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 도서관 해질녘 콘서트 탐방기
책 향기와 노을빛 사이, 음악이 스며드는 시간
- 내용
버스 창밖으로 하늘이 연홍빛으로 물들어갈 때쯤, 부산역 뒤편 북항 마리나 G7 1층에 위치한 북두칠성 건물로 향했다. 평소엔 차분히 책 향기만 머물던 이곳이 그날따라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북두칠성 도서관에서 매달 무료로 진행하는 '해질녘 콘서트'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중학생 이상의 선착순 150명의 예약을 받아 진행되는 이 공연에 다행히 예약에 성공해 늦지 않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관객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조용히 책을 고르던 사람들 대신, 누구랄 것 없이 공연 팸플릿을 손에 쥔 방문객들이 서가 사이를 오갔다. '책장 속 여름'이라는 제목 그대로, 1층 로비가 작은 음악홀로 꾸며져 있었고, 양옆 벽면을 메운 책등들은 무대 배경이 되었고, 서가 위에 설치된 조명이 마치 해질녘 빛깔처럼 천천히 공간을 번졌다.
이날 방문하기로 예정된 아티스트는 싱어송라이터 주윤하, 1시간으로 예정된 무대는 시간에 맞춰 시작되었다.
도서관 안에는 책 넘기는 소리와 헛기침을 뱉는 사람들의 소리 대신 단 한 명의 음색과 이를 받쳐주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의 선율이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잘 모르는 노래더이라도 감탄을 내뱉고 손벽을 치기에는 충분한 무대가 계속해서 이어지며, 지난 무더웠던 여름날을 식혀주고 있었다.무대 도중에는 촬영이 불가능했지만 모든 공연이 끝난 후 앵콜로 진행되는 순간 만큼은 촬영을 허가해주셨기에 가볍게 무대를 담아보았다.
책과 음악이 한 공간에서 겹쳐 놓은 여름의 페이지는 그렇게 바스락거리며 넘어갔다. 서가 사이로 맴돌던 기타의 여운, 건반에 내려앉았던 노을빛, 그리고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들이 합쳐져 만들어낸 짧지만 깊은 시간이 도서관 한복판에 남았다. 집으로 가는 길, 가방 속에서 꺼낸 책장이 여전히 미온의 열기를 머금고 있는 듯했다. 아마도 그날 들은 선율이 책장 틈새 어딘가에 살포시 스며들어, 올여름이 끝날 때까지 잔잔히 울려 줄 것만 같다.
참고로 올해 말까지 매달 다음과 같은 라인업으로 '해질녘콘서트'는 이어질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북두칠성 도서관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확인할 수 있겠으며, 이는 어디까지나 무료로 진행되는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힐링을 즐기고 싶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권장하겠다.
- 작성자
- 임주완
- 작성일자
- 2025-07-2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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