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담는 도시 부산, 시카고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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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감만동과 영도를 가로지르는 부산항대교를 마주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1~4부두가 있던 자리에 거대한 첫 삽을 파고서 드디어, 그 위용을 드러내는 그곳의 새로운 풍경이 궁금하다.
'고종황제의 오래된 약속' 그것이 또한 궁금하다. 부두의 자리에 부산의 도시미학을 새롭게 적어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그리고, 2015 부산국제 건축문화제가 그곳에서 열렸다. 새로이 자리 잡은 북항에 올해 15주년을 맞는 건축문화제로 휘날리는 곳곳의 현수막이 초대장이 되어 발길을 디뎠다. 10월의 청량한 하늘도 좋고, 북항 밤바다 위 은은한 조명도 좋다.
부산과 닮은 대표 자매도시라 할 수 있는 '시카고' 특별전과 부산건축의 도시건축투어의 자리다. '대조선'이라는 국호로 고종이 해외로 나간 도시가 시카고였다. 국제사회에 공식적 이름을 알린 만국박람회, 시카고의 컬럼비아 만국박람회(1893년)이었다. 조국이 부강해지면 꼭 초대하고 싶었던 고종의 마음을 담아내며 두 도시의 교류를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다.
120여년이 지난 지금, 시카고와 부산의 미중부의 거점도시와 한국과 극동아시의 대표적 항만도시 자매결연도시로 그 우애를 다지고자 했다.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누란지위(累卵之危)의 위기를 맞던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 그가 세계인의 소통의 장인 시카고 박람회로 대한제국의 정통성과 그 존재를 독자적으로 알리려 한 시도가 지금은 이렇게 시카고 건축 초대전으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의 건축역사만이 아니라, 부산건축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Hope Project에서는 2014~15년, 서민주거역량강화를 위한 집 고쳐주기 프로젝트로 5개 건물이 소개했다. 도시 재생사업으로 문현동, 주례동, 반송동, 연산동, 남부민동의 집의 변화를 보여준다.
초량 산복도로와 수정 이바구길 일대 도시재생을 주제로 미국,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등 총 9개국 100여명의 학생들이 제안한 건축디자인 작품전도 있다. '행동 촉매제'란 주제다.
'2015 부산다운 건축상'도 있었는데, 공공과 일반 부문에서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건축물을 전시했다. 공공부문에서는 'UN평화기념관'이, 일반에서는 '금융센터 디온플레이스'가 차지했다.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 특히 항구도시 부산에 어울리는 멋진 건축물들을 바라보니 도시가 담아낼 수 있는 시공간적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는 듯하다.
그 도시에 건축물이 있고, 그 곳에 사람들이 살고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한다. 요즘 택배하나 부탁할 이웃이 없는 도시생활의 삭막함을 인터넷뉴스에서 접하고 개인주의화되고 파편화되어 공동체성이 상실해가는 쓰라림을 가슴 한 켠에 느낀다. 거대한 도시의 아름다운 건축물만큼이나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성숙하게 키워갈 수 있다면 항구를 울리는 구수한 뱃고동소리마냥 우리 부산(釜山)이 아름다워질 수 있으리라.
- 작성자
- 김광영/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10-2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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