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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나라 빼앗긴 설움 절절한 민족의 울분

이야기 한마당 - 용호동 분개염전

내용

1740년 편찬의 동래부지에 의하면 동래부 남촌면에 분포리(盆浦里)가 있는데 동래부관문(현, 동래구 수안동)에서 28리 떨어진 곳이라 했다. 1899년 편찬의 동래부읍지에도 분포리가 기록되어 있다.

이는 소금을 굽는 동이(盆 : 동이 분)가 여기 저기 있어서 소금 굽는 동이가 있는 갯가(浦 :갯포)라 해서 ‘분포리’라 한 것이다. 지금의 남구 용호1동과 3동으로 옛 동국제강이 있던 주위 일대를 ‘분포’라 했다.

그 유래는 지금부터 약 400여 년 전 석포리(石浦里 : 현재의 대연동 평지지역으로 돌자갈의 갯가마을이 되어 석포리라 했는데 동래부지에도, 동래부읍지에도 석포리의 기록이 있음.) 동쪽에서 염전(鹽田)을 시작한 것이 세월의 흐름을 따라 바다가 자연적으로 매립되어 해안이 동쪽으로 밀려가면서 염전도 지금의 용호동쪽으로 서서히 옮겨졌다는 것이다.

한·일 합방으로 터전 상실

그런데 한·일 합방 직전부터 우리나라 정치·외교에 간여해 온 일본 통감부는 질 좋은 소금의 생산지인 분개염전에 눈독을 들여 ‘시험제염용호출장소’를 설치하고 1909년에는 44만 4006근에 달하는 제염 실적을 올렸다.(1910년의 총독부 발행 재정통계연보)

한·일 합방이 되자 조선총독부는 권력을 이용하여 영도 남항동에서 제염업을 하고 있던 일본인 시라이시 우마다로오(白石馬太郞) 형제를 시켜 그 동안 제염업을 하고 있던 우리나라 사람을 내쫓고 그들 형제가 염전을 불하 받아 제염업을 하게 되었다. 이때는 제염연료인 석탄과 기타 운영비 일체를 조선총독부가 지급하고 생산된 소금은 전매국에 공정가격으로 납품했다.

해방 이후 공업화에 자취 감춰

8·15 광복 후에는 정부에서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제조된 소금을 8할까지 전매청에 정부고시가격으로 납품하게 되어 생산의욕을 잃게 되다가 근대공장의 진출로 염전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동국제강과 일반 공장과 주택가가 되었다.

그런데 동국제강이 선 그 이전의 염전자리는 앞에서 말한 그대로 비가 쏟아질 때면 주위 산에서 흙모래와 돌자갈이 물길따라 흘러내려 바다가 메워진 하천(河川) 부지와 같은 땅이었다. 지번(地番), 지적(地籍)에도 등재(登載)되지 않은 공유지(公有地)가 되어 우리나라 사람이 그 공유지에 염전을 일구어 삶을 영위해 온 것이었다.

그런 자리에 한·일 합방 이전 일본통감부가 있었을 때 ‘시험제염용호출장소’를 세우고 한·일 합방이 되자 일본총독부는 공유지인 그 땅을 일본인 시라이시 형제에게 헐값으로 그것도 연부로 불하하여 석탄과 기타 운영비를 대어주고 제염(製鹽)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일제 횡포 속에 소작농 전락

그러니 우리의 공유지 땅이 시라이시 형제의 개인소유가 되고 시라이시 형제는 소유권을 주장하며 이제까지 염전을 경영하며 살아가던 우리의 분개마을 사람들을 내쫓았다.

대대로 이어온 염전을 빼앗긴 우리나라 사람은 일본인의 횡포에 저항했다. 심지어는 원주민 이석종(李石鍾)이 경작해 온 밭까지 그들의 소유라 하여 일본도(日本刀)를 휘두르며 위협했다. 그들에 저항한 이석종 씨는 부상까지 입었다.

끈질긴 저항·일제 침탈의 본보기

이 같은 원주민의 저항은 오랜 날 계속되었는데 1920년에는 일본인 시라이시 일당이 일본 헌병대와 경찰 그리고 일본인 불량배까지 동원하여 밤으로 분개마을을 습격하여 대문을 부수고 가재도구를 박살내는 횡포를 부렸다. 겁에 질린 분개마을 사람은 은신도피까지 했다.

무력에는 당해낼 수 없는 분개마을 사람들이었다. 분개염전은 완전하게 그들의 손에 넘어가고 분개마을 사람은 그들 일본인 염전에서 고용살이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 분개마을의 염전쟁탈전은 일제시대 일제가 가진 토지수탈과 이권탈취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01년 3·4월호
작성일자
2013-02-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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