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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그들, 부산 영화산업을 지휘하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았다.

부산시 부서 탐방 우리가 제일 잘 나가 - 영상문화산업과

내용

D-1.

드디어 내일입니다.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영화의 전당’이 29일 개관합니다. BIFF 전용관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복합문화공연장이 될 영화의 전당 개관은 부산시민과 부산 영화인,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사랑하는 국내외 영화인들이 10년동안 공들인 숙원사업이었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품은 꿈이 드디어 내일 활짝 펼쳐지는 것이지요.

이 경사스러운 날을 누구보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시 영상산문화산업과 직원 28명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의 기다림이 얼마나 길었는지, 목이 다 빠졌습니다. 얼굴은 또 어떻구요? 마치 부항 든 듯, 두 눈은 퀭하고 얼굴에는 노란꽃이 피었습니다. 이들 얼굴에 핀 꽃이 향기 나는 아름다운 꽃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게 아니니 문제인 것이지요. 밤샘, 야근, 특근…몇 달째 이어진 강행군으로 잘생기고 훤칠하던 얼굴이 노~오랗게 질렸습니다. 얼굴만 부항 든 것이 아닙니다. 일년 내내 ‘부산우유와 함께’ 귀가하다보니 집에서 짤리기 일보직전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짤리면 우짭니까?”
“…뭐...늘 그랬는데요...뭐….”

영상문화산업과 직원들이 다같이 모이는 시간은 밤11시쯤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전당에서 살다시피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밤11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삼고초려 끝에 만난 분들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대답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이들,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더미와 컴퓨터 화면으로 눈을 돌립니다. 취재하러 갔는데, 얘기는 듣는 둥 마는 둥, 말은 하는 둥 마는 둥 하다니 무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초도 아깝다는 듯 온갖 계획서, 확인서, 업무 진행표를 챙기는 이들은 분명 일에 미친 것 같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미치도록 했을까요? 시장님? 국장님? 과장님?

그 무엇도 아니라는군요. 단지 ‘운명’일 뿐이라고 합니다.

부산시 영상문화산업과는 자타가 공인하는 ‘잘 나가는’ 부서입니다. 얼마나 잘나가는지 궁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의 전당에 쏠린 관심은 영상문화산업과가 ‘간지’나는 부서라는 것을 일러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영화와 영상이라니, 부서 명칭에서도 초절정 트렌드섹터의 풍모가 풍기지 않습니까?

영상문화산업과에만 오면 두빈마마(현빈과 원빈)는 물론이고 소지섭 강동원 조인성같은 초절정 간지남을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 송혜교 김태희 신민아같은 여신을 알현하는 것도 아주, 아주 쉬울 것 같았습니다. 당근 영상문화산업과가 많이 부러웠지요.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 영상문화산업과를 취재하면서 부러움은 싹~ 사라졌습니다. 트렌드섹터라는 화려한 명성 뒤에 숨어 있는 그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욱 환해진다지만, 어둠을 만드는 99.9%가 땀과 눈물로 이뤄진다면 아마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영상문화산업과라는 부서 명칭에서 일복이 터진 운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와 영상산업을 결합시킨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영상문화산업과는 부산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영화영상콘텐츠를 산업으로 현실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같은 성공적인 영화제와 문화 이벤트를 육성하고, 아울러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연결시켜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이들의 핵심업무입니다.

사무실 벽면에 걸려있는 역대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가 이곳이 부산 영화영상산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줍니다. 포스터로 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직도 그같은 목적성에 부합하는 편제를 갖추고 있는데요, 영상정책, 영상문화, 영상산업, 콘텐츠산업 등 4담당을 두고 있습니다. 영상정책담당은 영상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핵심의제를 개발하고 계획 수립, 영상문화담당은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같은 각종 영화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상산업담당과 콘텐츠산업담당은 영화영상이 지니고 있는 문화와 산업이라는 두 가지 측면 중 산업에 좀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두 담당은 부산의 미래 산업인 영화영상산업 100년 대계를 설계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이해가 될 런지요.

진기생 과장과 손병철 영상문화담당 사무관이 업무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서서 자료를 들여다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들은 근무 자세는 ‘서서’입니다.

진기생 영상문화산업과장은 말합니다. “앞으로 부산이 먹고 살 길은 영화와 영상밖에 더 있습니까?”

과장뿐 아닙니다. 영상문화산업과 직원들은 굴뚝산업이 사라진 부산이 먹고 살 길은 영화와 영상산업 밖에 없다고 찰떡같이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밤샘을 밥 먹듯이 해도,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영화와 영상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는 군요.

29일 개관하는 영화의 전당 전경. 영화의 전당 개관식이 마무리되면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준비에 매진해야 하는 이들에게 일은 ‘운명’입니다.

영상문화산업과 직원들의 땀과 열정으로 만든 영화의전당이 드디어 내일 문을 엽니다. 그동안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했습니다. 예전에 누군가 그랬지요.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이라고.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는 끝이 있듯이, 고된 여정도 이제 내일이면 끝납니다. 몇 달째 직원들의 밤샘을 지켜본 진기생 과장은 어깨가 조금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우리 직원들의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다 쏟아 부었습니다. 워낙 공기가 촉박해서 마지막에는 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직접 타일을 붙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어느 하루 피가 마르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참으로 힘들었지만, 앞으로 영화의 전당을 보면 뿌듯할 것 같습니다. 우리 손으로 지었다는 말, 부끄럽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습니다.”

영화의 전당 개관식을 끝낸 내일 밤에는 모처럼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겠지요? 부디 이들이 내일 밤에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다음 날은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할 것이기에….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1-09-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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