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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519호 기획연재

“문학관은 도시의 지적 자산…마르지 않는 문화 창조의 저력으로”

와이드 앵글로 본 부산 - 개관 20년 맞은 추리문학관

내용

언덕(달맞이언덕)을 오르면 문학관이 있다. 해운대 앞바다를 넌지시 내려다보며 서있는 우뚝한 건물, 추리문학관(관장 김성종·해운대구 중동)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소설 ‘여명의 눈동자’를 히트시키며 한창 잘나가던 추리소설가 김성종 씨가 사비를 털어 세운 문학관이다. 부산에 첫 선을 보이는 본격 ‘문학관’이었다.

문학관이라는 새로운 문화시설을 부산에 알린 추리문학관이 지난 3월28일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성상을 견뎌온 문학관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세월동안 더 깊어지고, 웅숭해졌다.
 

해운대 파도소리·바람 흔적 깊게 팬 문학관

해운대 앞바다 파도소리와 바람의 흔적이 깊게 스며있는 추리문학관에서 지난달 31일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조철한 행사가 열렸다. 홀로 문학관을 이끌고 있는 김성종 관장의 고군분투를 위로·격려하고, 부산의 지적 자산으로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기원하는 자리였다. 이 뜻 깊은 자리에 부산의 내로라는 지식인, 작가들이 동참했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꿀맛 같은 주말을 반납하고 자리를 함께 하며 문학관의 발전을 기원했다. 허 부산시장은 “사재를 털어 추리문학관이라는 문화적 자산을 부산에 선사한 김성종 작가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20년 후에도 더욱 발전하는 추리문학관을 기대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지난달 31일 열린 추리문학관 개관 20주년 기념식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이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추리문학관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강동수 부산작가회의 회장, 정태규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 부산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소설가와 시인, 문화예술인들도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추리문학 전문 문학관의 성년식을 함께 축하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추리문학관을 탄생시킨 김성종 작가. 적자투성이인 추리문학관을 운영하느라 하루도 걱정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그는 감동적인 인사말로 참가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20년을)돌아보면 부산시와 부산시민,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는 없었을 것”이라며 추리문학관을 키워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했다.

백발의 노작가의 목소리가 떨렸다. 감회가 새로웠으리라. 그러나 ‘영원한 청년’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작가는 거침없는 사자후를 토해냈다.

추리문학관 지킴이 김성종 관장. 우리나라 추리문학의 대가로, 아무 연고도 없던 부산에 첫 문학관을 열었다.

“이 자리를 빌려 빈곤의 즐거움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추리문학관을 운영하면서 숱한 어려움을 극복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추리문학관이 마주했던 어려움 하나하나가 모두 즐거움이었습니다. 빈곤하지 않았다면, 문학관의 소중함이 절실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요. 문학관은 그 도시의 지적 자산입니다. 더블린의 제임스 조이스 거리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더블린을 찾는데, 문화가 경제와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달맞이언덕을 책의 거리로 만들어주세요. 달맞이언덕 뒷골목을 책방골목으로 만들고, 빈곤의 철학을 견고하게 지키며 다가오는 20년을 문화적 창조력을 제공하는 추리문학관으로 만들겠습니다.”

일흔의 나이가 무색하게 열정을 분출하는 김성종 작가를 보면, 추리문학관의 미래가 얼마나 뜨겁고 열정적인 시간으로 채워질지 기대된다.

여전히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마음껏 누리는 자유로운 영혼이 충만한 곳, 추리문학관은 부산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추리문학관

해운대 달맞이언덕 중간쯤에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추리문학관’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지하 5층, 지하 1층에 332개 좌석을 갖추고 있다. 추리소설 1만7000여 권. 일반 문학도서 1만3500여 권, 인문·사회·과학도서 7500여 권, 아동도서 3500여 권 등 4만76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확 트인 창문을 통해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로 꼽힌다. 1층 '셜록 홈스의 집'은 독서와 함께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북카페로 운영한다. (743-0480)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2-04-0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19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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