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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부산의 전설, 동래파전!

묵자의 Food T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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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파전
내용

추석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짧은 연휴로, 또는 교통체증으로 마음과 달리 멀게만 느껴지던 고향 길. 무사히 잘 다녀오셨는지요… 고향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버섯발로 뛰쳐나와 환하게 웃으시는 어머니.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건 아닌지요… 선선한 바람 따라 풍겨오는 구수한 밥 냄새. 잊혀지지 않는 고향의 맛,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어머니를 뵙고 왔지만, 어머니가 뵙고 싶어지는 계절. 묵자는 부산의 대표적인 고향의 맛, 어머니 손맛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음식은 무엇일까요… “부산하면 회 아니냐”라는 사람들부터, “돼지국밥이 최고 아니냐”, “아니다 밀면이다” 라는 분들까지 다양한데요. 사실, 부산에는 예전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음식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동래파전’인데요. 오늘 묵자는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동래파전을 찾아 나섰습니다. 동래파전은 조선말을 전후해 동래장터에서 점심 요깃감으로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장꾼은 물론 장보러 온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해요. 해방 전까지만 해도 인근 마을에서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 장에 간다.”고 말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400년 역사를 간직한 명품 팽나무!

‘동래할매파전’ 찾아 가는 길.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동래역’에 하차합니다. 그리고,  2번 출구로 나와 메가마트 후문을 지나 동래구청까지 쭉 와서 오른쪽으로 돌면 ‘동래할매파전’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이 있으니… 4백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큰 팽나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4백년 된 보호수라 적혀 있습니다. 보호수인 팽나무와 함께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동래할매파전’. 왠지 모를 기품이 느껴지는데요. 이 팽나무가 마치 가게를 떡 허니 지켜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주인장에게 여쭤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이 팽나무가 여기 있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설이 있어요. 수백 년 전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떠내려 오다 여기서 멈추었다는 설도 있고, 인근에 동래읍성이 있어 멀리 적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이곳에 있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아무튼, 예전부터 이 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제를 지낸 것으로 지금도 예를 다해 모시고 있지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팽나무. 주인장 김정희씨의 시어머니와 할머니께서는 아침마다 이곳에 정화수를 올려놓고 절을 올리며 마음을 정갈히 한 후, 파전 반죽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요. 팽나무의 영험한 기운이 파전의 맛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짐작됩니다.

4대째 내려온 파전의 비법

동래할매파전은 4대째 내려오는 향토 음식으로, 증조 할머니인 강씨할머니, 그리고 이윤선 할머니, 시어머니인 김옥자씨, 그리고 지금의 김정희씨가 전하고 있습니다. 주인장 김정희씨는 이 일을 숙명처럼 여기고 있는데요.

개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김정희씨. 그녀가 팔을 걷어 부치고, 커다란 번철 앞에 섰습니다. 정말, 옛날 시골 장터에서나 있었을 것 같은 두터운 번철인데요. 거기에 유채 기름을 두르고, 파릇파릇한 쪽파를 가지런히 올립니다. 파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쪽파. 채가 짧고 흰 부분과 푸른 부분이 선명한 ‘조선 파’로, 한 껍질 벗겨낸 속대만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싱싱한 대합과 새우, 조갯살, 쇠고기 등을 얹고, 다시 ‘조선 쪽파’를 올린 후에 찹쌀가루와 멥쌀가루, 밀가루 등을 넣어 만든 맛국물을 얹어 굽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시 뒤집어서 펴고, 다시 맛국물을 붓고, 적당히 익으면 다시 반으로 모으고, 또 다시 펴고, 또 모으는 과정을 두~번 반복해야 동래파전이 완성됩니다.

마치, 아코디언 악기를 연주하듯이 전을 ‘모았다 펼쳤다, 모았다 펼쳤다’를 반복하는데요. 예전에 어머니가 만드는 과정을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모았다 폈다 하는 그 모습이 마치 신명나게 춤을 추는 듯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계란을 얹고, 냄비 뚜껑을 덮어 찜을 찌듯이 뜸을 들이면 완성입니다. 덮어둔 냄비 속에서, 해물은 노릇노릇 익어가고, 파의 향긋함은 깊어지는데요. 70여 년 대대로 전해진 비법으로, 어머니께서 가르쳐준 그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 봄맛

예로부터 동래 금정산 주위엔 파밭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꽃피는 봄이면 우리 조상님들은 이곳에서 나는 풋풋한 쪽파에 싱싱한 해물을 썰어 넣고 구운 파전을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이게 동래 파전의 시초라고 하는데요. 우리 조상님들이 즐겨 먹었던 동래파전. 쪽파와 해산물이 어우러진 향긋한 그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간장이 아닌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이라고 하는데요. 묵자,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우리가 먹던 일반적인 파전과는 전혀 다른 부드럽고 촉촉한 감촉을 혀끝에서 느낍니다.

몰캉몰캉 씹히는 해산물과 들큰한 맛의 쪽파. 입안에서 고소하게 퍼지면서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데요. 반죽국물에 찹쌀가루가 들어가서일까… 든든하기까지 합니다. 쪽파의 은은한 향은, 혹자의 표현처럼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봄맛’을 만끽하게 하는데요. 가격이 2만 5천원에서 3만 5천원이라 살짝 비싼 감은 있지만,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본, 홍콩, 중국… "동래파전이 최고!"

90년도에 동래파전을 전수받았다는 김정희씨. 지금까지 20여년 그 맛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파전을 만드는 방법만큼은 어머니가 지켜온 그 비법 그대로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게 내부 인테리어와 손님을 맞는 서비스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요.  

실내 내부는 나무가 있는 중정을 꾸며 자연과 어우러진 아늑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가 하면, 주방입구를 통유리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들어 파전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또,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동래 고동 찜, 추어탕, 돌솥비빔밥 등 우리 전통음식을 즐기면서 파전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비즈니스 관계로 온 손님들을 모시기에도 좋고, 어르신과 함께 하는 가족 나들이에도 좋으며, 계모임 같은 단체 모임에도 좋을 거 같은데요.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일본인, 중국인, 홍콩인 등 세계 각지의 손님들이 즐겨 찾는데요. 묵자가 방문했을 때도 일본, 홍콩 등 외국에서 온 손님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파전 맛이 어떠냐고 짧은 영어로 물어보니, “맛있어요~ 핫해요”라고 말합니다. 매콤하면서도 맛있다는 얘기겠죠. 이런 독특한 음식을 먹게 되어 무척이나 좋다는 영광이라는 표현을 하며, 즐거워하는 외국인들. 심지어, 이 맛을 잊지 못해 택시 타고 달려오는 일본 팬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동래 할매파전’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새삼 실감합니다.

우리 전통의 맛과 솜씨를 고스란히 지키며, 세계로 뻗어가는 동래파전. 묵자는 비 오는 날 다시 이곳에 오고 싶습니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우리 조상님이 남겨놓은 파전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고 싶은데요. 여러분도, 한번 들러보세요! 동래할매파전 T.051-552-0791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2-06-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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