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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배고픔 씻어준 고구마의 첫 재배지 영도

이야기 한마당 - 영도와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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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한마당|영도|
내용

영도의 청학동에 ‘조내기’라는 자연마을이 있다. 그렇게 ‘조내기’라 한 것은 조수(潮水)가 내리는 곳이라 하여 ‘조내기’라 하였다는 설(說)이 있는 반면 조엄이 일본의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가져와서 이곳에 심게 한 뒤 그것을 거둘 때 조씨 고구마를 캐내기 시작하였다고 ‘조내기’가 되었다는 설이다.

여기서 말하는 조엄은 1757년 7월 동래부사로 부임하여 1759년 1월에 충청도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동래부의 상급관서의 장(長)인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하였고 1763년 7월에는 일본으로 통신사(通信使 : 外交使節을 말함) 정사(正使)의 임무를 띠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우리나라에서 고구마를 맨 처음 재배한 곳이 영도였다는 이야기는 조엄 통신사이야기에서 비롯된다.

조엄이 통신사로 가는 그 길에 대마도에 상륙하여 얼마간 머물게 된 그때 대마도에서 땅속에서 자라는 고구마를 보고는 이 고구마를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면 곡식의 흉작을 입을 때 대체(代替)식량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곳에서 고구마 재배법을 듣고 익혀 그 고구마를 돌아오는 수행원 편으로 부산진으로 먼저 보냈다.

조엄이 1764년 7월에 통신사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도 대마도에 들려 그 재배법을 소상히 익혔다.

고구마 재배법은 지금도 그렇지만 가을에 땅에서 파낸 고구마를 저온상태로 보관하였다가 이른 봄에 짚이나 나뭇잎이 썩는 발효열을 이용한 묘상(苗床)을 만들어 묻어두면 그 고구마에서 많은 싹이 나온다. 그 싹을 묘상에서 그대로 기르면 줄기가 길게 덩굴이 되어 뻗어난다.

그렇게 뻗어난 덩굴줄기를 여러 토막으로 잘라 북을 돋운 밭에 묻는다. 묻은 줄기는 발근(發根)을 하면서 굵어져 고구마가 된다.

조엄이 통신사로 가서 1년만에 돌아올 때도 씨고구마를 얻어오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고구마에 집착하고 있었다. 목민관(牧民官)이 가진 정성이었다.

돌아와서는 대마도가 섬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섬에서 재배하는 것이 옳을 것이란 생각으로 7년 전에 부사로 있었던 동래의 영도와 경상관찰사로 있을 때의 관할 지역인 거제도(제주도라는 기록도 있으나 거제도가 맞을 것임)에 심게 했다.

조엄 통신사에게서 씨고구마를 받을 때는 강필리(姜必履)가 동래부사로 부임할 무렵이었다. 강필리는 7년 전의 선배 부사에게서 고구마 재배법을 배워 성심성의로 고구마 재배에 매달렸다. 배를 타고 영도까지 가서 재배하는 상황을 여러 차례 점검했다. 강필리 부사는 고구마의 재배법과 저장법을 밝힌 육종서(育種書)인 감저보(甘藷譜 : 甘藷는 고구마를 말하고 譜는 문서란 뜻임)라는 책까지 내었다.

그렇게 전 동래부사이자 통신사였던 조엄과 강필리 부사의 정성으로 영도에서 고구마 재배가 성공되면서 조내기고구마가 유명해졌다. 그와 함께 고구마 재배가 전국으로 퍼져갔다.

일제 때만 해도 청학동 동삼동 뒷산 일대 황토밭에서 나는 조내기고구마는 붉은 색깔을 띠어 크기가 작고 맛은 잘 익은 밤맛이었다. 그 가운데도 지금의 청학동 2동에서 태종대로 가는 간선도로를 따라 가다가 조그마한 산등성이가 나오는 그 산등성이를 일산배기라 하는데 일산배기서 나는 고구마맛이 뛰어나서 일산배기고구마라고도 했다.

그러나 조내기고구마의 산지도 지금은 주택가로 메워져 옛 자취마저 찾을 길이 없다. 이곳이 어찌 그 유명한 고구마의 첫 재배지가 될 수 있으랴 할 정도다.

조내기고구마 그 가운데도 일산배기고구마의 유래는 하나의 전설처럼 되어가고 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01년 1·2월호
작성일자
2013-02-14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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