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이 서려있는 검정다리 추억비
- 내용
보수동과 대신동을 거닐다 보면 화강석에 새겨진 "검정다리 추억비"와 "흑교로”라는 교통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검정다리라, 흑교라.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뜻이냐?" 궁금해져 추억비를 두 세 번 읽어 보게 된다. 검정다리는 대한제국 시기 조성된 다리로 보수동에서 대신동을 백성들이 건너는 다리다. 그 이후 일제강점기때는 울분을 삼키던 다리로, 한국전쟁 때는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던 다리다.
비문에 의하면 '복개천 밑으로 흐르는 시내는 그 물빛이 보석같이 맑다하여 보수천이라 하였고, 이곳에 놓였던 통나무 다리를 검정다리라 불렀다. 검정다리란 이름은 썩지 않게 통나무다리 겉부분을 까맣게 태운데서 유래되었다기도 하였고 애국지사들이 검은 수의를 입고 옥살이를 하러 이 다리를 건너면서 왔다고도 한다. 이 검정다리는 구한말에서 일제시기에 이르는 동안 자주독립을 위해 몸바쳐 온 애국지사들이 비운의 조국을 안타까워하며 대신동형무소(지금의 대신동 삼익아파트)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분들을 위로 격려하기 위한 가족들 또한 통한의 울분을 삼키며 이 다리를 건넜단다. 1987년 이후 검정다리는 없어졌으나 그때를 뒤돌아보며 이 비를 세운다.'고 적혀 있다.
대한제국때는 지금의 중구와 서구를 잇는 길목이고 일제 시대엔 독립 투사들의 애환의 길로, 한국전쟁 때는 보수천 하천가에 집단 난민촌이 자리한 다리지만 지금은 복개되어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앞으로 검정다리 길을 복원하여 옛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작성자
- 김홍표/부비 리포터
- 작성일자
- 2015-10-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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