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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05호 기획연재

부산포 치열한 삶·저항 역사 따라 걷다

부산소풍 ③3·1절 특집 ‘부산포 개항가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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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포 개항가도'는 항구도시 부산의 뿌리인 부산포 개항과 일제 항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길이다(사진은 좌천동 금성고 앞에 조성한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29인의 기림비).  사진제공·국제신문


부산이 아직 동래도호부였던 시절, 지금의 동구 일대에 부산포라 불리는 포구가 있었다. 항구도시 부산의 뿌리이자 일본과의 거래가 가장 밀접했던 곳, 그리고 임진왜란·일제강점기에는 치열한 저항이 펼쳐진 곳. 부산포의 역사가 묻어나는 골목길로 안내한다.


글·하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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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역사스토리골목 ~ 정공단∼부산진일신여학교∼기미독립선언문 벽화∼동구출신 독립운동가 기림벽 ~ 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좌천 경사형 엘리베이터 ~ 증산공원 전망대


교류·저항 동시에 이루어진 부산포
부산포(釜山浦)는 오늘날 동구 자성대 앞 포구를 일컫는다. 조선 전기까지는 '부산(富山)'이라 했으나 부산포 위에 자리한 산의 모습이 마치 솥뚜껑을 엎어놓은 것 같아 점차 '부산(釜山)'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부산포는 지리적 영향으로 예부터 왜구의 침입과 교류가 동시에 이루어진 곳이다. 1407년(태종 7년) 노략질 대신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산포를 개항하고 왜관을 설치했다. 세종 때에 이르러서는 부산포에 거주하는 왜인이 약 60여 호, 무역을 위해 오가는 이는 6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교류가 활발했다.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왜군의 조선 침략 근거지가 됐으며,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부산항이 개항한 이후에는 일본인 외에도 많은 외국인이 들어와 해외 문물이 들어오는 통로가 됐다.


정발 장군 기리는 정공단

부산포의 역사를 더듬어가는 길은 '가구거리'로 유명한 동구 좌천동에서 시작한다. 도시철도 1호선 좌천역 3번 출구를 나와 골목길로 들어서면 태극기로 가득한 '역사스토리골목'이다.
벽화를 통해 임진왜란부터 3·1 운동,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근대화에 기여한 선교사 등 부산포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의 주제인 '부산포 개항가도'의 서문과 같은 곳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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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동 역사스토리골목 태극기 벽화. 사진·동구

벽화를 지나 첫 목적지 '정공단'에 도착했다. 정공단(鄭公壇)은 임진왜란 당시 순절한 정발 장군과 군민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제단이다. 1592년 음력 4월 14일, 왜군이 부산포를 통해 부산진성으로 침략했다. 당시 일본군은 약 1만8천700여 명, 부산진성의 병력은 약 1천여 명이었다. 부산진첨절제사 정발 장군을 비롯한 군민은 목숨을 걸고 항전했으나 압도적인 적의 군대를 물리치지 못하고 결국 순절했다.


정공단은 1646년 2월 절도사 이광국이 부산성 남문터에 세웠으나, 일제강점기 전찻길 개설을 위해 지금 자리로 이전했다. 정공단 중앙에는 정발 장군, 서쪽에는 정발의 막료였던 이정헌, 동쪽에는 정발의 첩인 열녀 애향, 남쪽에는 군민을 모셨으며, 남쪽 층계 밑에는 충직한 노복이었던 용월의 단이 있다.     

  

부산의 유관순들 … 부산진일신여학교 만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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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최초의 신여성 교육기관이었던 부산진일신여학교.  사진·비짓부산


정공단을 나와 표지판을 따라 위쪽 골목으로 오르면 부산·경남지역 최초의 신여성 교육기관이었던 부산진일신여학교를 만난다. 1905년 호주 선교사가 세운 곳으로 오늘날 동래여고의 전신이다. 이곳에서 배움에 눈을 뜬 이들은 훗날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활약을 펼쳤다. 독립운동가 박차정 의사,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양한나, 대중소설 작가 김말봉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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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펼쳐진 부산진일신여학교 만세운동 재현.  사진·동구


3·1운동이라 하면 보통 민족대표 33인과 유관순 열사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데 부산진일신여학교의 어린 여학생들도 유관순 열사와 같이 독립을 위해 자주적 목소리를 높였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대한독립만세"가 울려 퍼진 이후, 전국 각지에서 만세운동이 펼쳐졌다. 3월 11일 저녁 9시, 부산진일신여학교의 교사 주경애·박시연과 고등과 학생 심순의·김봉애·김복선·김반수·김응수·김신복·이명시·송명진·김순이·박정수·김난줄 등은 미리 준비한 태극기를 들고 기숙사를 빠져나와 독립만세를 외쳤다. 학생들의 외침에 주민들도 호응하여 수백 명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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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일신여학교 앞 외벽에 있는 기미독립선언서.


