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입에서 불나요~ 매콤한 볶음우동!

묵자의 Food Talking

내용

작가의 고뇌는 ‘하얀 백지’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새하얀 백지를 보면, 아~ 저 빈 공간에 무언가를 채워야 하는 구나… 뭘 채워야 하나… 라는 부담감이 작가를 고뇌하게 만든다고 해요. 그렇다면 묵자의 고뇌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걸까요. 바로, ‘빈 그릇’입니다. 누군가에게 놓여진 빈 그릇. 처음부터 비었던 건지… 아니면, 비워진 것인지… 빈 그릇에 무언가를 채워야 하는 것이 묵자를 고뇌하게 합니다. 아~ 오늘도, 비어 있는 제 그릇을 채우기 위해 묵자 길을 나섭니다.
 

무작정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걸어봅니다. 스산한 계절, 만추도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겨울입니다. 쌀쌀한 바람이 코트 끝자락을 돌돌 말고 들어와 온 몸을 한바퀴 돌아치며 오들오들 한기를 느끼게 만듭니다. 이런 날씨엔 입안을 홀라당 델 정도로 뜨겁고 매콤한 음식이 그립습니다. 한때 매운 불 닭, 매운 떡볶이, 매운 갈비찜 등등 매콤한 음식들이 유행했었는데요. 웰빙 바람으로 다소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끈덕지게 살아남아있는 매콤한 음식을 찾아 떠납니다. 혹시 아실는지 모르겠어요. 4번 출구의 볶음우동이라고요.

 ‘4번 출구’ 찾아가는 길.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4번 출구로 나오면 훼미리마트 맞은편에 ‘4번 출구’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본점인 1호점과 2호점이 서로 마주하고 있는데요. 동래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4번 출구’라는 가게 이름 참 기억하기 쉽고, 이해하기도 쉽고, 부르기도 쉬운데요. 손님들이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쉽고, 찾아오기 쉽게 지으려다보니 이렇게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손님들이 잘 기억하고, 잘 찾아온다고 하니 예상이 적중한 거죠.

이곳은 음식점이라기 보단 ‘주점’입니다. 저녁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곳인데요. 본점과 2호점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1호점은 손님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칸칸이 칸막이가 마련되어 있고, 2호점은 1호점보다 조금 더 오픈 되어 있고, 커플석이 따로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맛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하니까요. 내부 분위기 보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매콤한 음식이다 보니,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 만점인데요. 들어오자마자 주문하는 메뉴는 모두 볶음우동입니다. “볶음우동 주세요!” “볶음우동 3단계로 주세요!” “5단계로 주세요!” “마, 씨게 7단계로 주이소!” 다들 이렇게 외칩니다.

도대체 3단계, 5단계, 7단계가 뭐예요…?

“저희는 매운 맛이 1단계부터 8단계까지 있어요. 가장 기본적인 보통 맛이 3단계인데요. 3단계를 기준으로 밑으로 내려가면 약간 순한 맛과 완전 순한 맛이 있고요. 그 위로는 조금 더 매콤한 맛과 많이 매콤한 맛, 죽음의 맛, 지옥의 맛이 있어요. 죽음과 지옥은 진짜 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맵죠~ 그냥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입안이 얼얼하답니다! 드셔 보실래요~”

아니, 8단계를 주문하시는 분들도 있습니까...?

“주로 3,4단계를 많이 주문하시는데… 젊은 분들이 재미삼아 주문하죠. 누가 맵게 먹는지 서로 내기도 하고요. 3단계 시키고, 사리로 추가해서 8단계를 시키기도 하고요!”

1단계부터 8단계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볶음우동. 맨 처음엔 원래 3단계로 시작했는데… 손님들 원하는 맛이 모두 달랐다고 해요. “조금만 더 맵게 해주세요.” “조금 덜 매운 건 없나요?” 이런 손님의 요구에 맞추다 보니, 단계별로그 맛을 개발해 선보이게 되었고요. 또 그게 손님들의 입맛에 맞아 꾸준히 찾게 하는 인기 비결이 되었다고 하네요.
 

