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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출혈·상처·후유증 줄여주는 로봇수술 특정 암 수술에 더욱 효과 커

닥터B의 의학칼럼 / 로봇수술과 암 치료

내용

최근 의료계에는 치료·수술방법 등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지속되는 많은 논란 중에는 로봇수술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모든 수술이 완치를 보장하지 않듯이, 수술 후 예측 불가능하게 일어나는 환자의 상태 변화는 비단 로봇수술뿐 아니라 어떠한 수술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오히려 정확하지 않은 근거를 바탕으로 특정 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면 올바른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수술을 앞둔 환자라면 무엇보다 본인의 질환 및 몸 상태에 대해 의사와 충분히 상의를 하고, 그에 따른 최적의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치료·회복 위해 로봇수술 개발

"로봇이 수술하면 과장님은 뭘 하시나요?"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매우 훌륭한 수술방법이다. 전립선 조직검사에서 안타깝게도 암이 진단된 환자에게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권할 때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쉽게 풀자면 '넌 수술에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라는 뜻이다.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하긴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의사들 역시 이런 시대가 올 줄 몰랐는데 오죽하랴' 생각하며 환자분께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게 된다.

의학이 발전해 대부분의 질병에 대한 수술의 틀이 만들어져 의술은 더 이상 발전할 것이 없으리라 여겨질 즈음, 의사들은 출혈을 최소화 하고, 상처를 더 적게 남기고, 수술 후에 덜 아프게 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이러한 연구는 복강경수술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요즘 수술을 위해 방문하는 대부분의 환자들도 복강경수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배에 구멍 뚫고 하는 수술'이라는 애매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환자분들의 말 그대로 이 수술은 환자의 배를 가르고 수술 하는 것이 아니라, 막대기 같은 수술 기구가 들어갈 통로를 만들고 몸 안을 카메라로 들여다보면서 수술하는 것이다.

로봇수술은 이러한 복강경 수술의 연장선상에 있다. 1994년 개발된 로봇인 '이솝'은 최초로 복강경 수술에 로봇을 접목한 형태로, 카메라의 상하 및 좌우, 원근을 발판이나 손잡이를 눌러 조절하는 모델에서, 수술자의 목소리를 인식하여 카메라가 작동이 되는 모델까지 개발됐다. 이는 현재의 로봇과 비교하면 매우 기초적인 기구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장치만으로도 수술 시간의 지연이나 사고 위험성을 줄이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과 꾸준한 연구를 통해 현재 수술에 사용되는 로봇시스템이 개발됐다. 현재 로봇수술이라고 하는 것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로봇팔을 환자에게 장착하고 의사는 콘솔로 로봇팔을 움직여 수술을 하는 것을 말한다.

로봇수술, 회복 빠르고 후유증 적어

전 세계적으로 로봇수술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는 비뇨기과로, 좁은 골반강 내 위치한 전립선에 생긴 암을 수술할 때 자주 쓰인다. 호두알이나 밤톨만한 크기의 전립선은 방광 아래와 항문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 수술 시 접근이 어렵고, 배뇨기능 및 성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어떤 수술보다도 더 섬세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수술이 어려운 만큼 이전에는 전립선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해도 연관 조직의 부분적 손상에 따른 어느 정도의 후유증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수술 중 출혈, 수술 후 요실금, 성기능 장애의 발생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을 통해 집도의가 진행하는 '최소 절개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출혈이 훨씬 적다. 또한 3차원 영상과 로봇 팔의 섬세한 움직임을 통해 집도의가 전립선 표면의 신경과 혈관을 잘 구분하고, 요도의 길이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고도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예후도 좋은 편이다. 로봇수술을 통해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받은 사람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고, 합병증이 적으며, 배뇨 및 성기능이 회복되는 비율도 높다.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립선에 개복수술을 한 환자가 49일 후 업무에 돌아간 것에 비해, 로봇수술을 받은 남자는 평균적으로 11일 후에 업무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로봇수술이 가장 먼저 시작된 미국에서는 현재 전립선암 수술의 약 80%이상이 로봇수술로 이뤄진다. 필자가 연수차 다녀온 미국 대학병원 두 곳에서도 1년 간 시행된 전립선암 수술의 99%가 로봇을 이용한 수술법으로 시행됐다. 로봇수술 중 가장 많은 데이터가 수집된 전립선 적출술에 관한 많은 임상연구들은 다빈치 수술 시스템을 이용한 로봇수술이 개복수술보다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미국에서 전립선 적출술을 받은 8만 명에 달하는 남성에 대한 상호 심사 연구에서는 로봇수술을 포함한 최소 침습 수술이 개복수술에 비해 사망을 포함한 거의 모든 형태의 수술 전후 합병증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고 보고됐다.

빠르고 정교한 수술 안성맞춤

로봇수술의 이점은 환자뿐만 아니라 외과의에게도 적용된다. 전통적인 개복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은 암이 전이된 위치에 따라 의사가 무리하게 손목이나 몸을 비틀어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수술 중 순간적인 고통은 차치하고서라도 외과의의 생명인 손과 팔, 특히 허리에 영구적인 무리가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로봇 팔의 관절은 540도에 걸쳐 자유자재로 회전되므로 이전에는 몇 번씩 걸쳐서 하던 작업을 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마무리 할 수 있다. 또한 외과의사의 손 떨림이나 침침한 눈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숙련된 베테랑 외과의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물론 최신 기술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거나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을 앞둔 환자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의 후에 가장 적합한 수술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로봇수술만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복강경이나 개복수술로 충분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술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포함해 많은 의료기관에서의 로봇수술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로봇수술을 진행하는 의사는 개인의 명성이나 병원 수익이 아닌, 환자의 최적의 치료와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병원 또한 자체적인 교육 및 검열 기준을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기술의 발전이 전립선암을 포함, 암 환자들에게 완치의 꿈과 더불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선물하기를 기대해본다.

작성자
이완/동남권원자력의학원 로봇수술센터장
작성일자
2015-12-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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