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가덕도 대항항 포진지 인공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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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생각했다. 바다도 변하고 하늘도 변한다. 산도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변하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외지인이 찾아와 북적이더라도 이 항구가 가지는 분위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일 것이라고. 오랜만에 가덕도를 찾았다. 가덕도는 섬에서 더덕이 많이 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부산에선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유인도다. 바다로 내려왔다.
대항선착장 인근 길가에 주차를 하고 길을 나섰다. 이곳은 주차료나 입장료는 없기 때문에 가볍게 들리기 좋은 곳이다. 물론 대항항포진지 동굴 점등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8시까지 정해져 있다. 동굴이다 보니 조명 시설이 없다면 안으로 들어가기 위험할 수 있으니 시간에 맞춰 가는 걸 추천한다.
대항항 포진지는 총 다섯 곳의 동굴이 있으며, 포진지 체험존과 더불어 바닷속 탐험존 등 두 곳의 체험존이 있다. 다 구경한 뒤 마지막 소원동굴을 들린 뒤 해안산책로를 따라 타박타박 돌아오면 끝나는 코스. 해안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첫 번째 동굴이 나오는데 이 동굴이 이곳에 생긴 이유는 일제 강점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항동 일대는 러일전쟁(1904년)으로부터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 일본군이 무려 41년간 군사 요새로 구축하고 주둔한 곳이었다. 일본군은 태평양전쟁 말기에 대항항 해안 절벽에 진해만 방어를 위한 동굴요새지진을 구축하고, 야포와 중화기를 배치하여 전쟁을 준비했다.
일제의 군사시설이었던 동굴요새는 강제 동원된 조선인 징용자들의 희생이 깔려 있는 곳이다. 우리의 아픈 역사의 흔적! 가덕도 대항 인공동굴은 일반인에게 공개된 동굴 외에도 여러 곳에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이 모든 곳을 강제 노역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새삼 가슴 아픈 역사가 눈에 들어온다. 동굴은 꽤 시원하다. 쨍한 해가 머리 위에 떠 있어 땀이 났는데 그 땀마저도 시원하게 날아갈 정도로 시원했다.
한가로운 오후, 가덕도로 드라이브 갔다면 여기 가덕도대항인공동굴도 방문해 보시길!
- 작성자
- 김혜민
- 작성일자
- 2024-05-1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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