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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2017년 9월호 통권 131호호 기획연재

작은 ‘피리’의 깊은 선율 그 선율에 반해 ‘피리의 길’ 걷다

국내 1호 ‘피리’ 박사 … 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대취타 이수자
Great! 부산 - 김지윤 피리박사

내용

풀잎에 이슬이 맺히듯 마음에 눈물이 맺힌다풀잎 끝에서 이슬이  떨어지듯 마음 끝에서 눈물이  떨어진다방울방울 떨어진 눈물이 나를 적신다나를 돌아보게 한다바람이 분다풀잎을 스친 맑고 파란 바람이 분다. 

 

인터넷에서 ‘김지윤 피리박사 검색하면 동영상이 나온다올해 4 1 방영한 KBS 1TV 국악한마당에서 김지윤 박사가 ‘평조화상 상련상 피리로 독주하는 장면이다. 4 조금 넘는 연주지만 듣노라면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다시는 돌아갈  없는 시절이 떠오르고 다시는 만날  없는 사람이 떠오른다그러면서 마음이 촉촉해진다 

 

김지윤 피리박사

 

부산예고 재학시절피리소리에 반해

피리는 한국사람 정서에 맞는 소리를 내요. 희로애락 모든 감정을 담아내죠.”

김지윤 피리박사는피리 이렇게 설명했다. 피리 소리가 가진 매력은 슬픔은 슬프게 하고 기쁨은 기쁘게 하는 . 올해 마흔둘 박사가 피리 소리를 처음 들은 고등학교 1학년 . 듣는 순간 깊숙이 잠재된 정서를 건드리는 어떤 간절함 같은 느꼈고 이후 오직 , 피리의 길로 접어들었다원래는 피아노를 쳤다. 시작했다. 부산예술고등학교에도 피아노 전공으로 입학했다. 5 음악과 동기 200 가운데 국악 전공자는 정도. 국악은 비인기 장르였다. 그런데도 피아노 대신 피리의 길로 들어선 학교에서 우연히 들은 피리 소리의 전율 때문이었다. 부모님께 전공을 바꾸고 싶다며 애원했고 1학년 2학기 소원을 이뤘다대학은 당연히 국악과로 갔다. 서울대 국악과에 입학했고 석사와 박사 학위도 모교에서 받았다. 한국 최초로 서울대에 국악 기악전공 박사과정이 생긴 2004. 이전까지는 실기가 없었다. 이론뿐이었다. 피리로 길을 파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2005 박사 과정에 들어가 2011 학위를 따면서 한국 피리박사 1호가 됐다.

 

전통음악과 대중음악 넘나들며 보폭 넓혀

그의 피리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다.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유분방하다. 그러면서도 고집스럽다. 절대로 편곡하지 않으며 절대로 마이크나 음향장비를 쓰지 않는다. 자유분방과 고집은 상충하는 기질.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보폭을 넓히는 자유분방과 지킬 것은 지키는 고집은 자신감.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자신감과 실력은 해외에서도 알아준다

처음에는뭐야?’ 하다가 나중엔!’ 그래요.” 피리를 처음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란다. 피리의 특징 하나는 가장 작고 가장 가벼운 악기라는 . 외국 가서 연주하면 협연자 반응이뭐야?’. 악기 같지도 않은 가느다란 막대기를 보고 콧방귀를 뀌다 소리를 듣고 나면 태도가 바뀐다. 자세를 낮춰같이 사진 찍자소셜네트워크(SNS) 친구 하자그런다. 서양악기는 깨끗하게 정제된 소리만 안다. 그에 비해 피리는 정제된 소리는 물론 거친 소리, 끄는 소리, 막걸리 같이 탁한 소리까지 낸다. 서양악기 연주자가 피리는 경이 자체다. ‘문화충격 것이다피리는 작지만 맵다. 한국사람 같다. 가장 작고 가장 가벼운 악기라고 깔보다간 큰코다친다. 국악 합주 주선율을 이끌어 나가는대장 악기 피리다. 그리고 약방의 감초다. 어디든 어울리고 어느 악기와 편성해도 어울린다. 바이올린과 협연해도 어울리고 피아노, 해금, 바리톤 가수와도 궁합이 맞다. 음역은 좁아도 다양한 소리를 내므로 유연하고 역동적이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한민족의 기질과 맞닿은 피리다.

 

김지윤 씨는 국내 1호 피리박사다. 부산예술고등학교 시절 ‘피리’ 소리에 반해 지금까지 ‘피리’의 길을 걷고 있다.(사진은 피리 독주회 모습). 

▲ 김지윤 씨는 국내 1 피리박사다. 부산예술고등학교 시절피리소리에 반해 지금까지피리 길을 걷고 있다.(사진은 피리 독주회 모습).

