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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피도 눈물도 없다고요? 알고 보면 부드러운데…

부산시 부서 탐방 우리가 제일 잘 나가 '세정담당관실'

내용

“부드럽게 써 주이소.”

참 곤란합니다. 깐깐하게 따지고, 조사하고, 독촉까지 해서 세금 거둬들이는 일을 하는 공무원들을 부드럽다고 소개해 달라니. 엄한 시집살이 시키는 시어머니 인자하다고 소문내라는 격입니다. 아무튼 좋습니다. 부산시에서 가장 부들~부들한 사람들만 모인 부서, 세정담당관실을 소개합니다.

세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이나 주민으로부터 반대급부 없이 ‘강제로’ 거둬들이는 돈을 말합니다. 물론 국민이나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쓰는 돈이긴 하지만, 어디 그렇게만 생각합니까. 꼬박꼬박 내면서도 투덜거리게 만드는 게 세금 아닙니까.

한해 수십억원씩 벌어들이는 유명 연예인이 세금탈루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는 것을 보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든 적게 버는 사람이든 세금이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진가 봅니다. ‘합법적으로 세금 안내는 110가지 방법‘ ’세금 재테크 상식사전‘ ’절세비법 노트‘ 같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은 게 세금 아닙니까.

한 푼을 아까워하는 세금, 정확하게 부과하고 거둬들이는 일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부산시에서 그 일을 맡고 있는 세정담당관실 직원들,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무엇보다 세금을 내는 사람이든, 안 내는 사람이든 민원인들로부터 좋은 소릴 듣질 못합니다.

“왜 이렇게 세금이 많나. 잘못 계산한 거 아니냐.” “세금 좀 안냈다고 남의 재산 압류? 여기가 공산주의 나라냐.” “세금 좀 늦게 낼 수 있지 차 번호판은 왜 떼어 가나.” 거의 매일 항의성 전화에 시달립니다. 그럴 때마다 납세자나 체납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최대한 부드럽게 설명을 해주지만 화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 자동차 번호판을 영치당한 체납자가 찾아와 한바탕 휘젓고 가는 일도 다반사로 겪어야 한다네요.

송성재 세정담당관

“우리 부서를 찾는 민원인은 10명이면 10명 다 기분이 나빠서 옵니다. 본인이 세금을 내지 않았지만, 재산을 압류 당하면 화나는 게 당연하죠. 우리를 상대로 그 분들이 실컷 큰소리 치고 속이라도 풀고 가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허허.”

송성재 세정담당관은 직원들에게 가급적 말을 줄이고, 민원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줄 것을 주문합니다. 대인배 노릇도 하루 이틀이지 직원들은 죽을 맛입니다.

직원들은 친절하고 최대한 부드럽게 민원인을 설득하려고 애쓰지만, 체납자들 입장에선 곱게 들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보니 지금껏 ‘친절한 공무원’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은 부서로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친절공무원은 언감생심,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듣는 게 소원이라네요. 같은 공무원으로서 시민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고 “감사하다”는 말에 힘을 얻는 다른 부서 직원들이 부럽기만 하답니다.

세입징수현황판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송성재 세정담당관과 직원들.

부산시가 올해 거둬들여야 하는 지방세 규모는 2조4천986억원. 전체 예산 7조5천523억원의 33%를 차지합니다. 지방세 가운데는 취득세가 6천848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취득세는 부동산 등을 사고 팔 때 부과하는 세금인데요. 당연히 경기가 좋고 거래가 활발해야 취득세가 발생합니다. 올해는 경기가 조금 나아져 취득세가 늘어날 전망이라네요. 다음으로 자동차세 5천191억원, 지방소득세 3천916억원, 지방교육세 2천900억원, 지방소비세 2천294억원, 담배소비세 1천813억원 등의 순. 이밖에 주민세, 등록면허세, 레저세, 지역자원시설세 등이 있습니다.

부산시민 대부분이 이 같은 세금을 잘 내는 덕분에 도로도 뚫고, 공원도 만들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 것입니다. 물론 공무원 월급도 주지요.

