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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3호 기획연재

상쾌한 숲 향기에 더위가 스르르, 여름날 암남공원 산책

부산소풍_⑦암남공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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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남공원은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 유유히 떠 있는 배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사진은 제2망루에서 바라본 모습).
 

"바다 도시 부산에는 아름다운 해안 길이 많다. 타지에서 온 관광객이 더 좋아한다는 태종대, 오륙도스카이워크로 유명한 이기대, '부산의 산토리니' 흰여울문화마을이 있는 절영해안산책로, 바다열차를 끼고 한껏 인기몰이 중인 해운대 그린레일웨이…. 그리고 송도해수욕장 끝자락에 자리한 암남공원이 있다. 낚시꾼들과 송도를 거쳐 감천항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곳. 아는 사람만 안다는 암남공원으로 여름 소풍을 떠나본다."

· 코스: 암남공원 입구~ 용궁구름다리~ 제1전망대~ 두도전망대~ 암남공원 입구(약 2.9㎞)
· 소요 시간: 약 1시간 30분

· 글·하나은/사진·권성훈


'혈청소'로 가 주세요
암남공원(岩南公園)의 '암남'은 아미동의 남쪽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2017년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서며 이 조용한 공원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2020년 용궁구름다리 복원에 이어 올해 초 공원 내에 '치유의 숲길'이 생기며 볼거리,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구름 낀 어느 여름날, 갈맷길 4-1구간인 암남공원 '치유의 숲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암남공원 입구로 가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할 수 있고, 송도해수욕장에서 해안볼레길을 따라 걷거나, 해상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물론 택시도 가능하다. 택시를 탈 때는 '암남공원 입구'라고 해도 되지만, 아는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혈청소로 가 주세요."

'혈청소'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암동 소막마을 소 막사 흔적에서 볼 수 있듯 일제는 당시 우리의 소를 대거 수탈해 부산항을 통해 반출했다. 만주에서 소 전염병인 우역이 발생해 한반도까지 유행하자, 일제는 우역에 관한 연구를 위해 암남동 일대에 지금으로 치면 검역원이라 할 수 있는 우역혈청제조소, 줄여서 '혈청소(血淸所)'를 세웠다.

옛 혈청소와 암남공원 주변은 광복 후 군사지역이 되어 오랫동안 민간의 출입이 통제됐다. 이런 연유인지 6·25전쟁 당시에는 이 일대에서 국민보도연맹원 등을 집단학살해 수장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이지만, 출입이 통제된 덕분에 자연이 아름답게 보존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랑 전설 품은 '용궁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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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 공영주차장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암남공원 입구에 자리한 공영주차장은 사시사철 강태공들로 넘쳐난다. 머리 위로는 해상케이블카가 유유히 지나고 바다 앞에서는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한가로운 한때를 보낸다. 맞은편으로 바다 건너 영도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고달팠던 역사 이야기를 지나 순식간에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주차장 옆길을 통해 공원 안으로 성큼 들어서니 등 뒤 바다 풍경과는 다른 숲 세상이 시작됐다. 암남공원 치유의 숲길은 '행복 치유숲길', '사색의 치유숲길', '도전의 치유숲길', '바라기 치유숲길' 등 총 4개 코스가 있는데, 가장 긴 코스도 3㎞가 채 되지 않아 가볍게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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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용궁구름다리는 송도 4대 명물 중 하나로 2020년 복원했다.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처음 만나는 것은 부산 3대 스카이워크 중 하나인 '용궁구름다리'이다. 용궁구름다리는 한 때 해상다이빙대, 해상케이블카, 포장 유선(덮개가 있는 작은 놀잇배) 등과 함께 송도 4대 명물로 불렸다. 지난 1987년 태풍 셀마의 영향으로 파손됐다가 지난해 자리를 옮겨 복원했다. 길이 127.1m, 폭 2m로 암남공원과 바다 건너 맞은편 무인도인 동섬 상부를 연결한다. 강화유리로 바닥이 훤히 보이게 하는 다른 스카이워크와 달리 철제 구조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철제 구조물 사이사이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바위가 그대로 보여 색다른 아찔함을 선사한다. 밤에 조명을 켜면 그 모습이 마치 황금열쇠와 같다고 한다.

