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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감기 전쟁, 변종 많고 더 독해졌다

걸리면 고생… 평상시 면역기능 높여야
알레르기 비염·천식과 까딱하면 혼동

내용

감기(感氣)는 “어떤 기운을 느끼다”라는 사전적인 뜻처럼 일 년에 몇 번은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흔한 질환이다. 옛사람들은 감기를 고뿔이라 하여 농(弄)을 하듯 옛날이야기의 소재로 삼곤 했다. 과거에는 감기로 위험한 경지에 이르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누구나 흔히 걸리고 시간이 지나가면 쉬 낫는 대수롭지 않은 질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감기의 개념이 달라졌다. 자연이 오염되어 환경이 나빠지고 약물의 과다복용 등으로 감기를 유발시키는 원인병원체가 독하고 다양한 변성을 나타내고 있다. 예방약이나 치료제의 개발이 독감(사스, 신종플루 포함)의 새로운 병원체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에까지 이르곤 한다. 그래서 요즘은 독감예방주사 무용론(無用論)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대부분의 감기가 그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급성호흡부전이나 폐렴과 같은 합병증에 의한 2차적인 증상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평소 몸을 청결히 하고, 과로나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있는 식생활, 자가 면역기능을 배양하는 한약처방 등으로 사전에 대비를 해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 건강하면 감기나 독감과 무관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뿔은 순우리말로 코에서 불이 나듯 열이 나고 풀처럼 콧물을 흘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선인들의 지혜는 병명에 그대로 드러나 있듯이, 실제로 초기감기의 증상은 맥박이 빠르고 강하며, 열이 나며 오한이 들어 덜덜 떨고, 뒷목이 뻐근하거나 몸살기가 있고,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거나 두통을 동반한다. 이러한 초기감기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차가운 공기나 바람에 노출되어 몸이 오싹거릴 때 곧잘 걸리게 된다.
 

한방에서는 감기의 원인균을 상한(傷寒)이라고 통칭한다. “한기(寒氣)에 상했다. 즉 차가운 기운에 의해 인체방어체계에 손상을 입었다”라는 뜻이다. 춥고 열이 나거나 콧물이 나는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몸속에 침입한 찬 기운과 이를 내쫓으려는 체내의 힘이 싸우기 때문이다. 인체방어선이 뚫렸다고 해도 초기에는 한기(寒氣)가 갓 체표(몸의 겉 부분)를 뚫고 들어간 상태이므로 발한(發汗), 즉 땀을 흘리게 함으로써 한기(寒氣)를 바깥으로 쫓아낼 수 있고 효과도 즉각적이다.

민간요법으로, 소주나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셔라, 방을 뜨겁게 해서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찜질방에 가서 땀을 내라, 파뿌리나 칡뿌리를 달여 먹으라는 말들은 땀을 냄으로써 감기를 치료하는 나름 일리가 있는 처방들이다.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흔히 조언을 하는 재료들 중에는 기침 가래에 효과가 있는 것들이 여럿이다.
 

몇 가지 구분정리를 해보면 ①귤껍질-기운을 순하고 잘 돌게 해서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효과 ②무-기운을 아래로 내려서 기침과 가래를 가라앉히는 효과 ③대나무 잎-열을 맑게 해서 기침과 가래를 진정시키는 효과 ④모과-탈진한 기운과 이완된 근육을 수렴시킴과 동시에 기침과 가래를 수렴시키는 효과 ⑤꿀-생체기능을 빠르게 회복시키며 기침과 가래를 부드럽게 하는 효과 ⑥도라지-열을 풀어 염증과 통증을 없애므로 기침과 가래 뿐 아니라 기관지나 편도선염에도 좋은 효과 ⑦배-건조한 폐에 윤기를 주고, 가래를 삭이며 열을 푸는 효과 등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모과나 벌꿀, 배가 들어가면 신체의 기능을 어느 정도 보완을 하므로 시간이 좀 경과되어 체력이 소모된 감기에 효과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재료의 특성을 잘 파악한 후에 적절한 조합을 해서 달여 먹으면 한결 빠르고 정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많은 환자들이 감기와 알레르기비염이나 알레르기천식을 혼동하여 감기약을 처방해달라고 하거나, 전혀 무관한 민간요법을 시행하여 오히려 감기를 악화시키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럴 때는 전문가의 처방에 따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치료방법이 될 것이다.

한방에서는 감기의 증상과 종류를 어떻게 분류하고 처방을 하는 것일까? 한의학에서는 세균이나 병원균을 직접적으로 퇴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균에 반응하는 인체의 증상과 맥을 보고 인체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처방을 함으로써 감기의 원인균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억제하고 인체의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쓴다. 감기가 체내로 침입해 들어오는 과정을 6가지로 구분해서 그 각 과정에 해당하는 진단과 처방을 한다. 예를 들면, 초기에는 마황탕(麻黃湯)류의 처방으로 체표로 들어온 감기를 땀을 내게 하여 쫓아내는 것이고, 초기대응이 늦었거나 요구되는 양만큼 땀을 내지 못하여 감기가 몸속으로 조금 더 진전이 되면 백호탕(白虎湯)류의 처방으로 직접 전투를 하게 한다.
 

몸살감기에는 쌍화탕(雙和湯), 쌍패탕(雙敗湯)이 좋고, 목감기나 편도선염에는 길경탕(桔梗湯)이나 감길탕(甘桔湯)이 좋다. 그런데 기침감기가 오래되어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진행이 되었다면 금수육군전(金水六君煎)이나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 오미자, 맥문동으로 폐기능을 회복시켜 스스로 감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소 기관지나 폐가 약해서 감기만 하면 장기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기관지염으로 진행되어 밤새 기침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데는 현재 감기가 진행이 되거나 혹은 감기를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 지모, 황백, 오미자, 맥문동 등의 약재를 처방하면 지긋지긋한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가 있다. 평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대체로 감기는 일주일 이내에 자연치유가 되는데 그 기간을 넘어가면 단순히 감기로만 여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감기 역시 일종의 전쟁이므로 무엇보다 초기에 빨리 대응하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12-03-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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