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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이야기리포트

원조 부산밀면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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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도 지나고 소만도 지났으니 절기상 이제 완연한 여름이다.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시원한 음식으로 냉면을 많이 먹는다. 그런데 부산사람들은 냉면보다 밀면을 더 많이 먹는다.

밀면은 돼지국밥, 동래파전 등과 함께 부산의 대표적 향토음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6.25 전쟁 때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 고향의 맛이 그리워 냉면을 해먹으려 했으나 부산처럼 따뜻한 지방에서는 메밀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구호물자인 밀가루에다가 고구마전분을 섞어서 냉면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게 부산밀면의 시초가 된 것이다.

처음 부산에서 밀면을 만든 곳이 우암동에 있는 '내호냉면' 집이라고 한다. 이왕 먹을 밀면이라면 원조 부산밀면을 한번 먹어보고 싶어 우암동으로 향했다.워낙 유명해서 근사한 냉면집이려니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꽤 번성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쇠락한 재래시장 골목안에 있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찾기가 힘들어서 고생을 할 정도지만 다행히 간판이 여러군데 붙어 있어서 쉽게 찾을만 했다. 크지 않는 홀안에는 손님들이 많았다. 아마도 나처럼 원조 부산밀면 맛을 즐기려고 일부러 찾아온 손님들 같았다.

비빔밀면을 먹을 것인지, 물밀면을 먹을 것인지 고민하다가 주인에게 원조 밀면이 어느 쪽이냐고 물으니 물밀면이라 한다. 물냉면과는 달리 국물이 김치국물처럼 빨갛다. 짜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마셔보니 시원하고 심심하면서 단맛이 돌았다. 면은 밀가루 80%에 고구마 전분 20% 을 섞어 쓴다고 하는데 희끄무레한 냉면에 비해 색깔이 노랗다.

면발은 냉면보다는 질기지 않고 국수보다는 무르지 않아 먹기에는 적당했다. 면 위에 얹은 돼지편육, 계란, 오이채 등 고명은 냉면과 비슷했다. 밀면도 육수가 제공되었는데 육수 맛에 잡내가 나지 않아 마시기에 좋았다.

이미 여러 방송국에서 방송이 되었는지 가게 안은 방송사진과 신문 스크랩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처음 밀면을 만든 주인은 흥남에서 피난을 온 이영순씨라고 하며, '내호' 라는 이름은 흥남의 어느 지명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부산밀면은 함경도 흥남의 면 맛이 어느정도 가미되어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어떤이는 밀면을 결핍의 음식이라고 한다. 모든 것이 부족하던 피난시절 메밀 대신 밀가루를 사용해서 만든 음식이니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요즘처럼 먹을 것이 너무 많아서 뭘 먹어도 시큰둥하다는 사람은 결핍의 음식인 부산밀면을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작성자
정헌숙/부비 리포터
작성일자
2015-06-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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