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30주년, 화려한 축제의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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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3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맞이했다. 그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해온 BIFF는 올해도 변함없이 국내외 영화인을 부산으로 불러 모았고, 그 중심에는 해운대와 영화의 전당이 있었다. 필자는 그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 현장을 직접 찾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눈으로 확인했다.
공식 개막식 하루 전날 열린 전야제는 말 그대로 성대한 전초전이었다. 행사 사회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종혁과, 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 배우 박규리가 맡았다.
행사에는 영화 <해운대>로 부산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윤제균 감독, 배우 정우가 참석해 영화제의 의미를 되새겼고, 남포동 BIFF 광장 속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축제의 시작을 축하했다. 단순한 오프닝 이상으로, 올해 영화제가 어떤 규모와 기대감을 품고 시작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올해는 BIFF가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역대급 게스트 라인업으로 이목을 끌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영화인들의 참석이 이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 홍콩의 양조위, 할리우드 배우 밀라 요보비치, 그리고 감독 션 베이커, 마이클 만, 자파르 파나히, 기예르모 델 토로 등의 이름이 화제를 모았다.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인물들이 실제로 부산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BIFF는 하나의 전설로 기록될 만한 순간이었다.
아쉽게도 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개막식 티켓 예매에 실패했지만, 이후 상영작 일부를 예매해 영화의 전당을 직접 방문했다. 영화 관람뿐 아니라, 축제를 즐기러 모인 사람들, 배우를 보기 위해 대기하는 인파, 푸드트럭 앞 줄을 서는 모습 등 영화제의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이었다.
작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푸드트럭과 부스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전시존, 포토월, 굿즈 부스뿐 아니라, 관객들이 간단한 식사나 음료를 즐기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났고, 덕분에 영화제 공간 자체가 더 ‘축제스럽게’ 느껴졌다. 단순히 영화 관람만이 아닌, 도심 속 영화 마켓을 걷는 기분이었다.
또한, 야외 무대 인사와 오픈토크가 활발히 진행되어 관객들은 스크린 너머로만 보던 배우와 감독을 눈앞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방적인 관람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지는 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예매 과정에서의 서버 불안정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았다. 주요 상영작이나 개막식 티켓 오픈 시 트래픽 폭주로 인한 접속 오류는 많은 관객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몇몇은 아예 예매를 포기해야 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 문제는 영화제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추후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2025년의 부산국제영화제는 30회를 기념하기에 충분한 구성과 열기로 가득했다. 개막 전야의 현장부터 영화의 전당의 관람, 그리고 거리에서 마주친 익명의 관객들까지, 모두가 이 영화제를 완성하는 퍼즐 조각처럼 느껴졌다.
비록 치열한 티켓 경쟁과 개인적인 스케쥴 탓에 계획했던 상영작을 모두 챙겨볼 수 없었고, 눈앞에서 보고 싶었던 스타들 또한 놓치고 말았지만, 영화제를 구성하는 수많은 장면들이 차곡차곡 쌓여 하나의 문화적 기억으로 남았다. 단순한 ‘관람’ 이상의 의미를 담은 이 축제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풍경을 넘어 한국 영화의 확장성과 저력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장이 되었다.
- 작성자
- 김동우
- 작성일자
- 2025-09-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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