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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2호 기획연재

신발관이야 놀이동산이야? 즐기며 알아보는 부산 신발이야기

부산 나들이_⑦한국신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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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발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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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발관은 우리나라 신발 산업의 과거와 현주소, 미래를 볼 수 있는 랜드마크이다(사진은 삼화고무, 태화고무, 국제상사, 말표신발 등 옛 신발 브랜드가 전시된 역사전시관 모습).


"한국신발관은 세계 신발 산업 중심인 부산 신발의 역사와 경쟁력을 알리는 곳이다. 드라마 속 짚신·추억의 고무신·타이거 운동화를 보며 옛이야기에 빠져들고, 발 건강체크·신발 VR 체험 등을 하며 최신 기술에 놀란다. 우리의 신발이 얼마나 통뼈이고 얼마나 왕발인지 보여준다."

글·동길산 시인/사진·문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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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발관 외관.


우리나라 신발 산업 랜드마크 '한국신발관'
"요정이다, 요정!" "안녕! 안녕!" 대형스크린 화면은 온통 동화 나라다. 날개 달린 천사가 사뿐사뿐 날아다니고 귀가 면상만큼이나 넓적한 코끼리며 장난꾸러기 로봇은 금방이라도 화면을 박차고 나올 듯 입체적이다. 천사와 코끼리, 로봇 그 사이사이를 비집고서 춤추는 신발도 꽤 신나 보인다. 

대여섯은 됐을까. 화면 바로 앞에선 유치원생 같은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단체 관람 중이다. 동작은 제각각이다. 어떤 아이는 요정을 따라 화면에 손바닥 요리조리 대어보고 어떤 아이는 인사를 건넨다. 바닥에다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도 있다. 바닥도 화면처럼 온통 동화 나라다. 아이들이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여기는 체험영상실. 2층 역사전시관의 마지막 코너다. 바로 앞 코너에서 3D 신발 퍼즐 놀이를 하며 재미 붙인 아이들은 여기가 제집 거실처럼 편한 모양이다. 인솔 교사가 그만 가자고 해도 갈 생각이 도통 없어 보인다.

여기가 어딜까. 요정 나라 같기도 하고 놀이동산 같기도 한 이곳은 그러나 대단히 의외의 공간이다. 네모반듯한 고층 건물에다 명칭마저 각이 져서 근엄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은 들어가기가 은근히 조심스럽다. 신발에 묻은 흙이라도 털고 들어가야 하나 어쩌나. 여기는 어딜까.

아이가 제집처럼 뛰노는 여기는 한국신발관. 과학관 같기도 하고 박물관 같기도 하지만 솔직히 낯설다. '그런 곳이 있나?' 갸우뚱대는 이는 왜 없을까.

그러나 그게 우리 부산에 있다면 말이 달라진다. 1980년대 세계 신발 산업의 한 축이자 고급운동화 세계 최강자가 부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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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산업은 일찍이 부산 경제를 이끌었다(사진은 신발 재봉틀을 둘러보는 시민들).


부산은 지금도 세계 신발 산업의 중심지다. 생산기지는 해외로 옮겼어도 본사는 대부분 부산에 있다. 생산기지가 있는 해외에선 부산이라면 '엄지 척'이고 부산 덕분에 코리아도 '엄지 척'이다. 그런데도 그걸 아는 부산시민은 드물다. 벤츠, 아우디, BMW, 폭스바겐 작업자가 부산에 본사를 둔 신발회사 안전화를 신는다면 믿기는 믿을까.

그래서 홍보대사로 나선 곳이 한국신발관이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부산 신발 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알리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로 나아가고자 부산시가 2018년 2월 설립한 한국 신발 산업 랜드마크가 한국신발관이다.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가 운영한다.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다. 한국신발관 설립 목적은 크게 넷. 홈페이지 그대로 소개하면 이렇다. △국내 유일의 신발 전문 홍보관이자 전시관 △신발 기업 마케팅 역량 강화 및 인력 양성 △신발 브랜드 지원 및 신발 테마 관광 활성화 △신발 산업 체험공간 제공이다.


발 건강 체크·유명인 신발 … 즐길거리 '풍성'
그런데 좋아하기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아이를 동반한 엄마가 더 좋아한다. 재미가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건물이며 명칭이 각지고 근엄해도, 들어가기가 은근히 조심스러워도 일단 들어가면 아이도 엄마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들어가기는 쉬워도 나가기는 어렵단 말이 이래서 있구나 싶다.