문제는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들입니다. 부산시가 걷지 못하고 있는 세금은 올해로 1천600억원에 달합니다. 억대 이상 고액 체납자만 211명, 566억원이나 된다고 하니, 간 큰 사람들 많네요.

이들로부터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일을 세정담당관실 징세특별기동팀이 맡고 있는데요. 옛날에는 일일이 찾아다니며 읍소도 하고 강요도 하고 했지만, 요즘은 다양한 첨단 기법을 동원해 세금을 받아내고 있답니다. 부동산은 물론 예금, 보험, 매출채권까지 철저히 조사해 압류하고, 악성 체납자의 경우 신용불량자 등록은 물론 출국금지 조치까지 합니다. 한 마디로 세금 내지 않고 견딜 재간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두꺼운 지방세편람과 계산기는 세정업무에 필수

징세특별기동팀이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이 있는데요. 바로 ‘대포차’ 때문입니다. ‘대포차’는 실제 차량을 운행하는 사람과 소유자의 명의가 달라 세금 체납은 물론, 사고위험도 아주 크다네요. 범죄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운행하는 사람을 직접 찾아가서 현장에서 바로 차를 압류해 와야 하는데요. 그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대포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대강 어떤 사람들인지 아시잖습니까.

“직원 3명이서 대포차를 압류하러 서울에 간 적이 있어요. 어렵게 알아낸 주소를 찾아 사무실에 들어서는데 머리를 짧게 깍은 ‘형님’들이 무슨 일로 왔냐며 빤히 쳐다보는 겁니다. 순간 영화 한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그 무시무시한 곳을 사흘 연속 찾아가 차를 가져온 일이 있습니다.”

징세특별기동팀 이준채 팀장의 말입니다. 이 팀장은 대포차 압류하러 갔다가 군대 후임을 만난 적도 있다네요. 수십 년 만에 만난 후임병이 선처(?)를 호소하던 모습이 영 마음에 걸리더랍니다.

세금 걷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형편이 어려운 체납자들은 사정을 헤아려 적극 도와주기까지 합니다. 급여압류·신용불량·출국금지 해제는 물론, 고금리 사채 이용으로 더 큰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저리 대출도 알선해 줍니다. 물론 앞으로 세금을 잘 내겠다는 의지가 있는 체납자에 한해서지요. 사업이 어렵거나 빚이 많으신 분, 대책 없이 세금 안내고 버티기보다 적극 상담해보는 게 좋겠네요.

세정기획 담당 김은하 사무관.

 
심사과표 담당 남은숙 사무관.

세정담당관실은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하는 일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합니다. 송성재 세정담당관의 지휘 아래, 7명의 담당 사무관과 46명의 주무관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세정기획계(담당 사무관 김은하)는 세금 징수 목표액을 정하고, 세정관리계(담당 사무관 손운식)는 각 구·군의 세금 부과·징수업무를 지원합니다. 세무지도계(담당 사무관 류환선)는 법인 세무조사를 맡고, 심사과표계(담당 사무관 남은숙)는 과표를 정하고 세금불복 이의신청을 처리하지요. 세정정보계(담당 사무관 임선홍)는 전자납세제도 등 시민편의 시책을 개발하는데요. 지난해에는 지방세 전화 ARS 납부제도를 전국에서 처음 시행,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입운영계(담당 사무관 김동균)는 세수입을 관리고, 징세특별기동팀(담당 사무관 이준채)은 제일 어려운 체납 세금 징수를 맡고 있습니다.

체납세 100% 징수를 위해 어디든 가는 징세특별기동팀.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하고 있는 단속반.

세금 납부. 국민의 의무이자, 주인의식의 발로입니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국민의 혈세로….” 쉽게 야단만 치지 마시고, 열심히 세금 냅시다. 그게 나라와 부산시 발전시키는 길 아니겠습니까. 부산시 세정담당관실 직원들이 좀 더 부드러워지는 길이기도 하구요.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1-10-1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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