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 1번가' 어떤 거리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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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서 번 수익 중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가게를 '착한가게' 라고 한다. 그런 착한가게가 거리의 50%를 넘으면 '착한거리' 로 선정된다고 한다. 지난 연말 부산에는 두 개의 착한거리가 생겼다. 중구의 '자갈밭 상인회거리'와 동래구의 '명륜 1번가' 두 곳이다. 그 중에서 명륜 1번가가 어떤 거리인지 궁금해서 찾아가 보았다.
명륜 1번가는 도시철도 동래역 2번 출구에서 메가마트 후문을 지나 동래전화국 앞과 동래구청 후문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말한다고 한다.
동래역사에서 밖으로 나오니 노란색 역사 건물 앞에 '명륜 1번가' 라고 쓰인 아치형의 홍보조형물이 보인다. 그 옆에는 '농림수산부에서 선정한 우수외식사업지구' 라고 쓰인 터치형 안내판이 서 있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분식 등 9가지 종류가 적혀 있는데 한식을 눌러보니 음식점 이름과 전화번호가 뜬다. 명륜 1번가를 처음 찾는 손님들에게는 제법 유용할 것 같다.
조금 더 가니 메가마트 후문이 나오고 그곳에 '한국조폐공사가 있던 옛 터' 라는 작은 팻말이 붙어 있다. 1951년 10월부터 1953년 7월까지 한국조폐공사가 창립된 곳으로 우리나라 현대화폐가 최초로 만들어진 곳이라 설명되어 있다. 아마도 6.25 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면서 이곳에서 화폐를 발행했던 모양이다. 예전에는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옆으로는 황금색의 작은 화폐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화폐모양의 벤치도 늘어서 있다.
또 동래지구의 관광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동래향교. 송공단, 동래읍성, 장영실과학동산, 동래부동헌 등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누구나 다 한번 둘러보아야 할 곳들이다.
메가마트 후문을 지나니 동래전화국 앞의 기존도로가 나오고 거기서 동래구청까지 길이 이어져 있다. 여기까지가 명륜 1번가라고 한다. 원래 명륜동은 동래향교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예전과는 달리 가게들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 아주 활기찬 거리가 되어 있었다. 특히 음식점들이 많아서 동래지역의 대표적인 먹거리타운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랫동안 영업을 해서 눈에 익은 가게들도 보이지만 대부분 새로운 가게들이 많았고, 조선칼국수, 종로빈대떡, 이화정 같은 가게이름들 때문에 옛날 경성거리의 느낌이 떠올라 재미있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곱창집 가게의 유리문에 '착한가게 500호' 라고 적힌 안내문을 발견했다. 부산에서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500번째의 가게인 것 같았다. 사실 요즘 같은 불황에 일정액을 기부하기는 쉽지 않는데 이런 가게를 보니 추운 겨울인데도 훈훈한 느낌이 든다.
착한거리로 선정된 명륜 1번가에는 아마도 이런 가게들이 많을 것이다. 동래관광을 마치고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내가 낸 음식값 중 일부가 사회로 환원될 것 같다. 이왕이면 나도 다음번 동창 모임은 이곳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어른들은 콩 한쪽도 나눠먹어라 했는데...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6-01-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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