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대·선동·홍류동천 이야기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
회동수원지 상류 철마천의 아름다운 풍광 노래
- 내용
조선시대 선비문학의 대가들은 고향 산수풍경을 ‘구곡가’로 노래하곤 했다.그중 이이 율곡의 「고산구곡가(해주)」, 우암 송시열의 「화양구곡가(괴산)」, 우리 부산의 추파 오기영 「장전구곡가(기장 철마)」가 널리 알려진 구곡가이다.
.jpg&fileext=jpg&filetype=image/jpeg&filesize=253754)
추파 오기영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 기념비11월의 마지막날 구한말 오륜대에서 홍류동천까지 노래한 선비문학의 대가 추파 오기영 선생의 ‘장전구곡가’ 기념비가 세워진 철마천(장전천)변을 찾았다. 기념비는 철마천로에 쌈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곳에 세워져 있었으며, 공원에는 정자가 2개 설치되어 있고 인근 마을 어르신들이 쉬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 기념비 뒷면‘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는 조선조 말엽 종2품을 지낸 선비문학의 대가 추파(秋波) 오기영(吳璣泳) 선생이 마차를 타고 철마로 금의환향하면서 오륜대를 서시로, 일곡(一曲부)선동부터 구곡(九曲)홍류동천까지 아홉굽이 흐르는 철마천 풍경을 기·승·전·결의 문제로 읊었는데 이 수준 높은 문학작품이 그 유명한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로서 아름다운 풍광을 생생하게 그려낸 칠언절구의 한시이다.

철마천(장전천) 모습서문에는 제1경으로 오륜대를 노래하고 있다.
“오륜대하취곤령(五倫坮下翠坤靈) / 양곡류파만고청(兩谷琉波萬古淸) / 재도명암산일모(纔到鳴巖山日暮) / 이성초적양삼성(耳醒樵笛兩三聲)”
오륜대 솟아난 누리 정기 모인 곳 / 두 골짝 어우러진 물 예나 제나 푸르구나 / 울바우 가뭇한 산머리로 해는 저무는데 / 아련히 들려오는 초동들의 피리소리여. 라고 그리고 있다.
회동수원지를 품은 오륜대 절벽
부산 갈맷길 코스 중 가보고 싶은 코스가 8코스 1구간(상현마을~ 회동수원지 둘레길~오륜대~동천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강과 호수와 숲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갈맷길 안내도오륜대는 바위가 기이하고 산수풍경이 아름다워 조선시대부터 이름이 나 있는 유명한 곳이다. 1832년 편찬된 동래부읍지에 의하면 옛날 이 바위 위에서 다섯 명의 노인이 지팡이를 꽂고 노닐며 구경했다고 해 이름 지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다섯명의 노인 조형물호숫가 군데군데에서 빼어난 주변의 경치를 살펴볼 수 있는 관계로 휴식처를 겸한 전망대가 많이 설치돼 있는 것이 오륜대 주변 갈맷길의 특징이기도 하다.

회동수원지 전경(네이버 포털 캡처)갈맷길(8코스, 9코스)이 출발하는 상현마을은 선동에 있는 자연마을로 선동은 선돌이 있어 이를 한자음으로 표기하다보니 선동이라 불렀다고도 하고, 인근에 오륜대가 자리하고 있어 신선이 머물었다는 데서 신선이 사는 마을이란 뜻으로 선동이라 불러졌다는 이야기도 내려온다.
.jpg&fileext=jpg&filetype=image/jpeg&filesize=183884)
상현마을 갈맷길 8코스 1구간 출발점또 다른 상현마을에서 기장으로 연결되는 길은 부산갈맷길 9코스 1구간(상현마을~철마 이곡마을)이다. 새로 조성된 둘레길의 색상은 아름다운 풍광을 생생하게 그려낸 장전구곡가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jpg&fileext=jpg&filetype=image/jpeg&filesize=159748)
갈맷길 9코스 1구간