한국신발관은 1층부터 흥미 유발자다. 안내데스크를 지나면 신발 산업 동향과 K슈즈 명품 브랜드를 소개하는 코너. 전공 대학생과 관련 일반인이라면 필수 코스다. 아이도 엄마도 눈빛이 반짝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신발이 신기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지 머무는 시간이 꽤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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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자리한 멀티전시관은 신발 산업의 동향과 K슈즈 명품 브랜드를 소개한다.


"발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고 했어요. 발을 보면 건강이 보이죠."

1층 마지막 코너는 발 건강 체험공간. 발 건강도 잘 알고 영어며 중국어도 잘하는 전문 도슨트가 체험을 도와준다. 신발을 벗고 측정기에 올라서면 바르게 걷는지, 오른쪽이 쳐졌는지 왼쪽이 쳐졌는지, 문제는 무엇인지 점수를 매겨 알려준다.

나는 몇 점일까. 평소 자주 걷고 제대로 걷는다고 믿어서 내심 자신만만했는데 '에계계!'다. 여기선 발 건강을 4단계로 나눠 체크한다. 내 점수는 몇 점인지 궁금한 아이와 엄마가 여기저기 "나도! 나도!" 그러면서 줄이 길어진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에는 아이와 엄마를 위한 신발관극장을 운영한다. 구경도 체험도 극장도 여기선 모두 무료다. 조금 일찍 가서 이것저것 다 해 보면 아이도 좋고 엄마도 좋다.  

2층은 역사전시관은 보물창고다. 전통 신발과 세계 신발, 한국 신발 연대기, 유명인 신발, 신발 VR 체험, 커스텀 빅이슈 신발, 신발 속 직업 등 종류가 다양한데도 하나하나 머리에 속속 들어온다. 둥구니신이니 설피 같은 조선시대 신발은 어디서 구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둥구니신은 눈 올 때 신는 장화, 설피는 눈신발 바닥에 덧대는 보호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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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발관에서는 옛 고무신을 신어볼 수 있다.


줄이 길어지기는 2층도 마찬가지다. 짚신 신어보기, 짚신과 갖신의 비교,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구두의 추억, 고무신 광고 경쟁, 고무신 신어보기, 추억의 고무신 광고 같은 건 여기 아니면 어디서 볼까 싶다. 아이는 아이대로 신나고 어른은 어른대로 지난날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힐링 공간이다.

유명인 신발 역시 아이와 엄마의 일등 관심 대상이다. 실물 전시와 유명인 등장 동영상이 전시의 격을 높인다. 강동원, 김태리, 전원주, 이대호, 서장훈, 하형주 같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사진과 신발을 벽면 가득 진열했다. "이 신발의 이름은 들개입니다." 중장년 인기 탤런트 최주봉은 동영상에 나와 자기 신발을 '들개'라 지칭하며 고생했던 시절을 함께했던 신발의 추억을 들려준다.


첨단 기술·창의 총체 … 부산 미래 산업
"대학생 전공자도 곧잘 찾아오고 업계 사람도 자주 와요."

강혜숙 도슨트 안내대로 한국신발관은 전문적인 기능도 수행한다. 한국 신발의 역사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비즈니스 복합공간의 역할에도 무게를 둔다. 그러기에 신발을 직업으로 하려는 학생이나 신발이 생업인 일반인이 적잖이 찾아온다. 3층엔 비즈니스관이 있고 4·5층은 인력양성관, 6·7층은 신발 기업 입주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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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커스텀 슈즈 만들기 체험을 하는 학생들.


직업으로서 신발은 어떨까. 얕봤다간 큰코다친다. 무엇보다 한국 신발은 세계 챔피언이지 않은가. 그러므로 신발 종사자들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일종의 장인정신이다. 신발은 단순해 보여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간다. 기술이 들어가고 품질이 들어가고 디자인이 들어간다.

"인류가 있는 한 신발은 영원하다." 1980년대 유행했던 신발업계 명언이다. 이 명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산업으로서 신발은 미래 가능성과 확장성에서 입지가 확고하다. 언뜻 보기엔 스마트폰보다 뒤떨어지고 자동차보다 뒤떨어져도 실제론 세계 챔피언급 통뼈, 세계 챔피언급 왕발이 부산의 신발이고 한국의 신발이다. 우리의 신발이 얼마나 통뼈이고 얼마나 왕발인지 보여주는 한국신발관. 부산에 유일하게 있다.

·  홈페이지: www.k-shoes.kr
·  관람시간: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일요일, 국·공휴일 휴관
·  관람 설명: 안네데스크로 요청, 단, 10명 이상은 사전 예약 필수 
·  신발 특화 이색체험프로그램, 영화상영: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신청(선착순 마감)
· 문의: 051-898-9300 

· 가는 길: 도시철도 2호선 개금역 2번 출구에서 도보 7분
     (부산진구 백양대로 227)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7-0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11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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