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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이상소견 없는데 소화·배변장애?

처방대로 약 먹어도 쉽게 재발!!!
‘신경성’이라 어물쩍 말고 원인치료를

내용

검사 상 이상소견이 없는데도 소화기장애나 배변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신경이 예민해서 일어나는 신경성소화기장애다. 이렇게 사전적으로는 검사 상 이상이 없는 위(胃)나 장(腸)의 질환을 신경성소화기장애라고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위벽, 장관벽의 염증이나 궤양, 천공(穿孔)등의 기질적인 증상을 포함한다.

왜냐하면 신경성질환은 일정한 병리기전이 없고 변화무쌍한 증상의 한계를 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민한 신경·스트레스가 원인

신경성소화기장애는 크게 신경성위염과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나눈다. 이 두 가지 질환은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위냐 장이냐에 따라 구분할 뿐 신경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발병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치료의 핵심은 다르다. 같은 병명의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라 하더라도, 그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과 처방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경성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보니 ‘신경성’이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쓸 수밖에 없고, 뿌리를 뽑을 수 있는 처방이 없으니 ‘신경성’이 진정될 때까지 소화제나 제산제로 시간을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경성위염의 증상은 복통, 위경련, 소화불량, 명치통증, 체증, 역류성식도염, 복부팽만감, 식욕부진, 트림, 구토, 메슥거림은 물론 환자가 호소하는 소화기와 연관된 모든 증상이 다 해당된다. 두통, 어지럼증, 번민, 불면, 불안, 초조 등의 제반 신경과 증상도 모두 아우른다. 그래서 많은 환자들이 “나는 체하기만 하면 머리가 아파요”라든가 “나는 속이 불편해지면 잠이 오지 않아요” 같은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집 아닌 다른 곳서 대변 못 본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은 주로 설사와 변비, 시원하지 않은 가늘고 무른 대변에다 흔히 복통을 겸하기도 한다. 복통은 대변을 보고나면 호전되는 특징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점액질변, 복부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전신피로, 두통, 불면 등 수많은 증상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 신경성위염증상과 동일하거나 연계되어 나타난다. 여행을 하거나 집밖에만 나가면 대변을 보지 못하거나, 장거리 여행 시 화장실이 없는 버스나 교통편을 이용할 때 출발 전에 반드시 대변을 보아야 되거나, 시험장에서나 긴장을 할 때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신경성이 아닌 일반 위염은 과식이나 급한 식사, 불규칙적인 식사, 특정 음식물,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감염, 진통제, 소염제, 아스피린 등의 약물,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진통제나 소염제,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을 제외한, 일반적인 위염의 원인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일반 위염의 원인이 너무도 주관적이고, 신경성소화기 장애가 없는 사람들은 위에 열거한 일반 위염의 원인으로부터 대체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영업직이나 택시운전자와 같이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위염치료를 받고 있어야 마땅한데 조사를 해보면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떤 개연성을 주장하거나 아주 낮은 확률적 요소들을 직접적인 원인이라 함은 객관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신경성질환, 원인치료가 가장 중요

헬리코박터균도 거론의 대상이 된다. 배리 마샬 박사에 의해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헬리코박터균을 위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기 전까지 위염환자에게 시행되었던 기존의 위염치료는 전부 엉터리였다는 말이 아닌가! 개인의 용량을 극단적으로 초과한 식사와 음주, 강한 독성물질이나 약물, 상한 음식물을 섭취한 경우 외에는 거의 모든 소화기장애증상을 신경성소화기장애라 단언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위나 장이 불편한 사람들은 누구나 위나 장을 치료해야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쉬 치료가 되지 않거나 곧잘 재발을 한다면 그 치료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신경성질환은 증상의 경중에 상관없이 그 신경성이 초래된 원인치료를 하지 않고는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간·쓸개·심장의 열 풀어줘야

한방에서는 신경성소화기장애의 원인을 주로 간, 쓸개, 심장의 열이나 기의 상승과 울체(鬱滯)로 본다. 타고난 성격상의 감수성이나 정신신경학적 가족력, 환경적인 여건, 직업적인 스트레스, 간절히 마음먹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간, 쓸개, 심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해당 장부의 열과 기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풀어주어야 한다. 간은 위를 다스리는 장기이고, 심장은 위를 살리는 장기이므로 간과 심장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위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찰을 해보면 각 장기에 떠있거나 뭉쳐있는 열과 기의 상태가 나타나는데, 그것의 성질과 정도에 따라 처방이 결정된다.

간과 쓸개의 열과 기가 상승하거나 울체가 된 제반 소화기증상에는 소시호탕(小柴胡湯), 대시호탕(大柴胡湯), 청간해울탕(淸肝解鬱湯) 등의 처방이 좋고, 심장에 원인이 있는 경우는 사심탕(瀉心湯)류가 효과적이다. 신경성위염과 과민성장염이 겹치면 감초사심탕(甘草瀉心湯), 역류성식도염에는 생강사심탕(生薑瀉心湯), 불면증이 동반되면 황련아교탕(黃蓮阿膠湯), 명치부위가 막히고 답답하면 소함흉탕(小陷胸湯)이 좋다. 흥미로운 점은, 이 처방들 속에 위나 장을 치료하는 약제가 거의 들어있지 않음에도, 직접적으로 위나 장을 치료하는 처방보다 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신경성’은 질병 아닌 욕심보따리

아무리 좋은 진단기기가 만들어져도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지 못하고 병이 진행된 결과를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 진단기기는 그리 유용한 것이 아니고, 아무리 정확한 원인을 진단해냈다 해도 그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환자들이 병명에 순종적일수록 진찰을 하는 사람은 병명을 결정하는데 있어 신중해야 한다. 병명만 있고 검사 상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데도 그저 처방 하는 대로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도 문제가 있다. 언제까지나 ‘신경성’이라는 어정쩡한 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것인가. ‘신경성’은 질병이 아니라 우리네 오욕칠정의 뿌리 끝에 매달린 작은 욕심보따리일 뿐인데….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12-07-1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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