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환경 공존하는 미래 그리다
팜코브 양정환 대표
- 내용
폐기 자원 재사용, 재고관리시스템 ‘개발’
재고 상품에 새 가치 부여
합리적 가격 판매 … 높은 소비자 만족“저는 ‘창업 예찬론자’입니다. 직장 잘 다니고 있는 친구들한테도 곧잘 ‘창업해라’고 하죠.”
부산 대표 창업기업인 주식회사 팜코브를 이끄는 양정환 대표, 그도 한때는 직장인이었다. 굴지의 대기업에서 ‘사업기획·관리’ 일을 했다. 직장생활 8년 만에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신혼이었고, 곧 태어날 아기가 있는 가장이었다. 창업 4년 차를 맞는 지금까지도 직장 다닐 때보다 훨씬 더 잦은 야근을 하면서도 여전히 창업을 예찬하는 이유가 뭘까?
사진설명 : 팜코브는 육아·생활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이다 (사진은 양 대표가 오프라인 매장의 물건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팜코브
신혼 때, 고향 부산에서 ‘창업’
“만들어진 시스템에서 주어진 역할만 하며 월급날을 꼬박꼬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회사에 돈을 투자하더라도 내 일을 하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약간은 모험심도 가지게 되는 게 재밌더라고요. 이런 데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사업이 유일한 것 같고, 살면서 누구나 꼭 한 번은 사업을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창업가 DNA’를 타고난 것일까? 무엇이 그를 ‘창업 예찬론자’로 만든 것일까?
부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영도 청학동 산만디에서 유년과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대학에 입학해서야 뭍으로 나왔다. 아르바이트하면서 학비를 내보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학비를 좀 아끼나 방법을 찾았다. 장학금을 받는 것이었다. 부전공, 복수전공까지 전공을 3개나 했다. 그때 ‘공부하는 재미’가 살짝 들었단다. 특히 경영학 공부에 재미를 붙여 언젠가는 사업을 해보겠노라는 꿈을 키웠다. 서울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영전문대학원(MBA*)까지 나왔다. 국내외의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를 공부하고 접하면서 창업에 본격적인 관심을 뒀다.육아·생활 중고 거래 플랫폼
주식회사 팜코브는 육아·생활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이다.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과 친환경·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ESG 기업경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면서 중고 거래, 리퍼 상품 시장이 뜨고 있다. 기능엔 문제가 없으나 단순 변심 등의 이유로 반품됐거나 전시됐던 제품, 재고로 쌓여있던 제품 등을 재판매하는 것이 리퍼브(리퍼)다. ‘시장에 대한 확고한 이해’가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공통된 특징이듯이 양 대표 역시 직장과 MBA에서 중고 거래 시장의 비효율적인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눈여겨보면서 깊이 있게 공부하다가 사업 기회를 잡았다.
“마침 그때 첫 아이가 막 태어난 상황이었어요. 애를 키워보니까 크는 속도가 엄청 빨라요. 쑥쑥 크는데 육아용품도 많이 필요하고, 자꾸 새 제품 사려니까 좀 아깝더라고요. 얼마 쓰지도 않을 건데. 아이 키우는 부모 마음은 다들 비슷하잖아요? 저도 제가 파는 중고 용품으로 아이를 키웠죠.”반품 물류 솔루션 전문 업체
“약 40조 원이 넘는 제품이 폐기되고 있더라고요. 통계적으로도 5개를 사면 1개가 반품되고, 반품률이 20%가 넘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왜 이럴까? 정말 아까운데하는 생각을 했는데 유통 과정에서 이걸 챙기기 위한 비용이 너무 큰 겁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 하나가 반품돼 왔는데 사람 손을 탔으니까 이게 뭐가 잘못됐는지 열어서 확인을 해봐야 하잖아요. 거기에 인건비가 들어가고, 판매 이익을 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자동으로 이 상품이 뭔지 알게끔 데이터 매칭 기술과 제품정보를 알 수 있는 IT기술을 활용하면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겠단 판단을 한 거죠.”
무작위 폐기되는 자원 재사용 재고관리시스템(WMS)을 자체 개발한 계기가 됐다. 재고관리 시스템 개발로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제품의 손실을 줄이고 재고 파악에 정확도를 높여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팜코브는 최근 국내 대형 유통사들과 반품·리퍼 물류에 대한 유통 권한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C사의 경우 매일 10억 원에서 50억 원 가까운 리퍼 물량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공급·유통 권한을 저희가 가짐으로써 반품 물류에 대한 솔루션 전문 공급 업체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습니다.”사진설명 : 양정환 대표는 물건을 직접 보고 구매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중고 리퍼 전문 매장을 열었다.
중고·리퍼 전문 매장도 열어
기업의 재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상품화해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전문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물건을 직접 보고 사고 싶어 하는 고객을 위해 롯데마트 사하점에 중고·리퍼 전문 매장을 열었다.
양정환 대표에게 회사 이름에 관해 물었다. “대학생 때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갔다가 팜코브 비치에 들린 적이 있어요. 야자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룬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그 시작은 바다에 떠다니던 작은 야자열매가 모래톱에 부딪혀 뿌리를 내리고, 그게 자라서 섬을 이뤘다는 거예요. 우리가 관심만 가져주면 섬을 이룰 수 있는 무한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주변에 많을 텐데 그런 것들이 안착하는 작은 만(COVE) 같은 것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팜코브’라 지었어요.”
서울이었으면 감히 누리지도 못할 혜택도 받고 있고, 세세하게 지원을 해주는 부산시에 고맙다는 그가 창업의 꿈대로 고향 부산에서 야자나무 숲을 이뤄내길 바라본다.
글·원성만*MBA:전문경영인 양성을 위한 경영학 석사 과정
**ESG 기업경영: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23-09-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202316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