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사랑의 온도탑, 구세군 자선냄비, 일일 산타 봉사활동. 소외계층을 돕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추운 겨울도 버틸만 하다. 비록 부산에서 나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온정으로 부산의 추위를 녹이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는 사람이 있다. 로리 터너(사진) 씨다. 터너 씨는 부산국제여성회(Busan International Women’s Association, 이하 BIWA) 회장으로 부산 지역소외계층 돕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자선모금부터 급식봉사까지 … 지역 소외계층 돌봄 앞장

“세 명의 자녀를 낳았고, 세 명의 손주가 있지요. 미국에서는 전문 간호사(Licnesed Vocational Nurse)로 일했고, 선생님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부산에서 BIWA 회원들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조금 더 특별할지도 모르겠네요. 회원들 간 유대감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돕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부산국제여성회(BIWA)는 1965년 창립한 단체. 부산·경남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및 한국인 여성들로 구성된 BIWA는 활발한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한글·영어 교류모임, 댄스 교실, 근교 여행 등 다채로운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25여개국 출신 회원 구성도 흥미롭다. 부산시장 부인과 미군 부인들 등 지역사회 여성 리더들로 구성된 BIWA는 다채로운 문화와 개성이 어우러져 있다. 이들은 양로원과 고아원을 후원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고 수프키친 등 급식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BIWA의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는 ‘크리스마스 바자.’ 매년 12월 첫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바자 행사에는 BIWA 회원들 외에도 복지단체, 상인, 외국인학교 등이 동참해 더 뜻깊은 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부산에서 받은 친절, 부산사람에게 보답하고 싶어

터너 씨가 부산에 온 건 2014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오게 된 부산에서 자신을 환대해준 부산사람들의 친절함 때문에 BIWA에 가입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 부산에 왔을 때, 도시와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바쁘고 화려한 부산의 이면에는 차분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지요. 그리고 외국인의 입장에서 부산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우호적이에요. 의사소통이 어렵고 관습을 잘 모르는 이방인이었던 저에게 부산 사람들은 첫날부터 반갑게 맞아 주었어요.”터너 씨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방법으로 ‘대화’를 꼽았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앉아 있으면 무작정 어느 나라 출신인지를 묻는 경우도 있다고. 자칫 무례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이지만 터너 씨는 오히려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대중교통을 칭찬했다.

“걷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대중교통이 잘 구축돼 있는 점이 너무 좋아요. 차를 몰지 않아도 도시 내 주요 장소를 갈 수 있는데, 이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요.”자선기금 모금 등 앞으로의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터너 씨. 새해에도 BIWA 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스프링 볼 등 특별한 행사를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그녀가 있어 올 겨울도 부산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