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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그림조차 끊어지는 섬, 절영도

부산이야기 ‘부산 지명유래’ - 영도

내용

지명은 그 지역의 역사성 또는 특성을 드러내거나 덕성(德性)을 지닌 말로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러한 지명은 지역 안에서 불려지기 보다 남들이 남의 지역을 가리키기 위해 쓰이는 바가 많다. 그것은 내 이름은 나를 위해 있기보다 남이 나를 지적하기 위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남이 부를 이름이래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남이 자기들의 편리를 위해 상대방의 이름이 지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이름에 영도의 봉래산(蓬萊山)이 있다.

봉래산은 영도를 형성하고 있어서 산의 이름보다 섬의 이름인 절영도(絶影島: 현재의 영도는 두자 이름을 형성하기 위해 절(絶)자가 빠진 것임.)라 불렀지 산의 이름은 그리 쓰이지 않았다. 그런데 개항 이후 현재의 중구지역이 일본인전관거류지가 되면서 일본인이 중구지역에서 영도를 바라볼 때는 섬이라기보다 우람한 산으로 보였다. 그 당시만 해도 우거진 산림이었던 봉래산은 벌채(伐採)로 서서히 민둥산이 되어 갔다. 그래서 중구지역의 일본인들은 ‘고가쯔산(枯渴山)'이라 제멋대로 불렀다. 枯(고)는 ‘마른나무’ 고이고 渴(갈)은 ‘목마를 갈'이다. 나무가 마르고 목이 마른 산이라면 얼마나 흉한 이름인가? 비록 산을 비하해도 분수를 넘었다.

날로 부르는 지명이나 인명은 그 지역 그 사람의 정감 정서로 닿아온다. 지명 인명을 미화된 덕성스러운 말로 고르는 것도 그 까닭이다.

그런데 영도의 산의 본래 본 이름은 봉래산이었다.

오늘날의 영도 동삼동 중리에 절영도 수군첨사영(지금의 해군 기지)이 있었는데 1885년 무렵의 수군첨사(해역(海域)의 방비를 맡은 수군의 최고 지휘관) 임익준(任翊準)이 한적한 산 주위로 안개구름이 스쳐가고 스쳐오는 경관을 보고 이게 바로 안개구름 따라 오가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신선이 사는 삼신산(三神山 : 전설적인 산으로 봉래산(蓬萊山)·영주산(瀛洲山)·방장산(方丈山)을 말함.) 가운데 동쪽 바다 한가운데 있다는 봉래산이라 하여 그리 이름난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영도는 사람이 그리 살지 않고 나라에서 기르는 말의 국마장(國馬場)이 되어 이곳에서 방목(放牧)된 말이 빨리 달릴 때면 그림조차 끊어진다 하여 끊어질 절(絶) 그림자 영(影) 섬 도(島)의 절영도였다. 그러한 해중고도(海中孤島)의 인적이 드문 산을 봉래산이라 이름하면서 골짜기마다 골 동(洞)자를 붙여 봉래산 아래 있다 하여 역시 신선이 사는 삼신산의 하나인 영주산 신선이란 뜻으로 영선동(瀛仙洞)이라 하고 봉래산 주맥이 닿은 곳이라 하여 봉래봉이라 하고 여자 신선이 사는 곳이라 하여 신선동(新仙洞)이라 하고 신선이 타는 푸른 학의 형상이라 하여 청학동(靑鶴洞)이라 한 것이다.

봉래산 아래는 그렇게 신선과 연관된 영선동·봉래동·신선동·청학동 들의 멋진 이름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나무도 목도 마른 고갈산 아래 그러한 마을이 있다면 말이나 될 일인가? 고갈산이란 이름이 봉래산으로 온전하게 찾아진 것도 몇 년 밖에 되지 않는다. 봉래산 이름을 되찾고는 영선동·봉래동·신선동·청학동 등은 제 모습을 되찾아 생기를 되살리고 있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00년 11·12월호
작성일자
2013-01-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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