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불·품·소(불을 품은 소방관)

불을 내어 봐야 소임을 다하는 ‘불내는 소방관’- 부산시 소방본부 화재감식반
“‘이웃에 소방관 산다는 것’ 자랑되도록 최선 다 하겠다”

내용

본부를 찾았습니다. 예방대응과(과장 서영웅) 화재조사팀입니다.

#지난해 7월. 사상구 한 주점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피의자는 내연녀와 싸우다 화가 나서 주점 바닥의 묵은 때를 청소하려고 둔 시너통을 발로 찼고, 이 때 피해자에게 시너가 튀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켜자 불이 붙었다고 했습니다. 화재는 진압되었고 다행히 피해자는 생명을 구했으나 극심한 화상과 충격으로 당시 상황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나 현장 감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당시의 현장사진과 사건기록을 토대로 자료 분석을 했습니다. 시너통을 발로 찼을 경우와 시너를 피해자 가슴에 뿌렸을 경우 등을 따져가면서 말입니다. 당시 급했던 것은 구속만기 기한이 있기 때문에 그 기간 내에 이것을 어떻게 입증할까 했습니다.

방법은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연해 보는 것, 불을 내어 보는 것입니다.

피해자 역할의 마네킹을 세워두고 먼저 피의자의 진술대로 시너통을 발로 찼을 때, 그리고 시너통을 들고 마네킹에 뿌렸을 때는 어떤 모습인지 관찰했습니다. 10여 차례에 걸친 실험 후에는 각 경우에 따라 불을 붙이고 마네킹의 탄화패턴과 피해자의 상처부위를 비교했습니다. 과연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요?

화재현장에서 화재조사관들이 연소 형상 등의 파악을 위해 감식 활동을 합니다.

시너를 위에서 뿌렸을 때 벨트라인 밑으로는 시너가 흡수 되지 않아 거의 타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피해자의 화상 부위와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시너를 뿌려서 불이 붙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목격자나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실험 결과 보고서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결정적 자료가 됩니다.

담뱃불이나 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는 발화 지점부터 V자 모양으로 화염이 번져 갑니다. 반면 인화물질을 뿌린 방화사건은 발화지점이 넓게 흩어져 있어 U자 모양으로 화염이 확산됩니다. 이처럼 불이 시작된 발화부를 찾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작업 중 하나가 화염 확산 패턴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왜 이분들이 매일 매일 불을 내~봐야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인지….

부산시 소방본부에도 촉각 미각은 물론 육감까지 갖춘 화재조사(감식)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방대응과의 화재조사(감식)팀(유성욱 담당)의 박진영, 최우석, 이정섭 소방관들입니다.

오늘은 ‘Oh! Happy Day ’다(롯데자이언츠 vs 두산 베어스의 프로야구 경기 관람)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화재양상이 다양·복잡·대형화되어 화재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큽니다. 2002년 7월 제조물책임법 시행으로 화재사고관련 법적 분쟁이 증가함에 따라, 정확한 화재원인 규명과 법적 분쟁 대응력이 필요해졌습니다.

화재조사의 전문성과 대외 공신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2005년 12월 처음으로 ‘화재조사관 자격시험제도’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부산시에도 본부를 비롯 11개 소방관서에서 88명의 화재조사요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건에 대한 과학적 분석, 재연실험,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의 방법으로 당시 현장상황을 재구성하여 분쟁에 따른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소방본부 화재조사팀은 지난 1972년 6월 신설됐습니다.

화재 현장엔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 부상자를 돌보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구급대원, 현장을 정리하는 경찰관 등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중 화재 진압 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소방관이 있습니다. 바로 화재조사(감식)소방관입니다. 사실 화재현장은 진압 후가 더 위험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화재 건물의 붕괴 위험 때문입니다.

화재조사(감식)소방관은 화재 진압 후 현장에 투입되어 원인조사와 피해조사를 합니다. 이것을 1차 조사라고 하는데, 이때는 화재 현장의 형태나 모습, 그리고 목격자나 피해자의 진술을 조사합니다. 만약 1차 조사에서 범죄 혹은 실화의 가능성이 포착되면 화재현장에 대한 감식에 들어갑니다.(대부분 감식 조사를 합니다.)

감식절차는 먼저 1차에서 조사했던 조사내용과 화재 현장과의 일치성을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목격자가 천정에서부터 불길이 치솟았다고 하면 실제로 그러했는지 비교해 보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일치성 여부를 검사한 후 현장보존 사진을 촬영합니다.

촬영 후에는 본격적인 감식 작업에 들어갑니다. 먼저 불이 시작된 발화점을 발견해야만 범죄여부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고 어떤 물질을 가지고 방화 혹은 실화였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감식의 출발점이 되는 발화점 발굴을 하게 됩니다.

