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400년 앞서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알다

길에서 청렴을 만나다 ⑤이원익

관련검색어
청렴|
내용

국가위기 상황에서 외국어 실력 발휘

임진왜란 때 일이다. 조선의 파병요청으로 명나라 군사가 조선에 오고 동시에 양국간 사신의 왕래가 빈번했는데, 조선의 역관들이 이해하는 것은 안부를 묻는 인사 정도뿐이었다.

당시 평안감사였던 이원익은 명나라 장수들과 관리들을 직접 접대하는 일을 했다. 그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명나라 장수들·관리들과 대화했다. 시를 주고 받을 때도 필담으로만 하지 않고 중국어를 사용했다. 과거에 급제하자마자 중국어를 익히고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원익이 시를 읊으니 명나라 장수가 크게 기뻐서 말했다.

“이 사람이 중국 사람이 아닌가. 어찌 이리 우리나라 말을 잘 하는가?”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급변하는 전시였다. 통역을 맡은 역관들의 실력이 모자라 상대국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교육 자료.
이원익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이며, 일찍이 외국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중국어를 익히고 공부했다.

그의 중국어 실력에 관한 또 하나의 일화가 있다. 한번은 이원익이 서장관(조선시대 중국에 보내던 사신 중 전문적인 외교실무를 담당)으로 명나라에 가서 사신과 예부 관원이 만날 때에 중국 측 통역관이 말을 바꾸어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사신이 중국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농간을 부린 것이다. 그는 이 상황을 눈치 챘으면서도 묵묵히 모르는 체 했다. 돌아오는 길에 산해관(중국 하북성 북동단에 위치한 교통, 군사상의 요지)에 이르러 중국의 유학자를 만나 경서와 사기를 토론하는데 문답이 막힘이 없었다. 이를 본 통역이 땅에 엎드려 머리를 숙이고 말하기를,

“죽어도 죄를 갚을 길이 없습니다. 제발 한 가닥 목숨을 빕니다”하니 이원익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고 한다.

이원익의 영정을 모신 건물이다. 1963년(숙종19) 인조가 하사한 집터 위에 사당을 건립해 ‘梧里影宇(오리영우)’라 편액했다.

끼니 걱정할 정도로 검소한 청백리

이원익은 문장이 뛰어나고 성품이 원만했다. 조선 역사상 백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정승으로 많은 일화가 전해진다. 이를 통해 그의 인품과 이상을 엿볼 수 있다.

관료로서의 능력 못지않게 일생을 검소하게 산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어느 날 늙어서 기력이 쇠했다는 이유로 사임을 청하니 인조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다시 정묘년(1627) 가을에 향리로 돌아가게 해 줄 것을 청했다. 마지못해 인조는 이원익을 전송하고, “평생의 검소함은 경의를 표할만하다”하며 이원익의 집에 승지를 보냈다. 임금이 그 거처에 대해 묻자 승지가 답했다.

“쓰러져 가는 두 칸짜리 초가는 비바람도 피하지 못할 정도였고, 거문고를 타며 지내셨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인조는 그의 청렴함을 높게 평가해 5칸짜리 집을 하사했다. 관감당이라는 칭호까지 내렸다. 임금이 늘 가까이 하고 싶어 했던 청렴한 신하와 그 신하를 아끼는 임금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일화다.

관감정은 이원익이 만년을 보낸 누정이다. 5칸 사랑채 건물처럼 생긴 현재의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그의 후손들이 중건한 건물이다.

재상을 지낸지 40년 만에 5칸짜리 집을 하사받으면서도 이원익은 자손들에게 그릇된 재화를 멀리하고 농사에 힘쓰라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다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낸 관료였지만 퇴직한 후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검소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일생을 검소하게 살면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이다.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자
2012-06-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