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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복날, 100% 순메밀막국수

묵자의 Food Talking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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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내용

장마가 드디어 끝난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여름철, 변덕스런 날씨에 묵자도 지쳐 있습니다. 이럴 땐 든든한 보양식을 한 그릇 쭉~ 마셔줘야 제격인데요. ㅋ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가 않네요. 아~ 시원하게 한 그릇 후루룩- 마셔버릴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아그작 아그작- 씹어 먹을 얼음도 필요하고요. 묵자의 답답한 속을 후련하게 해줄 맛있는 요리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이번에 선택한 메뉴는 메밀로 만든 ‘막국수’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막국수 집이 부산에 몇 군데 있는데요. 사직동의 '주문진 막국수', 수영구 '둔내 막국수' 등등…입니다. 이들 중, 묵자의 관심을 끈 곳은 '면옥향천'이라는 곳인데요. 100% 메밀 막국수를 만드는 곳이라고 해요. 묵자가 알기엔, 100% 메밀 면을 뽑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100% 메밀로 만든 면발은 뚝뚝~ 쉽게 끊어진다고 하는데… 100% 메밀 막국수가 가능하다고 하니, 얼른 쫓아가 봤습니다.
 

순찐한~ 그녀, 100% 순메밀을 찾아..

면옥향천은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시립미술관에 내려, 해운대 우동 시장을 찾아가면 됩니다. 우동 시장 입구 즈음에서 '면옥향천'이라는 간판을 볼 수가 있는데요. 생각보다 아주 작은 가게입니다. 묵자가 도착했을 때,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는데요. 하지만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제법 있고, 포장까지 해가는 손님들도 만날 수 있었어요.

가게로 들어서니, 중앙엔 서너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고요. 벽면으로 친구끼리 나란히 앉아 어깨를 맞대고 먹을 수 있는 일고여덟 개의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이 집에 정말 '100% 순 메밀 막국수'가 있을까요…? 들어서자마자, 메뉴판부터 확인해보니… '순 메밀 막국수'라는 메뉴에 '100% 메밀가루'라는 글귀가 한눈에 쏘옥~ 들어오네요. 가격은 9천 원입니다.

 

코끝에서 퍼지는 풀잎 향, 순메밀의 매력

정말, 100% 순 메밀일까…? 묵자, 갑자기 가슴이 콩닥콩닥~ 흥분되기 시작합니다. 사장님께 통성명 하고, 얼른 한 그릇 주문하는데요. 사장님이 다시 한번 다른 메뉴를 생각해보라고 만류합니다. 실제, 다른 손님들에게도 '순 메밀 막국수'는 적극 권하진 않는다고 해요. 그 이유는 100% 순 메밀 막국수를 안 먹어본 사람들은 약간의 거부감을 느낀다고 해요. 그래서, 예전에 먹어본 적이 있는지… 처음 맛보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충분히 사전 설명을 해준다고 해요. 게다가, 먹기 전에 조그만 ‘시식 접시’가 따로 나오는데요. 메밀은 이런 맛이니… 미리 살짝 맛보라는 거죠.

'순 메밀 막국수' 시식 접시.

100% 메밀로 만든 면이 시식 접시에 조그맣게 담겨 나옵니다. 사장님이 먼저 향을 음미해보라고 권하시는데요. 묵자 코를 킁킁거려봤더니- 산뜻한 풀 향이 코끝에 닿았다 사라집니다. 아~ 이게 메밀향이구나! 하얀 메밀꽃이 피어있는 메밀의 고장 봉평에 와 있는 듯 코끝에서 메밀 향이 간질간질합니다.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녀. 순 찐한~ 메밀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막국수가 요렇게 새하얀 것은 겉껍질을 깐 순 메밀을 빻아서 면을 뽑았기 때문입니다. 오~ 그냥 바라만 봐도 예사롭지 않은데요. 얼굴만 한 대접에 시원한 육수를 붓고, 그 위에 사뿐히 말아 올린 순 메밀면. 여기에 쫄깃한 양지 고기와 담백한 달걀, 아삭한 오이와 열무가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요. 한입에 후루룩- 샥샥- 먹어보니, 담백하고, 고소하니 정말 맛있네요. 묵자는 순 메밀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었어요. 게다가, 국물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그 남자 '김정영' 메밀에 미치다!

순 메밀 막국수. 그녀의 몸을 촉촉하게 적신 요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담백하고, 담백하면서도 개운한 것이 특징인데요. 양지머리와 잡뼈를 충분히 우려낸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2:1 황금비율로 섞은 것이 비법이라고 해요.

육수도 육수지만 순 메밀은 워낙 예민하고 까다로워~ 조금만 반죽을 잘못해도, 뚝뚝 끊어지는데요. 까다로운 그녀를 완벽하게 하나의 요리로 완성하기까지 김정영 사장님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요즘 제면 기계가 좋아서 가능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사장님. 원래 일본식 우동면을 만들다가, 메밀면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바꾸게 된 이유는… 메밀 제면법이 훨씬 어렵다 보니 '캬아~ 요놈 봐라~' 라는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까다로운 순 메밀면을 만나는 순간, 자신이 극복해야 할 산처럼, 넘어야 할 그 무언가를 만난 것처럼… 알 수 없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하루에 17시간씩 주방에서 일하다 보니, 솔직히 늘 모든 게 힘들었어요. 모든 게 힘들어서… 어느 순간 주방에서 뛰쳐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매일매일 그만둬야지! 그만둬야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내가 살려면 이걸 극복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하다, 피하다, 드디어 맞서게 되었습니다. 맞서자…! 이게 삶이라면, 맞서고 즐기자! 라는 생각을 했더니, 오히려 장사도 잘되고, 제 삶도 술술 풀리더라고요."

삶과 맞서면서, 삶을 즐기게 되면서… 어려운 일에 도전하게 된 김정영 씨. 그 이후로, 메밀과 사랑에 빠져버렸는데요. 메밀도 12종류 200여 개가 넘는데요. 사장님은 자신만의 메밀 막국수를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메밀을 찾아냈고, 그 종류를 쭉~ 받기 위해 계약재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사장님은 눈 뜨자마자, 제면실로 내려와 반죽하고, 제면기를 돌리는데요. 매일매일 반죽하고, 제면기를 돌려 신선한 면발을 뽑아내는 것이 맛의 비결입니다.

 

기름부터 다르다! 돈까스와 고로케!

순 메밀 막국수 이외에 다른 소바는 메밀가루 37%에 밀가루를 넣고, 우동 제면 법을 살짝 응용해 쫄깃함을 더한 것이 특징인데요. 이 집에서 보통 순 메밀 막국수 말고, '소바 + 돈가스'가 인기라고 해요. 37% 소바도 면발이 탱글탱글 쫄깃한 맛이 젓가락을 당깁니다. 여기에 곁들여진 돈가스 역시 바삭바삭 고소하고요. 돈가스뿐 아니라, 고로케도 일품인데요. 이곳의 돈가스나, 고로케가 바삭바삭한 이유는 튀김 테크닉 때문이라고 해요. 튀김 테크닉? 튀김을 할 때 카놀라유 등 4가지 종류의 기름을 섞어 사용한다고 해요.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 고소함을 더하는 것도 비법이라고 해요. 입맛을 돋우는 고소한 향부터, 바삭한 맛까지 어디 하나 그냥 쉽게 만들어지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 사장님의 철학처럼, 꼼꼼하면서도 섬세한 노력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가는 작은 식당인데요. 작지만 알토란같은 그곳에 부담 없이 한번 들러보세요! 면옥향천 051-747-4601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2-07-2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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