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등가에서 새롭게 변신한 감전동 포플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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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무렵에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는 유달리 포플러 나무가 우거진 거리가 있었다. 무질서하게, 빽빽하게 공장이 들어선 부산 사상공단과 부산서부터미널 사이에 자리 잡은 이 거리는 낮에는 철제 셔터가 내려진 황폐한 모습이지만 밤에는 화려한 홍등이 거리를 장식하는 곳이었다.
밤이 되면 이곳 거리는 주변 사상공단 등지의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노동자들에게 술과 성을 파는 불법 퇴폐업소가 많을 때는 100곳 넘게 성업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곳을 집창촌이라 속되게 부르는 대신 포플러 나무가 많다며 ‘포푸라마치’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곳 포푸라마치는 1990년대 들면서 낙후하기 시작했다. 주력 산업이 변하면서 공단 규모가 줄었고, 2000년대 성매매 방지 특별법이 시행되자 빈 점포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주택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지역의 대표 슬럼가로 남아 있게 됐다.
관할 사상구에서는 2015년부터 3년간 이 거리에 32억 원을 들여 주거환경 정비 사업을 시행했다. 실제로 성매매업소로 사용되던 2층짜리 건물을 사들여 복고 양식으로 리모델링했다. 1층에는 포플러다방(마을카페)을, 2층에는 마을회관을 설치했다. 뮤직박스 등을 갖춘 포플러다방은 추억 속으로 떠나는 ‘7080 음악다방’으로, 마을회관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5대를 주차할 공간인 마을주차장도 만들어 놓았다. 방범용 CCTV, 보안등을 설치하고, 화재를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방재 도구까지 설치했다. 길이 210m, 너비 4~6m의 거리에는 도막형 바닥재인 스탬프로 포장했다.
문화예술가의 참여로 포플러나무를 상징하는 벽 조형물과 게이트형 조형물을 설치하고 간판을 교체하는 등 말끔히 정비해 새로운 거리로 탈바꿈하게 됐다. 사상구 새벽로 194번길 일대 포플러거리는 과거 포푸라마치의 어두운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복고풍의 거리로 새롭게 변신하여 찾는 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중이다.
- 작성자
- 이옥출
- 작성일자
- 2025-09-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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