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느 해보다 뜨거운데요. 해운대 비프 빌리지는 쟁쟁한 스타감독과 배우들로 연일 수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주 무대인 해운대의 열기는 상상 그 이상인데요.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어딜 가나 발 디딜 틈 없습니다. 영화제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묵자가 제안합니다. 부산에서 맛보는 색다른 별미!!! 평소, 늘 먹는 음식 말고, 부산에서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 바로, 앙장구 밥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앙장구가 뭐냐고요…? 사실, 묵자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부산 기장 일광면의 특미, 앙장구밥! 사진은 이랬습니다. 사진을 보니… 입안에 군침이 돌면서,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요. 노랗게 잘 익은 게 꼭 성게 알 같죠.

앙장구는 성게 중에서도 말똥성게를 말합니다. 말똥성게는 둥글게 말똥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수심 3~5미터 사이 바닷속 바위틈이나 해초 사이에 서식하며,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가 알이 꽉 찬 게 제맛을 낸다고 해요. 까슬까슬 못생겼지만, 그 속을 까보면 주홍빛을 띄는 노랗게 익은 알이 말랑말랑하게 나오는데요. 짙은 주홍빛을 띄면 띌수록 차지고 고소한 맛을 낸다고 해요. 부산에서는 기장이나 일광, 장안 쪽으로 가면 가을이나 겨울에 해녀들이 말똥성게를 손질하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앙장구 밥은 말똥성게 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이맘때 먹어야 제맛이라고 하는군요. 부산국제영화제도 즐기고, 기장까지 드라이브하며, '앙장구 밥'도 먹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은데요. 묵자, 부산의 특미 '앙장구 밥'을 소개하기 위해, 기장 일광으로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기장 일광 기차역 부근의 미청식당. 여느 백반집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낡고 오래된 모습인데요. 왜소한 외관에서 왠지 모를 맛집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이곳은 아버지부터, 며느리, 동생까지… 대대로 내려오는 식당으로, 이 일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해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조용한 외관과는 달리… 가게 내부에는 손님들이 꽉 차 있습니다. 대부분 '앙장구 밥'을 먹고 있는데요. 묵자도 얼른 앙장구 밥을 주문했습니다.

앙장구 밥이 나오기 전, 야무지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입맛을 돋우는데요. 갈치조림, 다시마, 소라, 청각, 미역, 젓갈, 김치 등등 바다에서 나고 자란 싱싱한 해산물들로, 하나같이 신선하고 맛깔스럽습니다. 이 밑반찬만으로 밥 한 그릇 뚝딱 비울 것 같은데요.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앙장구 밥이 나왔습니다.

하얀 밥 위에 샛노랗게 덮은 말똥성게 알. 그 위에 얹어진 고소한 김과 깨, 참기름.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묵자의 코끝을 자극하는데요. 그냥 바라만 봐도 숟가락을 뜨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니… 묵자의 위는 야단법석~ 난리 그 자체입니다. 성게 알이 부스러질까… 어린아이 볼을 만지듯 살살 버무려 조심스럽게 한 숟가락 떠보니, "아, 이게~ 바다의 맛이구나!" 캬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데요. 쌉싸름하면서도 진한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향긋하게 퍼집니다. 고소한 밥은 목구멍을 타고 자르르 미끄러지는데요. 언제 먹었나 싶게… 또다시, 입안 가득 군침이 돕니다.

기장 일광 해녀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건져 올린 말똥성게. 밥 한 그릇을 뒤덮을 정도니, 얼마나 많은 성게가 들어갔을까요… 말똥성게는 대부분 일본에 수출될 정도로… 귀하디귀한 고급음식인데요. 가격은 1만 5천 원입니다. 선선한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제도 즐기고, 기장에 들러 바다의 향 가득한 '앙장구 밥'도 맛보세요!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좋아할 웰빙음식, 앙장구 밥과 함께 든든한 가을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