송도 용궁구름다리와 거북섬에는 전설이 서려 있는데 이를 알고 다리를 건너면 또다른 재미가 있다.

옛날 옛적 송도에 살던 한 어부가 풍랑을 만나 한 섬의 동굴로 피신했다가 그곳에서 부상을 입은 용왕의 딸을 만났다. 어부는 용왕의 딸을 정성껏 간호해 주었고 둘은 곧 사랑에 빠졌다. 용왕은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해 딸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로 한다. 용왕의 딸은 사람이 되기 위해 천 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기도를 해야 하는데, 그만 999일 째 되는날 바다 괴물에 쫓겨 햇빛을 보고야 말았다. 용왕의 딸은 반은 용, 반은 사람으로 변하고, 뒤늦게 나타난 어부는 괴물과 함께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용왕은 이들을 가엽게 여겨 어부를 거북바위로 만들어 이들이 함께할 수 있게 했다고 전해진다.


용궁구름다리 

용궁구름다리 밤 풍경. 황금열쇠를 닮았다. 사진. 서구

용궁구름다리는 용궁으로 들어가는 길목이자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꼭 이루어진다고 하니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


암남공원의 숨은 보석 '두도전망대'
송도 용궁구름다리를 지나면 공원을 걷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곳곳에 전시된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다시 몇 발짝 옮겨 제1 전망대에 도착했다. 저 멀리 부산항 입항을 기다리며 늘어선 배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숲과 바다, 바람과 정자가 어우러진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역시 인적이 뜸한 와중에도 바다가 보이는 벤치와 정자는 벌써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정자 한 귀퉁이에 앉아 상쾌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암남공원 명물 두도전망대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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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 치유의 숲길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치유의 숲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번에는 숲 체험장이 나타났다. 통나무 다리, 균형놀이대, 명상데크, 각종 운동시설이 설치돼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다. 운동에 열심인 한 어르신께 두도전망대 가는 길을 물었더니 이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금방이란다. 힘을 내서 가다 보니 거리는 멀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전 코스와 달리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산길이다. 두도전망대까지 갈 예정이라면 꼭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겠다. 걷는 이들을 응원하듯 나타난 허그나무쉼터와 사랑계단을 지나 내리막과 오르막을 다시 반복, 드디어 두도전망대가 '따악'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까지 도착한 상이라도 주듯 구름에 가려 잔뜩 찌푸렸던 하늘도 햇살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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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도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바다 풍경.


두도(頭島)는 '대가리섬'이라고도 불린다.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각종 갈매기와 철새가 서식하는 새들의 천국이다. 전망대에 서면 맞은편 두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풍경에 지금까지의 고생이 사르르 사라진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두도전망대에서 암남공원 입구로 돌아가는 길,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기·종착지인 송도스카이파크에 들렀다. 입구에서는 움직이는 공룡이 반기고 광장에는 연인을 위한 자물쇠 조형물, 더위를 식히는 안개 터널 등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3층 스카이하버 전망대 또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조망 방향에 따라 바다 위를 고고히 떠가는 케이블카, 암남공원의 푸른 숲, 감천항의 수산공장과 냉동창고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난다. 전망대에는 어린왕자 조형물을 비롯해 포토존이 조성돼 있는데 특히 해질녘 모습이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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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


시원한 풍경을 한눈에 담뿍 담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멈춘 듯 강태공들은 여전히 무념무상으로 낚싯대를 응시 중이다. 숲의 세계에서 지상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주린 배를 잡고 포장마차촌을 어슬렁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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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남공원 공영주차장에 자리한 포장마차촌은 싱싱한 해산물로 유명하다. 사진·비짓부산


· 암남공원 공영주차장 가는 법
  도시철도 1호선 남포역 8번 출구 → 영도대교 정류장에서 시내버스 30, 71번 탑승 → 암남공원 하차
  (부산 서구 암남공원로 179-40)

· 송도 용궁구름다리 이용료: 성인 1천 원, 서구주민 무료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7-16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11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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