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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미생’의 성 대리… 부산서 쌓은 연기력 큰 힘

부산 연극무대 경험 살려 충무로 진출 … 더 좋은 연기·작품으로 고향 팬 만날 것 약속
나는 부산 갈매기 - 태인호 영화배우

내용

지난 10월 5일 밤, 해운대 영화의 거리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캐스팅 마켓 스타로드' 행사에 환호성이 일었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tvN 드라마 '미생'의 성 대리 역할로 얼굴을 알린 부산 출신의 배우 태인호가 레드카펫에 섰기 때문이다. 그는 '미생'에서 인턴사원 한석율(변요한)을 괴롭히는 성 대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천만 관객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주인공 윤덕수(황정민)의 아들로 출연해 더욱 친근해졌다. 지난 9월 개봉한 '영도'에서는 연쇄 살인마의 아들역을 맡아 소위 '미친 연기력'을 보여줬다.

부산출신 배우 태인호는 큰 인기를 모은 tvN 드라마 '미생'에서 성 대리 역할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사진은 영화 '특종:량첸살인기' 중 한 장면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대학 졸업 후 연극극단에서 연기 내공 쌓아

1980년 생인 태인호는 경성대 연극영화과 졸업 후 극단 '열린무대'에서 연극인 생활을 하며 내공을 다졌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지만 "대학교 때 임권택 감독님의 '하류인생' 공개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연기를 못해 무척 혼났던 기억이 있다"고 추억했다. 이후 좀 더 넓은 무대에서 자신의 연기를 펼치기 위해 지난 2000년대 중반 서울로 향했다.

"부산이 좀 좁게 느껴졌다. 당시 선배들의 추천도 있었다. 첫 오디션을 본 영화가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이었다."

'크로싱'으로 충무로에 입성한 태인호는 이후 '채식주의자', '아이들 …', '댄싱퀸', '신세계', '연애의 온도' 등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동시에 부산의 독립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 세계를 넓혔다. 그리고 지난해 드라마 '미생'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발현시켰다. 그는 "'미생'은 감사한 작업이었고, 기억에 남는 드라마다. 이후 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오는데 '미생'의 성 대리와 비슷한 구타유발자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그 중 진정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아서 더욱 조심스럽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존재감 드러내

드라마 '미생'이 그에게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 소중한 작품이었다면, '미생' 이전에 촬영한 영화 '영도'는 또 다른 의미로 소중한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에 초청된 '영도'는 부산 출신감독과 배우가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영도'는 연쇄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참한 운명을 살게 된 '영도'(태인호)가 살해된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고 찾아온 한 여인 '미란'(이상희)을 만나면서 인생의 변화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영도'의 손승웅 감독과는 경성대 선후배 사이고, 스태프들도 부산에서 단편이나 장편영화를 함께 작업하던 동료들"이라며 "'영도'가 손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에 더욱 중요했다"고 말했다. 태인호를 비롯해 '영도'의 주요 출연진인 김근수, 이상희, 홍경준 등이 모두 부산 출신이다. 부산 출신의 배우들이지만 활동은 서울에서 하고 있어서 촬영 스케줄 조율이 쉽지 않았지만 모두 다른 일정을 접어둔 채 부산에 모여 '영도' 촬영에 매진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그래서 영화 속 사투리는 모두 배우들의 오리지널 사투리이며, 모든 촬영을 실제 영도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

"'영도'를 촬영하면서 처음 영도에 가봤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재개발 아파트나 부두 모습이 시나리오에서 읽었던 분위기와 비슷했다. 손 감독의 고향이 영도이고, 지금도 영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잘 표현된 것 같다."

영화 '영도'에는 40년이 넘은 영선 미니아파트, 개발과 확장 속에서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조선소와 선착장, 일본식 목조 건물, 복잡한 미로와도 같이 얽히고설킨 달동네 길과 산복도로 등 알려지지 않은 영도의 신비한 공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도'같은 부산 독립영화 출연 계속 할 것

태인호는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영도'에서 연쇄살인마의 아들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영도'에서 태인호는 갈고 닦은 연기력을 발산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흔든 연쇄 살인마의 아들로 세상에서 멸시 받으며 살다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주인공 영도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인까지의 역할과 함께 영화 속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마 아버지까지 1인 2역을 맡아 진짜 괴물 같은 연기를 펼쳤다.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가슴 아팠다. 어렸을 때부터 영도가 겪은 힘든 상황들을 담아내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며 영도의 내적 아픔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 생활 7년 만에 충무로에서 자리를 잡은 태인호는 현재 강우석 감독, 차승원, 유준상 주연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촬영하고 있다. "이제 어엿한 조연이 됐다. 강 감독님을 비롯해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배우로서 익어갈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 큰 도약을 약속했다.

더불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부산의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도 밝혔다. "시간만 허락되고 나를 필요로 하면 부산의 저예산 독립영화도 계속 출연할 것이다. 최근에도 경성대 후배들과 소주를 한 잔 하면서 영화와 연기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 시간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태인호는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전보다 촬영현장에서 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부담감도 느낀다. 조금씩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지고, 작품 제의가 들어올수록 더욱 최선을 다해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시간들이 지나면 더욱 좋은 배우로, 더욱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겸손함 속에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배우 태인호.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름다운 배우가 바로 태인호다.

작성자
이원 국제신문 기자
작성일자
2015-11-2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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