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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75호 기획연재

거장의 예술혼 머문 곳, 울림이 다르다

와이드 앵글로 본 부산 –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내용

'예술은 시이며 비평이고 그리고 초월적인 것이다.' 이우환 공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글이다.

한국이 낳은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79) 선생의 작품세계를 늘 곁에 두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10일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 개관식을 열었다. 부산시립미술관 내 지하 1층, 지상 2층(총면적 1천400㎡) 규모로 들어선 '이우환 공간'은 작가가 설계부터 내부디자인, 전시배치, 공사 자재뿐 아니라 사무실집기까지 모두 직접 참여해 건물 자체가 그의 혼을 담은 예술작품이다.

이우환 작가는 스스로의 공간에 대해 "여기 오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캔버스가 걸려 있다거나 깨어진 유리판 위에 돌멩이가 얹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대체 뭘 보고 뭘 느끼라고 하는 건지 하는 의문이나 낯선 거리감이 들 것이다. 그러나 돌멩이 하나 갖다놓는 일이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으로 느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 소원이다. 그것이 오늘날 내가 미술계에 선 위치이고, 현대미술이 어떤 것인가를 알리는데 조그만 재료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한다.

현대미술의 세계적 거장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상시로 볼 수 있는 전시관이 부산시립미술관에 들어섰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10일 '이우환 공간' 개관식을 열었다(사진은 '이우환 공간'을 설명하고 있는 이우환 화백).

■작품 23점 상시로 볼 수 있는 전시관

이 작가는 "미술관 건립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부산에서 중학교를 나온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 부산시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열의가 나를 움직이게 했다. 이 공간이 부산시민뿐 아니라 세계의 관람객들에게 좋은 문화체험 공간이 되길 바라고 나아가 우리나라 미술문화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지난 10일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을 개관했다(사진은 개관 당일 이우환 공간에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는 시민들 모습).

'이우환 공간'은 전면은 유리, 나머지는 콘크리트로 된 직육면체의 간결한 2층 건물이다. 1층 전시관은 '관계항' 연작 조각작품 중심으로 2층은 '점, 선, 바람'과 '대화'를 시도하는 회화작품이 주를 이룬다. 전시작품은 모두 23점.

1층은 돌과 철판이 간격을 두고 바닥에 놓여있거나 세워져 있다. 자연에서 가져온 돌과 공장에서 만들어진 철판이다. 자연과 산업사회의 조응을 의미한다. 이 작가의 말을 빌리면 '참 희한하네. 이게 뭐지' 하는 의문이 들면 성공적인 감상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유리창을 통해서도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마당 저편에서 철판과 자연석이 회의를 하는지 묵언 수행 중인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2층 첫 전시실에는 이 작가의 1970∼1990년대 평면작품 4점이 걸려 있다. 이우환 공간이 일반미술관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유리로 마감한 천창에서 흘러들어 오는 빛으로 자못 쾌적한 분위기의 전시장에는 '대화' 연작 4점이 기다리고 있다. 여백의 미가 그득하다. 붓 터치 한번으로 그어 점인 듯 선인 듯 그림은 간결하기만 하다. 그러나 한참 바라보노라면 여백과 그 사이의 공간이 주는 울림은 점점 복잡하고 역동적인 힘을 발휘한다.

옛 선사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 했지만 '이우환 공간'에서는 그 달을 넘어선 공간을 봐야하는 이중 관점이 있는 셈이다.

지난 10일 '이우환 공간' 개관식에서 이 화백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개관식, 국내외 예술관련 유명인사 줄이어

한편 이날 개관식에는 이우환 작가와 서병수 부산시장, 국내외 미술관장, 문화예술단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프랑스 최대 주간지 '르피가로' 미술 전문기자인 발레리 뒤퐁쉘, 알프레드 파스크망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전 관장, 미국 휘트니 미술관의 큐레이터 크리스틴 스타크만, 러시아 최대 미술관인 에르미타주의 큐레이터 드리트리 오제르코프 등도 함께 해 이 작가의 명성을 입증했다.

전시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우환 화백.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부산이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좋은 선물을 받았다. 부산에 오면 꼭 찾아가볼 명소로 '이우환 공간'이 자리하도록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이우환 공간'의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고 금요일과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5-04-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7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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