는 아내를 보니 한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무한정 방치할 수만은 없었다. 본격적인 재취업을 준비했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는 게 가장 빠를 것 같아 주로 인터넷을 많이 뒤져 보았다. 그동안 회사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은 꿈에 지나지 않았다. 50대 초중반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주로 경비나 운전 같은 일뿐이었다. 눈높이를 낮추어 몇 군데 이력서를 보냈지만 회신이 온 곳은 없었다. 50여 통의 이력서가 무위로 돌아가고 나니 재취업에 대한 희망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 같았다.

마지막 실업급여를 받고나자 이제는 더 이상 아무런 생산성 없는 인간으로 전락하는 듯 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착잡하고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다. 새삼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어느 지인으로부터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 받았다. 처음엔 이런 일까지 해야하나 싶어 소주 한잔 마시며 같은 처지의 친구를 불러내어 의논을 했더니 그 친구는 그것도 고마운 일이라며 일을 하라고 했다. 일을 하면서 좀더 나은 일자리를 알아보면 된다는 것이었다.

오후에 출근해서 몇 시간 하는 일이라 몸은 고달프지 않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얼마 후에 결혼을 하는 장남의 전세집을 구해줘야 하는데 받은 퇴직금의 일부를 쓰고 나면 앞날이 걱정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이제는 결코 내세울게 없는 아버지의 직업이 아들의 결혼에 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고 한다.

작년에 새로 출범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일자리 창출을 최고의 구호로 내세웠다. 한해 5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의 프로그램 만든다고 하고, 어느 공영방송에서도 중장년층의 재취업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A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 중장년층들의 재취업은 결코 ?讀?않은 것 같다. 아직 자식들의 뒷바라지가 끝나지 않았고, 노후를 위한 연금을 탈 나이가 아닌 중장년층들의 재취업 문제.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할 사회적 문제인 것 같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5-05-1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