발화위치가 확인되면 여러 가지 흔적을 찾고 화재 발생 전 상태로 화재 현장을 복원합니다. 복원 작업을 마치면 불길의 진행 방향을 확인하고 발화원인을 조사합니다.

최근 3년간의 부산시 화재건수는 2,485건으로 이중 담배꽁초, 음식물 조리중 등 부주의 1,325건, 전기적 요인 609건 등이며 재산·인명 피해는 한해 41억· 66명 정도로 주거시설에서 화재·인명·재산 피해 모두 가장 높아 생활주변에서 화재 위험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한해 감식은 모두1,400건이며 소요시간은 평균 4시간 정도 걸립니다.

‘소방관’ 집에서 몸소 실천하는 화재 예방 비법이 있을 것 같아 묻습니다.
부산시 소방본부의 화재감식 절대 강자(11년차) 최우석 담당자는 “3구 이상 멀티탭 사용을 자제하고 가능한 가로로 세워 사용하면 먼지가 적게 쌓여 화재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아이들 방에 화재의 위험을 사전감지할 수 있는 ‘단독형 경보기’를 부착해 생활하고 있다”며 사용을 적극 권하고 있다.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 감지기 설치 의무화)

부산시 소방본부 본관 2층에 위치한 화재 감식장. 최우석 담당자가 교보재(교육훈련을 위한 보조 재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과 관련된 일이라면 시간+장소 불문(무조건, 무조건이야~) 달려가는 부산시 소방본부는 이동성 본부장을 중심으로 본부에는 2개(소방+예방)과, 1개(혁신감찰)팀, 1개(종합상황)실, 1개(특수구조)단과 1곳의 소방학교와 11개 소방서, 53개 119안전센터, 11개 구조대, 55개 구급대, 그리고 2개의 소방정대 등 5천여 명의 소방관들이 밤낮없이 재난으로부터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요즘 소방본부의 변신은 놀랍습니다. 화재나 안전, 특수 구조는 물론 문 열기, 동물 구조, 벌집 제거 등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면 가장 먼저 ‘119’를 먼저 찾습니다. 소방본부는 아예 ‘생활밀착형 재난구조팀’을 별도 운영키로 했습니다. 아예 발 벗고 나 선겁니다.

소방본부의 이처럼 엄청난 활약상들에 대해 제대로 들어보고 싶어 이야기를 묻자 손사래를 칩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은 소방본부의 기본 소임. 우리의 (할)일이라 합니다. 그래도 굳이 꼽으라면… 얼굴에 갑자기 생기가 돕니다.

소방본부에서 올해 가장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은 ‘119 안전기금’ 조성 사업입니다.

“모든 재난은 예방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생활이 어려운 분들일수록 화재 위험 노출도가 높고, 또 화재사고가 나면, 재활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현장에 나가보면, 너무나도 도와드리고 싶은 이들이 많습니다”. “도배도 다시 해드리고, 장판도 깔고, 가스도 넣어드리고… 주인에게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해도 이해해주시라는 당부 말씀도 드리고 돌아서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던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도배도 해드리고 장판도 깔아드리지만… 맘만큼 실력 발휘가 안됩니다.

그래서 뭉쳤습니다.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의 행정서비스를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물론 자발적 참여입니다. 소방공무원 1인 구좌 2천원과 기업체의 후원성금, 나눔이벤트를 통한 성금으로 모읍니다. 기금관리는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 해 운영하며 화재피해주민에겐 재활을 위한 기초 생활환경을 만들어 주고 화재 취약지역에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나 소화기 설치 등을 지원합니다.

소방관은 내·외근을 막론하고 항상 긴장의 연속입니다. 항상 중무장상태이지요.

출동 벨이 울리면 주간 20초 야간 30초 이내에 출동이 완료되어 차량 탑승, 시간 내에 차고지에서 출발이 이루어져야합니다.

소방관들이 화재 구급 현장으로 출동할 때마다 읊조리는 ‘소방관의 기도’는 늘 힘이 되기도 합니다.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미국의 스모키 린(Smokey Linn)이라는 소방관이 지은 소방관의 기도(A Fireman's Prayer)는 국내에서는 2001년 홍제동 화재 때 순직한 김철홍 소방관의 책상에서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시 소방본부 5천여 명의 직원들은 하나 바람이 있습니다.

“내 이웃에 소방관이 산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입니다. 이제, 우리도 동네에서, 거리에서 ‘소방관’을 만나면… 환하게 한번 웃어줍시다. 힘내라고!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12-03-0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