일신여학교를 시작으로 부산에서는 동래고보(3월 13일), 범어사(3월 19일), 구포시장(3월 29일) 등에서 만세운동의 물결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부산진일신여학교 건물 앞에 자리한 외벽에는 기미독립선언문과 민족대표 33인의 사진이 붙어 있어 100여 년 전 그날을 기념한다.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29인 위한 기림벽
부산진일신여학교 건물을 지나 다시 위쪽으로 이동해 금성고 앞에 이르렀다. 이번에 들른 곳은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를 위한 기림벽이다. 동구는 부산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다. △일신여학교 만세운동에 참여한 김난줄·심순의·박연이·박정수 △경남 통영에서 만세운동을 펼친 김순이 △좌천동에서 만세운동을 펼친 김애련·박두천·이갑이 △순국당을 조직해 활동한 김수성·김진옥·박정오·신정호·정오연 △부산경찰서 폭파 의거에 동참한 김영주·오재영·김병태 △부산경찰서 폭파 의거의 주역으로 옥중 순국한 박재혁 △독립을 위한 외교 활동을 펼친 서영해 △비밀결사 친우회를 결성해 활동한 이광우 △임시정부에서 활동하고 국무위원을 역임한 장건상 △광주학생운동을 주도한 최복순 △학생 독립만세운동 참여를 독려한 최익수·박성해 △신간회 부산지회에서 활동한 최천택·이강희 △경남 마산에서 소비조합운동을 전개한 한하연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허영조 △대한민국애국부인회에서 활동한 백신영 △하와이 조선독립단과 연계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한 최진학 등이다. 지난 2018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29인의 업적을 기리는 부조 옹벽을 조성했다. 

기림벽을 지나 오른쪽으로 이동해 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을 찾았다. 안용복 장군은 부산 좌천동 출신 어부로 두 차례나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의 독도 지배권을 확인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문화관 야외전시장에 전시한 안용복 장군의 도일선은 생생한 역사를 증명한다.


주민 편의 위한 산복도로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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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복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야외에 있는 도일선.  사진·비짓부산


부산포개항문화관을 나와 바로 앞에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면 마지막 목적지인 증산공원이다. 증산공원으로 오르는 길의 옛 별명은 '깔딱고개'. 경사 37도에 이르는 계단 190개가 이어져, 계단을 오르다 숨이 넘어갈 지경이다. 지난 2016년 1구간(36m)과 2구간(62m)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통행이 편리해졌다. 초량 산복도로에 설치한 모노레일과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명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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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천동 경사형 엘리베이터 사진·동구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좌천아파트를 지나 증산공원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 난간 사이로 크레인과 색색의 컨테이너로 가득한 부산항 전경이 펼쳐진다. 침략의 통로가 됐던 부산포 바다는 세계와 교류하는 창구가 됐고, 오늘날 우리는 치열한 저항의 역사로 가득했던 언덕을 평화로운 마음으로 오른다.


'부산포 개항가도'는 지도나 간판에 찍힌 이름이 아니라 어제부터 오늘까지 생생하게 숨 쉬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때로는 관용하고 때로는 저항하고, 또 협력하고 받아들였던 그 시간을 통해 내일을 살아갈 새로운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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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풍경.


동구 부산포 개항가도 투어
- 코스: 역사스토리골목~ 정공단~ 부산진일신여학교~ 기미독립선언문 벽화~ 안용복 기념 부산포개항문화관~ 경사형 엘리베이터~ 증산공원 전망대
- 체험: 안용복 장군 도일선 종이 모형 만들기, 석고 방향제 만들기 등
- 신청: 이바구길 홈페이지(www.2bagu.co.kr) 또는 전화(051-633-1696) 신청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03-17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10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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