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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안녕하십니까? 부산사람 고산입니다.”

창업전도사로 변신한 비운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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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나눔축제|고산
내용

이런 말로 첫 인사를 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고산(36)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될 뻔 했던, 하지만 그 문턱에서 좌절한 ‘비운의 우주인’인입니다. 그리고 그는 알려진 대로 부산에서 태어난 부산내깁니다. 그런 그가 우주복을 벗고 고향인 부산에 왔습니다.

“2살 때까지 살다가 서울에 올라갔기 때문에 구체적인 추억은 없지만 큰집이 영도에 있고 작은 집이 해운대라서 제 마음 속에 언제나 바다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에 오면 늘 평온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번 고산씨의 방문은 단순한 고향 나들이는 아닙니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1 부산지식나눔축제’에 강연자로 나선 겁니다. 누군가의 머릿속 혹은 두꺼운 책 속에 잠자고 있는 지식의 창고를 활짝 열어,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것이 행사의 취집니다. 그래서 그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부산을 더 괜찮은 도시로 바꾸자는 겁니다. 바로 그 자리에 강연자로 나선 겁니다.

고산씨는 2008년 한국 최초의 우주인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은 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우주과학자로 계속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과학기술정책에 관심을 갖게 돼 하바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고 지난 2월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de)라는 창업컨설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러시아에서 뼛속 깊이 느꼈던 것이 국가간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더 강한 나라가 됐으면 하는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 과학기술정책의 중요한 꼭짓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재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인재이탈문제가 심각합니다. 바로 이 문제를 ‘창업’이라는 키워드로 돌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주인 고산씨가 창업전도사로 나선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고산씨가 설립한 회사 타이드(TIDE) 인스티튜트는 기술(Technology)과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합한 말로 기술과 상상력, 디자인적 감각과 열정을 갖춘 창업자를 적극 밀어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하바드에서 공부할 때 우리나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대개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경제성장, 또 하나는 민주니다. 근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제성장은 우리 부모님세대가 이루어낸 것이고 민주화는 우리 선배들이 이루어낸 것인데요. 우리 세대가 이룬 것은 아직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산씨는 바로 이 이야기를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정상의 자리에 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달려야 한다는 등의 성공신화를 이야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꼭,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파격적인 조언을 서슴지 않았고 더불어 역사 이래 가장 아픈 세대라는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잘 되고 있고, 잘 될 것’이라는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 부모님, 선배님은 어찌 보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문제가 도전과제로 주어졌던 거지요. 하지만 이제는 구체적으로 또 당위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가 없어져 버린 겁니다. 그래서 마치 청년들이 목표를 잃어버린 듯, 유약해 보이고 엉거주춤 방황하고 있는 듯 보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산에 오를 때 꼭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모습만 아름다운 건 아니잖아요. 중턱에 멈춰 서 되돌아보는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한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도전의 과정이 의미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말합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그 문턱에서 좌절한 것은 불행한 일이었다고. 하지만 고산씨는 말합니다. 그 또한 아름다운 도전이었고,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하는 오늘날 청년들에게 이보다 더 공감 가는 메시지가 또 있을까요!

작성자
박영희
작성일자
2011-11-1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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