 

외국인들 작은 피리의 깊은 선율에 반해

피리는 1500 역사를 가진 우리 전통악기다. 피리는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5세기경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비록 외국에서 들어왔지만 오랜 역사를 한민족과 함께하면서 한민족 정서를 가장 드러내는 악기로 자리 잡았다. 500 조선 성종 제작한악학궤범 김홍도 그림에 나오는 피리가 지금의 피리와 똑같다. 2000년대 들어 개량 움직임도 있었지만 옛날 그대로 원형은 이어져 온다

피리의 전성시대는 조선시대. 대금, 단소 등과 관악기의 하나였던 고유명사 피리가 대명사 피리로 알려진 시기도 이때다. 대금과 단소 등이 호흡을 가늘고 길게 가져가면서 소리를 낸다면 피리는 케이크 촛불을 끄듯이 힘차게 불어 소리를 낸다. 불기만 해도 나라의 근심이 사라졌다는 전설의만파식적’. 신라시대만 해도 대세는 대금이었지만 조선시대 이르러 피리는 궁중과 민간 모든 영역에서 사랑받는 악기가 됐다. 조선시대 일반인은 대금이든 단소든 피리든 구별하지 않고 피리라 했다. 피리는 낯선 악기다. 우리 전통악기인데도 그렇다. 한국이 그럴진대 외국은 더하다. 한국의 피리가 외국에 소개된 적은 거의 없다. 대금, 산조 공연은 이따금 있어도 피리 공연은 드문 까닭이다. 그럴수록 김지윤 피리박사는국내외로 피리가 많구나각오를 다진다. 그런 각오로 국내공연에 이어 체코, 폴란드, 러시아 해외공연을 꾸준히 펼쳤다. 피리가 낯설다는 그만큼 나아갈 신세계가 넓다는 말이기도 하다.

 

김지윤 씨는 피리의 대중화를 위해 출판·문화예술기획단 ‘소리 숲’을 창단, 피리교본을 만들었다. 

▲ 김지윤 씨는 피리의 대중화를 위해 출판·문화예술기획단 ‘소리 숲’을 창단, 피리교본을 만들었다.


피리 대중화 위해 문화예술기획사소리 창단

 

“2012 쇼팽의 나라 폴란드에서 공연할 때였어요. 크라쿠프 대학에서 열린 작곡 축제였는데 제가 피리를 불었어요. 한국 전통음악을 들으려고 모인 현지 학생들은 실망하는 눈빛이었지요. 처음 보는 작고 가느다란 악기에 실망했던 거죠. 공연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어요. 심장을 파고드는 아름다운 피리 선율에 넋을 놓아 버린 거죠. 한국의 선율에 흠뻑 젖어 들었던 시간이었어요.”

소리 역할도 기대된다. 피리를 널리 알리겠다는 각오로 만든 출판과 문화예술기획을 담당하는소리 이다. 피리 학습의 기초는 교본. 피리 교본이 태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2013 도서출판 소리 숲을 차려신명나는 피리 여러 권의 입문서를 냈다. 초보자도 일주일이면 악보 보며 연주할 정도가 된다. 이듬해는 피리 공연 위주 문화예술기획사소리 열었다. 2014 공연단체소리 결성하고 이듬해인 2015 소리 창단공연을 했다. ‘피리, 클래식을 만나다 음반도 여럿 냈다왔다 갔다 때는 보이지 않더니 이제 부산이 보이네요.” 대학 졸업 부산 공연은 2015 부산마루국제음악제였다. 부산진구 연지동 국립부산국악원에서 협연했다. 반응이 뜨거웠다. 속이 얹힌 체증이 풀렸다. ‘그래, 이거야!’라는 감이 왔고 2016년부터 매년 소리 단독공연을 연다. 부모가 있고 친구가 있는 부산에서 공연하는 기쁨은 컸다. 자신을 키운 부산에 보답하고 싶었고 부산에 가면 해야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같았다. 올해 해운대구 중동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김지윤 씨는 피리를 알리기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 김지윤 씨는 피리를 알리기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 국악 발전에 보탤

김지윤 박사는 국가무형문화재 46 피리정악·대취타 이수자다. 이수자로 이끈 은사는 인간문화재 정재국 선생이다. 궁중음악을 사사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44 삼현육각 보유자 최경만 선생도 은사다. 민속악을 사사했다. 피리를 처음 가르쳐 은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하던 이연주 선생과 서울국립국악원 이영 선생. 모두가 피리 길을 가는 힘을 키워 주신 분이다

부산과 서울의 간격을 좁히고 싶어요.” 귀소본능인지 40대가 되면서 부산 국악 발전에 힘을 보태려는 마음이 진하다. 하우스 콘서트 같은해설이 있는 음악회 정기적인 개최, 정기연주회와 음반 발매, ·· 특강 등으로 우리 음악에 대한 안목이랄지 수준을 높이고 싶다. 한국 음악의 중심인 서울의 트렌드를 고향 부산에 알려 문화 간격을 좁히고도 싶단다. 서울대, 이화여대, 단국대, 추계예대, 국립전통예술고 등에서 강의한 20 경력의 학교현장 경험도 자산이다마지막으로 물었다. 피리 소리가 무엇이냐고? 현답이 돌아왔다. 1 피리박사다웠다구름 천천히 흘러가는 소리고, 아지랑이 나지막이 피어오르는 소리지요.”  

 

작성자
동길산
작성일자
2017-09-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2017년 9월호 통권 131호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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