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의 늦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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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만추의 계절이다. 뭔가 꽉찬 느낌을 주는 가을이다. 이러다 금새 찬바람이 불고 겨울이 오겠지 싶어 지난 주말 지인들 몇이 어울려 부산시민공원으로 나들이를 했다.
시민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노랗고 붉은 소국들이 도란도란 가을 햇살을 받으며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가을 햇살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소국들이 마치 아이들 같다.
공원 한가운데 있는 중앙 잔디밭은 어느새 황금빛 금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곳에서 누군가는 드러누워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이들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가족들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들위로 내리비치는 가을 햇살이 맑고 투명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아직 나무들이 무성하지 않아 풍성한 느낌은 없지만 깨끗한 길을 따라 시민들이 무심히 산책을 하고 있다. 요즘은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없는지 길들이 많이 깨끗하다. 유모차를 끌고가는 젊은 부부,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즐기는 청년들, 느릿느릿 걷고 있는 노부부 뒤로 심심한 가을 햇살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시민마루인 팔각정에 오르니 부천천이 소리없이 흐르고 있고 그 옆의 모래사장에는 아이들이 놀이에 여념이 없다. 군데군데 타는듯한 단풍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어디선가 새소리도 들려오기도 한다.
공원 한켠에는 '영호남전통시장 우수상품 대축제' 가 열리고 있다. 개금골목시장에서도 나오고 반송 큰시장에서도 나오고 자유시장과 평화시장에서도 나왔다. 그리고 목포자유시장과 여수수산시장과 울산태화종합시장에서도 각자의 물건들을 들고 나왔다. 김장철이 다가와서 그런지 젓갈들이 눈에 많이 띈다. 시중보다 싼 것 같아 나도 새우젓 한통을 샀다.
행사장 안쪽에는 김치나눔축제가 열리고 있다. 절임배추에다 붉은 양념을 버무려 포장을 한 뒤 어려운 이웃에게 배달하는 행사다. 김장 특유의 매콤하면서도 싱싱한 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다. 따스한 가을 햇살들도 그 냄새에 이끌려 왁자지껄 모여든다.
같이 간 지인들이 공원을 산책하면서 "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시민공원이 없었으면 어찌할뻔 했을꼬? " 한다. 그렇다. 이제 부산시민공원은 부산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공원이 된 것 같다. 앞으로 잘 가꿔서 부산시민들의 행복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라만 어지럽지 않았다면 2016년 가을도 그럭저럭 잘 보내는건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작성자
- 정헌숙/이야기 리포터
- 작성일자
- 2016-11-1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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