회동호 누리교
9코스길 1구간을 지나다 보면 은백색의 <회동호 누리교>가 나타나는데 길이 111m , 폭1.5m 규모로 기존 산책로의 우회거리를 단축함과 동시에 보행 동선 다변화로 이용자의 즐거움을 배가시켰을 뿐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의 보존된 천혜의 자연경관까지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선동마을에서 아홉산 숲속둘레길인 임도길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보행교로서 트레킹족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회동수원지 누리교제9곡 마지막 편에는 홍류동천 홍연폭포 주변을 노래한 글로
‘아홉 구비 돌아드니 절로 마음 흥겨워라 물고기 노닐고 새들 지저귀는 즐거운 장천산발치 푸른 계곡 구름만이 아득한데 굽이치는 물소리만 동천 고을 울리네‘(九曲興來心自然 遊魚啼鳥樂長川 碧溪山下雲深處 曲曲鳴波聞洞天) 라고 소개하고 있다.
.jpg&fileext=jpg&filetype=image/jpeg&filesize=129802)
홍류동천(홍연폭포)노래의 장천이 바로 철마천(鐵馬川)이다. 철마지역을 휘감아 수영강으로 합류하는 까닭에 보통 철마천이라고 부른다. 회동수원지는 부산 수영만으로 흘러드는 수영강의 중간 본류를 댐으로 막아 만들었다. 부산 동부 지역 기장군과 수영, 해운대 일대 주민의 식수원이며, 호수 주위 경관이 뛰어나 부산시민들이 휴식처로 즐겨 찾는 곳이다.
.jpg&fileext=jpg&filetype=image/jpeg&filesize=200397)
회동수원지 상류(누리교 전망대)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를 각 곡(曲)별로 살펴보면
오륜대를 서곡으로
1곡은 선동을 시작하여
한 굽이 돌아가 건널 나룻배 찾아,닫던 말 세워 놓고 냇가에 서서 보니
저 멀리 선동 마을 옹기종기 춤을 추듯,노을 진 오두막에 저녁 연기 해 맑아라
2곡의 이끼 낀 바위
두 굽이 돌아드니 깊고 긾은 만장봉은,이끼 낀 기림바우 그 모습이 변했는가
대지팡이 뒤로하고 맑은 물 바라보니,첩첩 싸인 봉우리는 몇 굽이 길이더뇨
3곡의 뜬 배 같은 불매바위
세 굽이 돌아드니 뜬 배 같은 불매바우,길손마다 풀무라고 손가락질 몇 해던고
세상 변하는 모습 지금도 그러한데,마음속에 감추인 정 못내 애절하구나
4곡의 고양이 바위에 떨어지는 포화
네 굽이 돌아드니 동서로 선 깨냉이바우 틈에,물보라 꽃으로 져서 아름답게 맴도는구나
고요 깨는 낮 닭 울음 장전마을에 들리는데,물대는 아이놈은 이제사 봇도랑에 오는구나
5곡은 멀리 보이는 평림
다섯 굽이 돌아드니 안개 속에 물빛은 깊어,철따라 바라보면 아득한 수풀 바다
저 샘 머리 뜻 있음을 뉘라서 알리요,몇 곡조 맑은 가락에 즐겁기만 했으리
6곡의 서산에 지는 붉은 노을을 맞으며
여섯 굽이 돌아드니 감돌다 머무는 소로구나,마을 아이놈 불러 봐도 사립문은 닫혀 있고
서산에 지는 해는 붉은 노을 더하는데,숲속으로 날아드는 새들만이 한가롭네
7곡은 유유하게 흐르는 푸른 물결
일곱 굽이 돌아드니 푸른 물결 잔잔한데,사방 풍경 살펴보니 고개 돌려 몇 번일까
전해오는 유적들은 지금도 그대론데,모진 세파에 시달리기 그 또한 몇 해련가
8곡은 물속에 잠긴 메틀바위
여덟 굽이 돌아드니 내 바람 자욱하고,석양에 메틀바우 물 속에 잠겼는데
보이는 곳곳마다 하나같이 가경이다,나무하는 늙은이도 유람 삼아 오가는 듯
9곡에서는 동천골(홍류동폭포)에 울려 퍼지는 물결소리로 결말을 맺고 있다.

장전구곡가 소개꽃피는 봄이오면 제1경 오륜대에서부터 홍류동천 홍연폭포까지 1백여년전 우리부산의 선비문학 대가 추파 오기영 선비가 노래한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의 내용을 되새기며 아름다운 풍경에 한번 심취해 볼 것을 다짐해 본다.
김동균(金東均)
- 작성자
- 김동균
- 작성일자
- 2025-12-0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