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부모라면 자신의 자녀가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라기 마련이다. 자녀를 건강하고 훌륭하게 키우는 것은 부모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한방 육아법은 본래 선인들의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이룩된 것이다. 여기에다 어린이의 체질적 특성, 신체적 조건, 생리학적인 특성 등을 한의학적인 측면에서 보완 수정하고, 어린이들을 자연환경에 순응시키고 대자연에 어울릴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한 육아법이다.

어린이를 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한방 육아법을 소개한다.
 

첫째, 등(背)을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등에는 감기나 기후변동 등에 따른 여러 가지 병균이 침입할 수 있는 '문호(門戶)'인 '풍문(風門)'과 '풍지(風池)'라는 경혈(經穴)이 있기 때문에 이곳을 따뜻하게 보호해 주어야만 감기 같은 병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배(腹)를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배가 차면 위장을 지배하는 미주신경(迷走神經)이 긴장하게 되므로 장(腸)의 연동운동이 촉진되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게 된다.

셋째, 발을 덥게 해 주어야 한다. 경락의 간경(肝經), 신경(腎經), 비경(脾經)의 3경(三經)은 족부(足部)에서 시작하여 복부(腹部)로 들어가게 되는데, 만일 발을 차게 하면 기혈(氣血)의 유통이 잘 안 되어 결국 혈액순환에 장애를 받게 된다.

넷째, 머리는 항상 차게 해 주어야 한다. 머리는 모든 양기(陽氣)가 모여드는 곳이다. 즉 신체의 양경락(陽經絡)의 출발점인 동시에 종착역인 셈이다. 따라서 머리를 덥게 하면 충혈(充血)이 되어 정신상태가 흐려지고 뇌신경이 장애를 받게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아주 더운 곳에 있게 되면 얼굴이 붉어지고 정신이 흐려지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다섯째, 가슴(심장부)은 서늘하게 해 주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군화(君火)라 하여 열의 장기(臟器)로 보고 있다. 만일 심장을 덥게 하면 미주신경이 긴장하여 순환장애를 일으킨다.
 

사람들이 화가 나면 '가슴이 답답하다 혹은 울화가 치민다' 하며 가슴을 풀어헤치는 것도 이 같은 이치 때문이다.

현대의학에서도 열이 높은 환자에게 심장 부위에 얼음주머니 같은 것을 대주도록 하는 것과 서로 통하는 이치이다.

여섯째, 음식은 따뜻한 것을 먹여야 한다. 어린이의 위장은 어른에 비해 특히 약하므로 너무 찬 음식을 먹이게 되면 위장에 장애를 일으킨다. 어린이들은 흔히 눈에 띄는 음식을 보면 아무 것이나 달라고 하는데, 수박·참외·포도·살구·아이스크림 등과 같이 차거나 신음식, 혹은 덜 익은 과일 같은 것을 잘못 먹게 되면 설사·복통·이질 등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에는 목숨까지 잃는 수가 있다.

그러므로 어린이에게는 음식을 각별히 조심해서 먹여야 한다. 또 위장이 약하고 식욕이 적은 어린이에게 수분과 신맛이 많은 과일 같은 것을 많이 먹이게 되면 오히려 식욕이 더욱 떨어지고 위장 상태도 나빠지게 된다.

어린이에게는 따뜻하면서도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좋다. 과일로는 영양도 풍부하고 어린이의 몸에 이로운 밤·대추·호두·잣·곶감 등이 좋다.

이것도 소화가 잘 되도록 죽처럼 만들어 먹이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