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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임진년 새해, 복요리 드세요~ ^^*

묵자의 Food Talking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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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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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감기 몸살로 심하게 앓아누운 날. 유난히 생각나는 음식이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 거세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맞서는 뱃사람들. 그들의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시원한 국물 말입니다. 덩치 큰 대구도 좋고, 미끈한 생태도 좋고, 올록볼록 복어도 좋습니다. 잘 우려낸 육수에 송송 썬 무를 넣고 요 녀석들을 듬뿍 넣어, 아삭한 콩나물과 미나리까지 넣고  한소끔 끓여내면 마무리! 바로, 이 맑은 국물이 당깁니다. 한 그릇 시원하게 마시면, 아픈 몸도 훨훨 낫고, 펄펄 날아다닐 것 같은데요. 그래서 찾아 나섰습니다. 겨울 바다의 복, 싱싱한 ‘복어’를!

속초시 대포항에서 갓 잡은 밀복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여종에 이르지만, 식용은 참복과 황복, 자주복, 검복, 까치복, 은복, 밀복, 졸복, 가시복 등 몇 가지 종류가 안 된다고 해요. 이들 중, 황복, 자주복, 까치복, 검복은 독성이 강하고, 밀복, 가시복, 거북복은 독성이 약한데요. 복어 독과 맛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어, 독이 강할수록 맛이 좋아 사람들이 즐기는 편이라고 해요. 복어가 가진 독특한 미감은 세계인들에게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왔는데요. 세계의 미식가들은 복어를 철갑상어인 ‘캐비어’와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 등과 함께 세계 4대 진미로 손꼽았습니다.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는 이 맛을 가리켜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했는데요. 일본인 역시 “복어를 먹지 않는 사람에게는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널리 칭송했다고 합니다. 실제, 복어의 흰 살은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타우린이 많아 혈전증과 고지혈증에도 효과가 있는데요. 이외에도, 당뇨병, 담석, 근육 피로에도 더 없이 좋다고 하니… 겨울에 이만한 보약이 없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도 참복을 최고로 치고요. 중국에서는 황복을, 일본에서는 자주복이 인기라고 합니다.
 

부산에서 복국 집하면 이름만 들어도 ‘아~’ 하는 곳이 있습니다. 해운대의 ‘금수복국’ ‘초원복국’인데요. 금수복국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 바로, 영도의 ‘제주 복국’입니다. 영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복국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니… 일석이조,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라, 냉큼 길을 나섰습니다. 제주복국은 영도 목장원에서 동삼 중리 방면으로 일방통행 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길. 조용한 포구의 영도 중리를 만나게 됩니다. 부산 어느 곳에서나 쉽게 바다를 만나 볼 수 있지만, 중리의 겨울 바다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왠지 모를 쓸쓸함과 황량함. 그곳에 넉넉한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은데요. 운 좋게, 겨울바다의 석양도 함께 합니다.

영도 중리에서 바라본 지는 해.

임진년 새해, 해운대에서 바라본 뜨는 해.

짙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 그 속에 어둠과 희망이 함께 노닐 것 같습니다. 때론 아름답고, 때론 황량하고, 때론 벅차오르고, 때론 쓸쓸한… 비밀스러우면서도 그윽한 노을 빛 겨울바다. 그 거대한 자연과 마주하고 싶습니다. 그 앞에서 미움과 원망, 희로애락, 잘 살고 못 사는 것, 피 터지는 고민과 먹고 사는 문제 등 모든 게 치유 될 거 같습니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흐르며 조용히 물결치는 바다 앞에서… 상처 난 가슴에 빨간약을 발라봅니다. 오늘 이 태양이 지고 나면, 내일 또 새로운 태양이 뜨겠지요.
 

아름다운 석양을 뒤로한 채 드디어 제주 복국에 도착했습니다. 동삼 중리 주택가 건물을 개조해 제법 널찍하게 운영하는 곳입니다.

복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은복 지리는 9천원, 밀복은 1만2천원, 까치복은 1만5천원, 참복은 2만원인데요. 가족끼리 단란하게 즐기는 분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복국 한 그릇. 거참 맛나게들 드십니다.


다른 가게에선 복국이 뚝배기에 담겨 나오지만, 이곳에선 2인분을 그냥 냄비에 넣고 팔팔팔 끓여 큰 국그릇에 담아냅니다. 한꺼번에 넣어서 우려내기 때문에 더 깊고 담백한 맛이 난다는 것이 전문 요리사의 설명입니다.
 

묵자도 얼른 맛보고 싶은데… 이 가게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같이 근무하신 15년 경력의 복어 전문 요리사가 밀복 샤브샤브를 추천하십니다. 물론, 까치복 이상을 먹어야 약용 효과가 있지만, 밀복은 강원도 속초에서 직 수송해온 국산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는데요. 와우, 바로 요 녀석들입니다.

15년 전문 요리사의 복 샤브샤브 맛있게 즐기는 방법. 첫째, 바로 요 육수에 달려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무, 파, 다시마, 복어 뼈를 넣고 두 시간 정도 푹 끓여낸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육수를 사용하는데요. 진짜, 요 육수가 진짜베기 제대로 된 맛을 냅니다. 요 육수에 준비된 속살을 바르고 남은 밀복 뼈를 넣고 한소끔 끓이는데요. 육수가 제대로 끓으면, 여기에 싱싱한 미나리, 아삭한 배추, 청경채, 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어 한 번 더 끓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복어 샤브샤브를 맛있게 즐기면 되는데요. 싱싱한 복어 애를 끓는 물에 서너번 적신 후, 한 입에 쏘옥~ 넣으면… 우유빛깔 복어애가 입속에서 사르르 녹아 사라집니다.

투명한 빛깔의 복어 속살 역시 같은 방법으로 즐기면 되는데요. 한소끔 끓인 육수에 복어 살을 살살살~ 담근 다음 부드럽게 익혀 레몬에 저린 간장 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복어 살이 부드럽게 녹아, 혀에 착착 감기는데요. 착착 감긴다~ 감겨! 복어껍질은 쫄깃쫄깃하고, 복어 살은 뽀송뽀송 부드러워~ 아! 소동파가 “사람이 한번 죽는 것과 같은 맛”이라고 한 연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며 감탄을 연발하게 됩니다. 그런 날이 있죠. 추운 겨울,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할 때… 상처 난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려줄 맑고 따뜻한 국물이 그리울 때… 그런 날, 강추합니다! 아삭한 콩나물과 미나리, 시원한 국물이 있는 복국. 조금 무리할 수 있다면 복어 샤브샤브도 추천합니다.

영도 제주복국 T. 051-405-5050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2-01-0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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