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굴은 참굴, 굴조개, 모려(牡蠣),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기원전부터 식용으로 양식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선사시대 조개더미에서 많이 출토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강원도를 제외한 7도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고, '전어지' '자산어보' 등에는 형태에 관한 기록이 있다.

패각(貝殼)은 상 하판 2장으로 모양이 다르고 검은 회색의 거친 표면을 갖고 있으며 양쪽 패각 내면은 희고 매끄럽다. 패각은 탄력성이 있는 접번인대(hinge ligament), 즉 굴의 물날개인 널검지에 의해 부착되며 작은 섬모 파동운동에 의해 바닷물을 빨아들여 작은 유기물인 플랑크톤을 여과시켜 먹이로 이용하는데 그 중 규조류가 가장 많다.
 

임금님 진상품 '어리굴젓'

서양에서는 R이 없는 달(5∼8월), 일본에서는 벚꽃이 지는 때부터는 굴을 먹지 않는 습관이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산란기여서 맛도 없어지고, 중독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맛이 가장 좋을 때는 11∼3월이다. 껍질을 깐 생식용 굴은 윤택이 나고 살이 팽팽하여 둥근 형태이고, 주변 검은빛이 선명한 널검지가 발달된 것을 선택한다. 특히 널검지가 발달한 것은 어리굴젓을 담글 때 양념을 잘 받아들여 좋은 굴이다. 어리굴젓은 굴을 염장하여 1주일 정도 발효시킨 후 고춧가루를 비롯한 양념을 한 것으로 임금에게 올린 진상품이었다.

서양에서는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일이 거의 없지만 굴만은 옛날부터 생식하고 있으며 '바다의 우유'라고도 하며 최음성 식품으로 간주한다. 피부를 곱고 희게 하는 최고의 미용식으로 통하며 스태미나 부족 해소, 질병 후나 산후회복, 모유분비 등에 효과가 있다. 굴은 무기질과 맛난(감칠맛) 성분인 타우린, 글리코겐을 비롯하여 알라닌, 글리신 등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며 그 중에서도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정상으로 낮춰주는 작용을 하므로 고혈압에 의해 발병되는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기질 중에서는 아연과 구리가 많이 함유되어 아연(Zn)은 발육을 촉진하고 상처의 회복을 빠르게 하며, 미각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역할과 성호르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후회복 뇌졸중 효과 큰 '바다의 우유'

구리(Cu)는 철분을 이용하여 헤모글로빈 합성을 도와 빈혈을 예방하고, 비타민C의 이용을 돕는 작용이 있다. 비타민 B2는 세포재생이나 에너지대사를 돕고, 건강한 피부와 모발 등을 만들고, 성장을 촉진하며, 노화를 지연하는 역할을 한다. B12는 적혈구를 생산하거나, 신경세포의 단백질, 지질, 핵산의 합성을 도와 신경계를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엽산은 빈혈 예방, 건강한 발육, 유전자정보의 보존 및 지령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임신 수유 중에는 필수 영양소이다. 굴은 철분, 구리, 아연, 비타민B2와 B12, 엽산 등 빈혈방지에 필요한 영양소를 많이 함유한 우수한 식품이다. 100g당 에너지는 60㎉로 열량은 적고, 영양소는 듬뿍 들어 있다. 소화흡수가 잘 되고 간질환 후의 체력 회복에 좋은 강장식품이다.

굴은 진한 식염수나 무 간 것으로 점질물을 씻어내면 깨끗해진다. 어리굴젓을 비롯하여, 레몬 식초를 이용한 굴회, 굴전골, 굴두부, 굴밥, 굴튀김, 굴구이, 버터구이 등의 음식이 있다. 단 가열을 오래하면 살이 단단해지고 풍미가 날아가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