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창업, 부산 어묵 맛의 자존심
부산 기네스를 찾아라! ⑩삼진식품
3대째 가업 이어 어묵 제조 … 영도에 ‘어묵전시체험관’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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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은 ‘오뎅’의 우리말. 국어사전 뜻풀이는 이렇다. 생선살을 갈아 소금, 갈분, 미림(味淋) 등을 섞고 나무판에 올려 쪄 익힌 일본식 음식. 미림은 조미료로 많이 쓰이는 일본 술이다. 돼지국밥, 밀면, 동래파전 등과 함께 어묵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지 오래다. 일본식 음식 어묵이 어떻게 해서 부산대표 음식이 됐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100년보다 더 오래 전 부산이 개항하면서 일본인이 대거 부산에 살게 됐기 때문이다.
1953년 ‘삼진식품’ 이름 달아
그러니까 부산 어묵의 역사는 100년 이상 될 만큼 두텁다. 부평동시장은 1910년 개장한 전국 최초 공설시장. 1924년 조선총독부 발행 ‘조선의 시장’에 ‘부평시장은 쌀, 어묵, 채소, 청과물 등이 주종을 이루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일본 음식 어묵이 그 무렵 일반화됐음을 의미한다. 부산 어묵의 역사를 이끈 기업은 숱하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맞은편 부산데파트 자리 동광동시장에 1936년 들어선 일본인 어묵공장이며 광복 직후 부평동시장에 들어선 동광식품이며 동광식품과 삼진식품 공장장 출신이 뭉쳐 영주동시장에 차린 환공어묵이며 초량어묵으로 알려진 영진식품 등등이 부산 어묵의 역사를 장식한다.
삼진식품은 부산에 남아 있는 어묵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오래 된 기업. 일본에서 제조기술을 익힌 박재덕 선생이 1950년 영도구 봉래시장 입구 판잣집을 빌려 개조한 어묵공장이 모태다. 어묵의 가장 큰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 한 푼 두 푼이 아쉬운 전쟁 피란민 기호식품이 되면서 호황을 누렸다. 1953년 삼진식품 간판을 정식으로 내걸었다. 사람이 넘치고 원재료를 조달하는 수산시장이 가까워 나날이 번성했고 마침내 부산 어묵 원조로 우뚝 섰다.
어묵전시체험관 인기… 해외 수출 활발
“선대부터 3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맛과 비법으로 전통을 이어 왔습니다.” 삼진식품 박종수 · 박용준 부자는 창업주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아 부산 어묵 1번가 자부심을 이어간다. 영도 제1공장은 100% 수제 어묵만을 제조한다. 박물관을 겸한 어묵전시체험관에선 어묵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어 주부와 아이에게 인기가 높다. 목재와 벽돌로 마감해 고풍스런 건물 외벽엔 ‘SINCE 1953 부산어묵’ ‘1953 부산어묵의 원조’란 문구를 고딕체로 써 넣어 60년 이어 온 장인정신이랄지 자부심을 드러낸다.
어묵은 지난날을 떠올리는 음식이지만 삼진식품은 미래로 나아가는 기업이다. 본사가 있는 장림 제2공장은 최신식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어 유일무이한 수제어묵을 대량 생산한다. 일본에도 수출한다. 어묵은 일본식 음식. 일본이 종가인데도 어묵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기업, 어묵 종가를 뛰어넘는 어묵 본가가 바로 삼진식품인 셈이다.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최근에는 이영돈 PD가 진행하는 채널A ‘먹거리 X-File’에 착한 어묵 집으로 선정돼 순풍에 돛을 달았다.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삼진어묵’을 검색하면 주소가 나온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2014년 5월호
- 작성일자
- 2014-05-1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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