주점이다 보니, 여러 가지 안주 메뉴가 다양하게 있었는데요. 여러 가지 메뉴 중에서 유독 손님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볶음우동’이었다고 해요. ‘맛있다!’, ‘맵다!’, ‘당긴다!’ 한번 소문이 나기 시작하니까… 오시는 손님마다 그 음식을 찾게 되었고, 그게 메인 메뉴가 되었다고 해요. 주인장 의미심장하게 말하길 “메인 메뉴를 요리사가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손님이 만들어주는 거더라고요. 저희도 5년 전에 개업하고 1년 동안은 참 힘들었었는데… 매콤한 볶음우동이 소문나면서 잘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저희 메인 메뉴를 ‘볶음우동’으로 정해 주셨죠!”

자세히 살펴보니, 그냥 야끼우동 비슷합니다. 굵은 면발에 갖은 채소 넣고 양념 넣고 달달달 볶은 거 같은데요… 찾는 손님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거참, 떠난 임도 아닌데, 막 보고 싶고, 그립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이렇게 극찬하는 걸까… 그 맛을 보기 위해 묵자 자리에 앉았습니다.

맛을 보니, 매콤한 면발도 면발이지만, 뭐랄까… 살짝 훈제된 맛이 납니다. 숯불에 면발을 그 흘려 훈제 시킨 맛. 왠지 모르게 혀끝에서 착착 감기는데요. 입 안에서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볶음우동의 매력입니다.
 

요 녀석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주방으로 들어가보니, 덩치 큰 청년이 후라이팬을 떡 허니 쥐고 있습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는 말없이 요리를 시작하는데요. 먼저, 후라이팬을 뜨겁게 달구는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뜨겁게 잘 달군 후라이팬에 버터를 충분히 녹인 다음, 고추기름을 듬뿍 붓습니다. 자글자글~ 제대로 달구어진 기름 후라이팬에 해산물을 듬뿍 넣으면, 웬일입니까요… 불이 활활 타오르면서 불 쇼를 방불케 하는 묘기가 벌어지는데요. 바로, 여기에 맛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숯불에 그 흘린 맛. 바로 이 불 쇼에서 나오는 거라고 하네요.

여기에 오동통한 우동 면발 넣고, 육수 붓고, 이 집만의 특제 소스 뿌리고, 손님이 원하는 매운 맛을 고춧가루와 고추씨, 고추기름 등으로 8단계 조절해 넣고 달달달 볶아내는데요. 여기서, 또 다시 활활 타오르는 불 쇼를 선보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이 불 맛이 그대로 볶음우동에 베이는 거죠. 이 맛을 제대로 내려면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다들 건장하고 체격이 좋아야한다고 귀띔하시네요.

처음에 볶음우동 개발할 때,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했었다고 해요. 매콤한 양념개발부터 불 맛까지… 그런데, 양념 맛도 중요하지만, 이 불이 없으면 이 맛이 안난다고 하네요. 수십 번의 시도와 실패 끝에 이 맛을 완성하게 되었는데요.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볶음우동도 없겠죠.
 

‘4번 출구’를 주로 찾는 마니아들은 볶음우동 4,5단계를 주로 주문합니다. 매콤한 볶음우동에 꼭 곁들여 먹는 메뉴가 있는데요. 바로, 계란말입니다. 매콤한 맛에 고소한 계란말이 제대로 된 궁합이다 싶은데요. 그냥 계란말이가 아니라~ 뽀송뽀송 제대로 된 계란말입니다. 따끈따끈한 계란말이에 고소한 날치알과 치즈를 듬뿍 올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요. 직접 칼로 잘라서 먹을 수 있도록 나무 도마위에 큼지막하게 세팅되어 나옵니다.

사진만 봐도 또 군침이 도네요. 쓱쓱 썰어 보니, 몰캉몰캉 쫀득한 그 맛이 볶음우동과 기막히게 어우러집니다. 볶음우동 중자는 1만 4천원, 대자는 1만 7천원이고요. 계란말이는 1만 2천원이라고 해요. 그런 날 있죠. 코끝이 시린 날. 입안에 얼얼해지도록 뭔가 당기는 날. 그런 날 요 계란말이와 곁들인 볶음우동 먹어보세요~!!! 아, 이곳엔 전화기가 없어요~!!! 전화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바빠서 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도시철도 동래역 4번출구로 나가시면 바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11-2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